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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야당 발표에 반발, 여당 발표에 침묵…국방부, 정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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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당의 서해 공무원 사망 사건 TF가 첫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어제(1일) 더불어민주당의 서해 공무원 사망 사건 TF가 합참을 방문한 후 기자들에게 "합참의 정보 판단은 2년 전으로부터 변화가 없는데도 국방부가 합참을 '패싱'하고 임의로 정보 판단을 바꿨다", "그 과정에 윤석열 정부 안보실이 개입한 정황이 있다" 라고 주장했습니다. 국방부는 "임의로 정보 판단을 바꾼 바 없다", "최종 월북 여부는 해경의 수사 결과에 따라 판단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라고 즉각 반박했습니다.

지난달 23일 국민의힘 서해 공무원 사건 TF가 국방부를 방문해 "청와대 NSC가 하달한 지침에 따라 국방부의 입장이 '소각 확인'에서 '소각 추정'으로 바뀌었다", "7시간 분량의 감청 정보에 월북 단어는 단 한번 나타난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때 국방부는 침묵했습니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은 여야가 각각 TF를 꾸려 참전하면서 정치 이슈가 됐습니다. 정치인들은 진실에 아전인수적 해석을 더해 쟁점을 흐리기 마련이고 여야는 한 발도 물러서지 않을 테니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나와도 어느 한 쪽의 승복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방부는 노골적으로 여당 편에 서서 입을 열었습니다. 사달은 2020년 9월 군과 국방부에서 시작됐기 때문에 책임이 작지 않은 국방부의 옳은 자세는 말을 아끼며 감사원과 여야의 조사에 응하는 것입니다. 국방부의 섣부르고 편향적 발언은 정치적으로 취약한 군을 궁지에 몰아넣을 수도 있습니다.

국방부의 선택적 행동들



야당 TF의 주장은 "국방부와 해경의 최종 수사 결과 번복에 대통령실의 개입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2020년 9월 이후 1년 9개월 동안 새로 나온 증거는 없고 정권만 바뀌었을 뿐인데 '자진 월북 추정'은 '자진 월북 입증할 수 없음'으로 판단이 뒤집혔습니다. 대통령실의 개입을 의심할 만합니다. 야당 TF는 어제 구체적으로 "대통령실 개입의 결과 군이 정보 판단을 수정했다" 라고 설명했습니다.

국방부는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임의로 정보 판단을 바꾼 바 없다", "해경의 최종 수사 결과 발표와 연계하여 당시 관련 자료와 기록들을 분석하고 '추가적인 입장'을 발표했다"고 야당에 응수했습니다. 맞습니다. 국방부는 정보 판단을 바꾼 바 없습니다. SI(특수 정보) 판단에 손 댈 수도 없습니다. 기존의 자료와 기록들을 분석해서 '추가적인 입장'을 발표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똑같은 재료를 어떻게 분석했길래 '추가적인 입장'이 나왔는지 국방부는 먼저 이에 대해 답해야 합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으니까 정부 기관이 2년도 안 돼 입장을 180도 바꾸는 치욕을 감수한 것입니다. '추가적인 입장'이 나온 경위를 내놓지 못하겠다면 국방부는 잠자코 있는 편이 좋습니다.

국방부는 이어 "합참은 당시 가용한 첩보와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하였으며, 최종 월북 여부는 해경의 수사 결과에 따라 판단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계속 유지해 왔다"고 덧붙였습니다. 최종 월북 여부의 판단을 해경에 넘긴 모양새입니다. 하지만 군은 2020년 9월 해경과 별도로 '자진 월북 추정'을 스스로 판단해서 국회와 언론에 공표했습니다. 이제 와서 해경 뒤에 숨겠다고 발 빼기에 앞서 2020년 9월 왜 앞장섰는지부터 분명하게 설명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못하겠다면 국방부는 언행에 신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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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의 서해 공무원 사건 TF 하태경 위원장이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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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사건에 임하는 국방부의 자세는



1년 9개월 동안 추가된 증거는 없고, 고 이대준 씨는 진술을 할 수 없습니다. 바다에 어떻게 빠졌고 북쪽 해역으로 어떻게 흘러갔는지 명명백백 밝히기는 쉽지 않습니다. 우리 국민 구조를 위한 청와대의 지휘가 적절했는지, 청와대가 군에 부당한 지시를 했는지 등은 감사원이 판가름할 수 있습니다. 즉 통치 행위의 옳고 그름만을 구분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정치의 영역입니다.

여야가 진상 규명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이유도 정치에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여당 TF는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를, 야당 TF는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실을 제 1 표적으로 겨냥하고 있습니다. 합의된 결론에 도달하기 어려운 정치적 싸움입니다.

게다가 윤석열 대통령이 "(사건이) 앞으로 더 진행될 것"이라고 말하자마자 감사원이 감사 착수를 발표했으니 감사원의 감사도 지극히 정치적인 행위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감사원이 어떤 감사 결과를 내놓든 논란이 정리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럴 때 국방부는 무겁게 움직여야 합니다. 엉성한 주장으로 한쪽 편을 들면 국방부와 군은 정치의 소용돌이에 휩쓸리기 십상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의 정치는 군을 딛고 국방부를 거쳐 통수권자인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정치적 공격 루트를 애용하기 때문에 군은 정치적으로 대단히 취약합니다. 장관과 차관은 여당 안보 캠프 출신의 정치적 인물들이라 여당 편을 들고 싶겠지만 이에 앞서 정치 중립을 생명처럼 지켜야 하는 군 전체를 생각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김태훈 국방전문기자(onewa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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