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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가르기에 보수·중도 연대 깨졌다… 위기의 尹지지율, 5대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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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취임 100일도 안돼 위기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도 되기 전에 국정 운영 지지율이 반 토막 나면서 위기를 맞았다. 전문가들은 “대통령이 지지율 하락 원인을 제대로 진단해야 한다”며 “위기임을 인정하고 국정에 대한 인식이나 태도, 운영 방식을 크게 바꿔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실 참모진과 내각 일부 인사를 과감히 교체해 국정 동력을 회복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조선일보

그래픽=백형선,김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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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지지 기반 취약한 尹, 외연 확대 대신 편 가르기

최근 윤 대통령 지지율은 모든 지역과 이념층에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보수층의 텃밭인 대구·경북 지역도 예외가 아니다. 전문가들은 “지역적·이념적 정치 기반이 애초부터 약했던 윤 대통령의 외연이 계속 위축되는 형국”이라고 했다.

정치 컨설팅 전문가 박성민씨는 “지난 대선은 상대가 싫어서 찍은 유권자가 많고 윤 대통령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보수 유권자 동맹은 전체 유권자의 20% 정도에 불과하다”며 “윤 대통령이 지지율을 회복하기 위해선 보수·중도 동맹을 복원해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때 득표율 48.56%로 당선됐다. 그런데 취임 석 달 만에 중도층 대다수가 윤 대통령 지지 대열에서 이탈했고, 이는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와의 갈등이 이어진 탓이 크다는 진단이다.

박명호 동국대 교수는 “지지율 24%는 2017년 대선 때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후보가 얻은 득표율과 같다”며 “지난 대선 때처럼 2030세대와 50대, 수도권 등 중도 성향 유권자 지지를 다시 결집하는 연대·확장 전략을 써야 지지율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박원호 서울대 교수는 “지지율이 지금보다 더 떨어지면 대통령이 어떤 아이디어를 갖고 있어도 제대로 추진할 수 없는 상황에 빠질 수 있다”며 “윤 대통령이 당장 야당부터 만나서 협조를 요청해야 한다”고 했다.

②비전·정책 부재 속 계속되는 혼선

전문가들은 최근 불거진 초등학교 입학 연령 하향을 둘러싼 논란도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자 이탈을 불러왔다고 진단했다. 특히 정책 내용뿐 아니라 이를 공론화하는 과정이 졸속으로 흘렀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번 논란은 윤 대통령 휴가를 앞둔 지난달 29일 박순애 교육부 장관이 업무 보고에서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5세로 낮추는 걸 추진하겠다고 하자 윤 대통령이 “신속하게 강구하라”고 지시하며 불거졌다. 대선 때 공약으로 내놓거나 당선인 시절 국정 과제로 논의된 적도 없는 사안이었다. 초등학교 입학 연령 하향 정책이 느닷없이 불쑥 꺼내 혼선을 자초한 경우라면, 지난 6월 23일엔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주 52시간제 개편’을 발표하자 윤 대통령이 이튿날 “보고받지 못한 게 언론에 나왔다”고 뒤집어 혼선이 일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공론화 과정을 통해 대중의 수용성을 높인 뒤 정책을 추진하는 방식이 아니라 불쑥 던져놓고 따라오라는 식으로 혼선을 부른 건 사실”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불법 파업 사태 때도 원청·하청 간 임금 이중 구조 문제를 함께 다뤘어야 했는데, ‘불법 파업 엄단’ 메시지를 강조하다가 뒤늦게 노동시장 이중 구조 문제를 거론하고 나온 것도 엇박자가 난 셈”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이재오 상임고문은 “내각이 대통령을 정책적으로 뒷받침하지 못하고 겉도는 느낌”이라고 했다.

③국민 눈높이와 불일치한 인사

한국갤럽 조사를 기준으로 윤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 7월 첫째 주 조사부터 40%대가 깨졌다. 윤 대통령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를 다녀온 직후부터다. 윤 대통령은 7월 1일 귀국해 나흘 만인 지난달 5일 음주 운전 전력과 논문 표절 논란에 휘말린 박순애 교육부 장관 임명을 강행했다. 그날 이원모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아내 신모씨가 나토 수행단(‘기타 수행원’)에 포함돼 스페인을 다녀온 사실이 보도됐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은 박 장관 임명 논란에 대해 “지난 정권에서 지명된 장관 중에 이렇게 훌륭한 사람 봤나”라고 했다. 신씨 나토 수행 논란과 대통령실 행정관 ‘사적 채용’ 논란에도 대통령실은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때문에 대통령실 내부 인사들 사이에서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인사로 논란이 계속되면서 지지율 하락이 이어졌다”는 말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지난 대선을 통해 ‘공정’과 ‘상식’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높아졌다”며 “’지난 정부 때도 그랬다’는 식으로 항변할 게 아니라 구설에 휘말린 인사들을 정리해야 지지율이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④안 움직이는 대통령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 지지율 하락세와 관련해 “국민 뜻을 헤아려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채워나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안에선 “지지율 하락이 이어지는 건 참모진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야권은 물론 여권 안에서도 “대통령실 참모진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실 내부 인사 논란이나 정책 혼선을 조율하고 가닥을 잡아야 할 대통령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들의 역할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대통령실 인사는 “대통령은 한 번 신뢰한 참모에 대해선 본인이 곤경에 처하더라도 믿고 기다려주는 스타일”이라며 “하지만 대통령 지지율이 이쯤 되면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참모가 발 벗고 나서든, 물러나든 해야 하는데 상황을 관망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고 했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도 사석에서 참모진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했다는 이야기가 내부적으로 퍼져 있다”며 “대통령 입만 바라보고 있을 게 아니라 참모들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고 했다.

⑤'尹 본인 리스크’

정치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이 도어스테핑을 하면서 기자들 앞에서 정제되지 않은 표현을 써가며 감정을 드러낸 것도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박순애 장관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언론에, 야당에 공격받느라 고생 많이 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 등이 국민에게 오만하거나 불통 이미지로 비쳤다는 것이다. 함성득 경기대 교수는 “국민은 오만한 위정자를 제일 싫어한다”며 “언론에 대통령이 ‘열심히 하는데 왜 몰라주나’ 식으로 화난 듯 비쳐선 곤란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휴가 때 서울 서초동 사저에 머물면서 다양한 사람으로부터 국정 난맥과 관련해 의견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인사는 윤 대통령에게 “참모진을 일부 증원하는 등 대통령실의 정무·정책적 역량을 보강하는 게 어떠냐”고 조언했다고 한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당장 큰 폭의 인적 개편을 할 생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정대철 상임고문은 “윤 대통령이 휴가에서 복귀하면 자기 말을 줄이고 다양한 이야기를 먼저 듣는 데 힘을 써야 한다”고 했다.

[김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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