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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나토 정상회의 참석…편승 외교로는 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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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한겨레

지난달 29일(현지시각)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IFEMA)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 앞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만나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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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21일 윤석열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미국 주도의 경제안보플랫폼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여를 선언한 데 이어 지난달 29일에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정부 출범 두달이 채 안 돼 미국·서방 밀착 행보를 분명히 한 셈이다. 이를 어떻게 봐야 할지, 향후 어떤 접근이 필요한지 김준형 한동대 교수(전 국립외교원장)와 조병중 전 광운대 겸임교수(경영학 박사)의 글을 싣는다.
한겨레

① 김준형 | 한동대 교수(전 국립외교원장)

윤석열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을 두고 지지자들은 긍정적인 평가 일색이다. 국제무대 데뷔를 성공적으로 치렀고, 주요국 정상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존재감을 과시해 위상을 높였다고 한다. 특히 그동안 미·중 사이에서 모호성을 유지하던 전임 정부의 우유부단을 버리고 서방 주도의 가치 연대를 선택했다며 높이 평가했다. 국내 매체들은 이번 순방을 작년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7개국(G7) 참석과 같은 차원에서 다루는 듯했다. 그러나 나토는 군사·안보 동맹으로 G7이나 G20 정상회의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심지어 회원국 구성이 비슷한 유럽연합(EU) 회의에 초청받는 것과도 다르다. 혹시라도 G7 정상회의 참석이 좌절되어 이를 대체하려 했다면 매우 아마추어적인 결정이다. 그게 아니라 손익을 충분히 검토한 이후 결정했다면 향후 한국의 입지에 엄청난 어려움을 안길 일방적 편승 외교를 선택했다는 것이어서 더 문제다.

나토가 12년 만에 새로운 전략개념을 채택하면서 중국과 러시아의 대항 동맹으로서 노선을 확실히 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러시아를 ‘직접적인 위협’(direct threat)으로, 중국을 ‘체제적 도전’(systemic challenge)으로 규정했다. 러시아를 ‘적’(enemy)으로, 중국을 ‘위협’으로 규정할 것이라는 애초 예측보다는 수위가 조금 낮아졌다. 경제관계 등으로 중국과의 지나친 대립을 피하려는 프랑스·독일 등 입장이 일부 수용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냉전 유산인 나토가 탈냉전 이후에도 존속하는 이유를 유럽 전체의 공동안보를 위한 것이라고 강변해왔던 미국이, 이제 대놓고 냉전체제 부활을 기정사실로 한 것과 다름없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유럽을 결집해 대러, 대중 연대를 연결하려는 미국의 의도는 명확하다. 우리가 회의에 참여하면서 특정 국가를 겨냥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게 오히려 억지다.

더욱이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와 함께 참여함으로써 유럽과 아시아 동맹을 연결하려는 미국의 시도에 힘을 보탰다. 나토 회의 중에 열린 한·미·일 3자 회담은 25분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오매불망 원하는 3자 협력을 통한 대중 견제 의도를 분명히 드러냈으며, 이를 백악관은 역사적이라고 평가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재무장을 떠올리게 하는 방위력 강화를 언급했다. 와중에 윤 대통령은 가장 의미 있는 일정으로 한·미·일 정상회담을 꼽고, ‘군사안보협력’ 재개 원칙에 합의했다는 점을 큰 성과로 들었다. 한·미·일이 이전까지는 북핵 등 특정 이슈로 한정해 협력했으나, ‘군사안보협력’이라는 대통령의 표현대로라면 향후 군사동맹으로 갈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과거에 대한 반성 없이 지정학적 위기를 기회로 재무장에 혈안이 된 일본과 동맹을 맺는다면, 한반도 유사시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에 상륙하거나, 러-일 및 중-일 분쟁에 대한민국 군대가 개입하는 상상도 하기 싫은 일이 가능해진다.

윤석열 정부는 진영 편승 외교로 노선을 확실히 했다. 하지만 편을 정하면 편해지는 것이 아니라 더 불편해진다는 게 문제다. 전임 정부의 노선을 균형 또는 전략적 모호성으로 비판했지만, 이는 어려운 구조적인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선택하는 것이 쉽고, 국익을 위한 것이라면 당연히 그렇게 했을 것이다. 사실 균형이라는 말은 정확하지 않다. 역대 어떤 진보정부도 친미 노선을 벗어나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모를 리 없다. 따라서 미·중 사이에서 ‘균형’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것이었다. 전략경쟁 소용돌이 속에서 신냉전적 갈등을 피하고, 나름의 실리를 찾으려고 노력한 것인데 정치적 프레임을 씌웠을 뿐이다.

문제는 지금부터이며, 불편은 본격화할 것이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한국이 나토 정상회의에 참가함으로 말미암아 러시아와 중국과의 관계를 후퇴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는 이번 나토 정상회의를 냉전체제의 부활이라면서 날을 세우지만, 한국에 직접 대립각을 세우지는 않았다. 하지만 한국이 진영대결의 선봉에 선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한-미 동맹이 우리의 가장 중요한 외교적 자산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으나, 현 정부가 지향하는 지나친 친미와 서구 편승 노선은 우리의 입지를 좁히고, 외교적 지렛대를 상실하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 시대에 외눈박이 외교는 국익을 제대로 지킬 수 없다. 미국의 지식인들조차 바이든 정부를 향해 한국이 미국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하는 것보다 한-중 관계를 우호적으로 유지해가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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