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임신중지는 안전한 의료 접근성 문제… 범죄화 효과 없을 것"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산부인과연맹 "안전한 임신중지 보장 필수"
UNFPA "안전하지 않은 임신중지 늘 것" 우려
WHO "미 연방대법원의 결정은 퇴보" 비판
한국일보

27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주의회의사당 앞에서 연방대법원의 로 대 웨이드 폐기 판결에 반대하는 이들이 재생산권은 인권이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덴버=AFP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여성의 임신중지권을 폐기한 미국 연방대법원의 판결을 두고 세계 보건의료계에서 '안전하지 않은 임신중지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미국의학협회(American Medical Association)는 '로 대 웨이드' 케이스가 폐기된 지난달 24일(현지시간) 협회장 명의의 보도자료를 내고 "합법적 임신중지를 중단하는 주들은 결코 임신중지를 끝내지 못할 것이다. 그저 안전한 임신중지를 못하게 함으로써, 환자의 생명을 포함한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임신중지 제한은 임신중지를 막지 못하며, 되레 '안전한' 임신중지만 막을 것이라는 입장을 명확히 한 것이다.

여성의 재생산과 건강권의 관점에서 '임신중지는 환자와 의사 간의 의학적 문제'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협회는 "항상 의사와 의료 행위를 옹호할 것이며, 임신중지를 포함해 안전한 의료에 대한 환자의 접근을 위협하거나 범죄화하는 모든 법률 또는 규정에 반대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세계산부인과연맹(FIGO)도 같은 날 성명을 내고 "안전하고 검증된 임신중지를 보장하는 것은 필수적"이라며 미 연방대법원의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연맹은 "안전한 임신중지 또한 인권에 속한다"며 "재생산의 자유에 대한 공격은 민주주의와 국제 인권 기준, 개인의 자유와 사생활에 대한 권리를 침해하며 성평등을 향한 진전을 저해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맹은 "안전한 임신중지에 대한 접근성 부족은 산모의 예방할 수 있는 사망과 장애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며 "매년 전 세계적으로 4만7,000명의 여성이 안전하지 않은 낙태로 사망한다"고 덧붙였다.

유엔 내 인구 분야와 성·재생산권 유엔인구기금(UNFPA)도 같은 날 성명을 내고 "모든 부부와 개인이 자녀의 수, 간격, 시기를 자유롭고 책임감 있게 결정하고 이를 위한 정보와 수단을 가질 권리를 옹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임신중지에 대한 접근이 더 제한되면 전 세계에서 안전하지 않은 낙태가 더 많이 발생할 것"이라며 "진전을 뒤집는 결정은 모든 곳에서 여성과 청소년의 권리와 선택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국제 공중보건의 중추역할을 하는 세계보건기구(WHO)도 미 연방대법원의 결정을 두고 '퇴보(backwards)'로 규정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AP통신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달 29일 미디어 브리핑에서 "임신중지를 제한하면 여성과 소녀들을 위험한 임신중지로 몰아가 여러 합병증, 심지어 죽음까지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일보

그래픽=박길우 디자이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혜미 허스펙티브랩장 herstory@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