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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원전·광물…취임 50일만에 '세일즈 외교' 뛴 尹 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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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스페인 마드리드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9일(이하 현지시간) 연쇄 양자 정상회담을 갖고 경제 외교에 나섰다.

이날 윤 대통령은 프랑스를 비롯해 네덜란드·폴란드·덴마크와는 개별 정상회담을, 유럽연합(EU)과는 약식회담(풀어사이드·pull aside)을 소화하면서 원자력발전·방위산업·신기술 협력 등 국가별 맞춤 세일즈에 외교력을 집중했다. 대통령실이 “새로운 수출 주력 사업에 대한 정상급 세일즈 외교의 시작”(최상목 경제수석)이라고 설명한 것과 같은 행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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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시내 호텔에서 열린 한-네덜란드 정상회담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마드리드=대통령실 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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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30일로 예정됐던 회담이 하루 앞당겨 이뤄진 것으로, 테이블엔 원전 이슈 등이 올랐다. 두 나라 정상은 “효율적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원자력 발전이 갖는 중요성에 인식을 같이 하고, 안전한 원전 운영과 원전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양국간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또 둘은 “중소형 위성 개발을 포함해 양국간 우주 산업 관련 협력 또한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대한 프랑스의 지지를 요청했고, 마크롱 대통령은 “적절히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의 방한도 초청했다.

이보다 앞서 이날 오전 마드리드 시내 호텔에서 열린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와의 회담에선 반도체가 주된 안건으로 논의됐다. 윤 대통령은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 'ASML' 같은 네덜란드 반도체 기업의 한국 내 투자가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면서, 한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안정적인 장비 공급을 요청했다. 이에 루터 총리는 “양국 간 반도체 분야에서 상호보완적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화답했다. 원전 협력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은 “네덜란드가 신규 원전 건설 등 원전 비중 확대 정책을 추진 중인 가운데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성과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우리 기업들이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루터 총리는 올해 가을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윤 대통령은 흔쾌히 초청했다고 대변인실이 전했다. 또 루터 총리가 빌렘-알렉산더 네덜란드 국왕의 내년 국빈방문 초청을 전달하자, 윤 대통령은 이를 즉시 수락했다.

이어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선 원자력 이슈 등이 다뤄졌다. 양 정상은 탄소 중립,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두 나라 간 원자력 및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관련 협력 방안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폴란드 내 가전 및 플랜트, 자동차 배터리, IT 인프라 등을 언급하면서 양국 간 공동이익 확대에 기여하고 있는 300여 국내 기업들에 대한 두다 대통령의 관심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또 “폴란드 신공항 건설 사업의 성공을 위해 양 관계 당국 간 긴밀한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를 만나선 에너지·환경을 포함한 ‘포괄적 녹색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공고히 하면서 기후변화 대응, 첨단·과학기술 분야 등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양 정상은 해상풍력 및 친환경 해운 분야에서 양국 간 상호 투자와 기업 간 협력 활성화를 환영하고, 앞으로 협력 성과가 더욱 가시화될 수 있도록 양국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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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시내 호텔에서 한-네덜란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마드리드=대통령실 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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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EU 집행부인 샤를 미셸 상임의장과 약식회담을 가졌다. 양측은 현재 협의 중인 보건, 기후변화, 디지털 기술 분야의 파트너십 구축에 속도를 냄으로써 양자 간 협력 틀을 새로운 도전 과제 영역까지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이 취임 50일 만에 세일즈 외교에 뛰어든 데는 거대한 시장을 보유한 중국이 성장 둔화 속에서 내수 중심의 전략으로 선회한 상황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 수석은 브리핑에서 “지난 20년간 우리가 누렸던, 중국을 통한 수출 호황의 시대는 끝났다”며 “중국의 대안 시장이 필요하고 시장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우선적으로 유럽 국가들과 국제규범 확립 및 인권 증진을 위한 ‘가치외교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신산업, 첨단·과학기술 분야 등에서 협력을 대폭 확대해 나가는 모양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양자 외교에 치중했던 과거 대외 전략에서 벗어나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의 국제적 위상에 걸맞게 경제협력 대상 지역을 다변화하고, 다자·소다자 형태의 협력 네트워크 구축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게 윤 대통령의 경제 외교 구상”이라고 말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마드리드=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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