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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도네츠크 공세 강화…우크라 “진짜 전쟁은 지금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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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주 리시찬스크 주민이 4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폐허가 된 건물 옆에 서 있다. 리시찬스크|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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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의 루한스크주 전체를 장악한 뒤 남은 도네츠크주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로선 돈바스 탈환이라는 전쟁 목표에 한발 다가섰지만, 우크라이나군이 미리 도네츠크주 곳곳에 요새를 구축해놓고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어 격전이 예상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루한스크 점령을 러시아군의 주요 승리로 선전하며 도네츠크주 공세 강화를 예고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루한스크 지역 마지막 점령지인 리시찬스크에서 작전을 수행한 군지휘관들에게 최고 영예인 러시아 연방 영웅 훈장을 수여했다. 또 러시아 장병들에게 중요한 싸움을 앞두고 전투능력을 높이기 위해 충분한 휴식을 취하라고 지시했다.

러시아군은 리시찬스크까지 점령하면서 도네츠크주 주요 도시인 크라마토르스크와 슬라뱐스크로 갈 수 있게 됐다. 산업 시설이 많은 이 도시들은 우크라이나군 병참 공급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광물 자원이 풍부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래 전부터 눈독을 들였던 곳이기도 하다.

러시아군의 도네츠크를 향한 공세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군은 이미 지난 몇 주간 돈바스 지역에 수천 명의 보충대를 보내며 도네츠크에서 전투를 준비했다. 슬라뱐스크는 전날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최소 6명의 민간인이 숨졌다. 크라마토르스크도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리시찬스크에서 서쪽으로 30㎞ 떨어진 시에베르스크에서도 밤새 러시아군의 폭격을 받았다. 파블로 키릴렌코 도네츠크 주지사는 이날 텔레그램에 “러시아군이 지난 24시간 동안 이 지역에서 민간인 9명을 살해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루한스크주에서 퇴각한 것은 전략적인 철수라고 주장했다. 앞서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항전 때처럼 러시아군의 포위와 고사작전에 따른 막대한 전력 손실을 피하면서 일찌감치 도네츠크 지역에서 장기전에 대비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이날 “전투에서 진 것일 뿐 전쟁에서 진 것은 아니다”면서 우크라이나군이 루한스크 지역을 방어하는 사이 도네츠크에 새로 구축한 진지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그는 텔레그램에 “여전히 리시찬스크 외곽 빌로호리우카에서는 방어용 보루를 구축하기 위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느린 전진’ 전략을 거꾸로 이용하겠다는 뜻도 드러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체 점령에서 돈바스 탈환으로 전쟁 목표를 수정한 이후 이 지역에 화력을 집중해 천천히 초토화시키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군 당국은 러시아군을 도시 점령전에 나서도록 만든 뒤 시가전을 벌이며 지치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돈바스에서 러시아군의 진격 속도가 늦어질수록 우크라이나에 더 유리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서방으로부터 더 많은 신식 로켓과 포병시스템을 지원받을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사정거리가 길어 돈바스 전투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란 평가를 받던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을 미국으로부터 지원받고 있다. BBC방송은 서방의 대러 제재가 장기화할수록 러시아군은 탄약과 각종 군용 하드웨어를 교체하는 데 애를 먹을 수밖에 없어 전세가 우크라이나 쪽으로 기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날도 서방에 중무기 공급 강화를 거듭 촉구했다.

뉴욕타임스는 다만 전쟁이 장기화되면 우크라이나군의 체력적·정신적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우크라이나의 장기전 대비 전략이 합당한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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