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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 '공매도 금지' 아우성에…딜레마 빠진 금융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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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우려로 국내 증시가 약세를 이어가자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공매도를 전면 금지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도 좌절되면서 공매도 전면 재개에 대한 필요성이 떨어졌다는 주장도 이를 거드는 중이다. 그러나 업계 내에서는 공매도가 증시 하락을 부추긴다는 데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공매도에 대한 금융당국의 고민은 깊어진 상태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2020년 3월 16일부터 지난해 5월 2일까지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를 시행했다. 코로나19 대유행과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로 2020년 3월 중순 기준 코스피지수가 1700선, 코스닥이 520선까지 밀리면서다. 지난해 5월부터는 코스피 200·코스닥 150 종목에 대해 공매도를 부분 재개했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주가가 떨어질 때 해당 주식을 사서 되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내는 투자 방법이다. 특정주식 가격이 단기간 과도한 상승을 보일 때 매도 주문을 증가시켜 주가를 정상 수준으로 되돌리는 등 증권시장의 유동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주가 하락에 거는 투자라 전체적인 증시 하락의 요인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가 최근 국내 증시 하락을 이끌었다며 전면 금지를 요구하고 있다.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글로벌 주식시장 대표 지수 중 코스닥 하락률은 1위였고 코스피 하락률은 2위를 기록했다"며 "2020년 코로나19 위기 때도 우리나라 증시 하락률이 1위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매도에 취약하기 때문에 세계에서 꼴찌를 기록하고 있는데 하락 폭이 깊다는 것은 개인 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그 피해 규모는 천문학적"이라며 "한시적 공매도를 시행하고, 금지 기간 안에 제대로 된 공매도 개혁을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SNS를 통해 정부에 공매도 금지 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하는 등 정치권도 이런 분위기에 가세하고 있다.

반면 최근 증시 급락이 공매도 때문이라고 보기 어렵단 분석도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24일 기준) 전체 시장의 일평균 공매도 금액은 6240억원으로, 최근 1년 전체 시장 일평균 공매도 금액(5974억원)보다 4.5% 정도 늘었다. 공매도가 금지된 2020년 3월 16일 직전 1년 일평균 공매도 금액(4671억원)과 비교해서 33.6% 증가했다. 현재시장 전체 시가총액이 공매도 금지 직전 대비 58.6%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최근 1개월 공매도 규모가 과거 대비 크게 증가했다고 보긴 어렵다는 것이다. 또 새 정부의 기조도 일단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기 위해선 공매도 전면 재개의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쪽이다.

일단 금융당국은 증시 변동성이 추가로 확대될 경우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에 따라 시장안정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상태다. 금융위 관계자는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이 불발됐지만, 이것으로 공매도 금지 조치가 자유로워졌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시장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요근래 시장 상황이 공매도 금지 같은 안정화 조치가 필요한가에 대해선 '그렇지 않다'고 보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28일 기자들과 만나 공매도 금지를 금융위에 건의할 예정인지 묻는 질문에 "전문가들이 여러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고, 기계적으로 정책을 똑같이 할 순 없다는 것을 다 이해하실 것"이라며 "변화하는 상황에서 정책 수단을 신중하고 세밀하게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코스피 하락에 따라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금지한 바가 있다고 이번에도 기계적으로 공매도 금지 조치를 쓰기보다는 다른 방법을 찾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새 정부는 공매도 관련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국정과제에서 공매도 관련 내용은 '불법 공매도 근절 및 공매도 운영 개선'이라는 항목 아래 '개인투자자 담보비율 인하'와 '공매도 서킷브레이커 도입' 등이 있다. 현재 개인투자자 담보비율은 140%인데, 기관·외국인은 105%에 불과하다. 국정과제 실행방안에선 "기관과의 형평성, 해외사례 등 감안해 개선 방안 검토"한다고 명시했다. 공매도 서킷브레이커는 주가하락이 과도한 경우 일정시간 공매도를 금지하는 방안이다. 그러나 이런 방안들이 공매도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여론에 얼마나 부응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의 고민이 작지 않은 분위기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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