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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팔 분쟁 취재 기자 죽게 한 총탄 이스라엘 쪽에서 온 것으로 보이지만 책임 소재 결론 못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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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지난 5월 16일 이스라엘이 점령한 서안 지역에서 시린 아부 아클레를 추모하는 촛불 집회를 열고 있다. 서안|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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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는 4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수색 작전을 취재하던 중 숨진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 방송 소속 기자가 맞은 총탄이 이스라엘군 쪽에서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총격이 의도적인 것으로 보이지는 않으며, 총탄이 너무 손상돼 출처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측은 미국이 이스라엘군의 의도적 총격이 명백함에도 눈을 감았다고 반발했고, 이스라엘은 민간인과 취재진이 밀집된 지역에서 이스라엘군을 공격한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에게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는 이날 이스라엘이 점령한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 난민 캠프에서 지난 5월 11일 이스라엘군의 수색 작전을 취재하던 알자지라의 유명 여성 기자 시린 아부 아클레(51) 총격 사건과 관련해 “이스라엘군 쪽의 발포로 사망했을 수 있다”라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로부터 아부 아클레를 사망케 한 총탄을 넘겨받아 미국 안보조정관(USSC)이 검토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다만 국무부는 “탄도학 전문가들은 탄환이 크게 손상돼 분명한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국무부는 “USSC의 감독을 받은 독립적인 제3의 조사관들은 아부 아클레 기자를 사망하게 한 탄환에 대해 확실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면서 “USSC는 이번 일이 의도적으로 벌어졌다는 어떤 근거도 찾지 못했으며, 오히려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세력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군사 작전 과정 상의 비극적 상황이 만든 결과로 보인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은 아부 아클레를 숨지게 한 총탄의 출처와 원인을 둘러싸고 이스라엘과 분쟁이 계속되자 지난 2일 총탄을 미국 측에 전달했다. 총탄을 조사할 수 있도록 넘겨달라는 이스라엘의 요구를 거부하는 대신 미국에 넘겨 전문가들의 판단을 받기로 한 것이다. 총탄을 넘겨받아 조사한 미국 정부의 결론은 해당 총탄이 이스라엘군이 자리 잡고 있던 방향에서 온 것으로 보이지만 의도적 총격으로 보이지는 않으며, 총탄의 출처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팔레스타인 측은 미국 측의 결론에 즉각 반발했다. 아크람 알-하티브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검찰총장은 총탄이 심하게 훼손됐다는 미국 측 발표는 사실과 다르며 아부 아클레는 이스라엘군의 의도적 총격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는 “조사 결과 발표에 놀랐다.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우리가 가진 자료에 따르면 탄환의 상태는 무기와 대조할 수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이 사건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해 이스라엘 측의 법적 책임을 규명하겠다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은 아부 아클레의 죽음을 애도하지만 이스라엘군이 그를 해치려는 어떤 의도도 없었다는 이스라엘군의 조사 결과를 완전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를 계속할 것이며, 범죄 혐의 기소 여부는 조사를 마친 뒤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베니 간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책임론을 제기했다. 그는 “당시 작전 중 이스라엘군을 겨냥해 수백발의 총탄이 발사됐고, 이스라엘군은 총탄이 날아온 곳을 향해서만 응사했다”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책임은 인구 밀집 지역에 총격을 가한 테러범들에게 있다”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조사 결과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동 순방을 앞두고 나왔지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분쟁과 갈등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3~16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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