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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형, 우즈도 넘었다…스피스 이어 'PGA 최연소 우승' 역대 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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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보다 8개월 일찍 첫 트로피

PGA 첫 '2000년대생 우승자'

정회원 승격·세계랭킹 34→21위

신기록 제조 비결은 끈기와 연습

어려운 형편에 해외 돌아다녀

피팅 못 받아 클럽에 몸 맞추기도

"주변에서 말려야 연습 멈출 정도"

플레이오프 진출권 손에 넣어

첫날 4타 뒤지며 경기 시작했지만

샷 정확도와 퍼팅으로 실수 만회

그린적중률 94%·퍼팅도 1위

'돈 잔치' 플레이오프 1·2차전 진출

‘소년 골퍼’ 김주형(20)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조던 스피스(29·미국)에 이어 PGA투어 역사상 두 번째로 어린 나이에 우승한 프로골퍼가 됐다. ‘한국인 최연소 우승’ 타이틀도 덤으로 갖게 됐다.

김주형은 8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의 세지필드CC(파70·7131야드)에서 열린 PGA투어 2021~2022시즌 마지막 정규 대회 윈덤 챔피언십(총상금 73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8개, 보기 1개로 9언더파 61타를 쳤다. 최종합계 20언더파 260타로 임성재(24) 등 공동 2위 그룹을 5타 차로 따돌렸다. 우승상금은 131만4000달러(약 17억원). 이번 우승으로 PGA투어 임시회원이었던 김주형은 정회원 자격을 따냈고, 세계랭킹도 34위에서 21위로 뛰었다.
신기록 제조 비결은 부단한 연습

김주형은 이번 우승으로 여러 기록을 새로 썼다. 일단 한국 선수 중에서 가장 어린 나이(20세1개월18일)에 PGA투어에서 우승한 선수가 됐다. 이전 기록은 김시우(27)가 2016년 이 대회에서 우승할 때 기록한 21세1개월25일이었다. ‘PGA투어에서 우승한 첫 2000년대 출생 선수’ 타이틀도 그의 몫이 됐다. 최연소 우승 기록에선 스피스(19세11개월14일)에 이어 2위에 올랐다. 20세9개월6일에 우승한 타이거 우즈(47·미국)보다는 약 8개월 빨랐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는 김주형의 우승을 두고 “충분히 이 자리에 오를 것으로 기대했던 선수”라고 썼다. ‘깜짝 우승’이 아니라는 얘기다. 서울에서 태어난 김주형은 2세 때 해외로 떠났다. 어려운 가정환경 때문에 티칭 프로를 하던 아버지, 한식당을 운영하던 어머니를 따라 필리핀 호주 중국 태국 등을 돌아다녔다. 한국에 머물 땐 연습장까지 지하철로 다녔고, 2019년 후원사를 만나기 전까지 제대로 된 피팅을 받지 못해 클럽에 자신의 몸을 맞췄다고 한다.

아시아 전역을 돌아다닌 경험을 살려 프로 데뷔 무대를 아시안프로골프투어로 잡았다. 하지만 코로나19 탓에 아시안투어가 ‘개점휴업’ 상태가 되자 한국으로 눈을 돌렸다. 이때부터 잠재력이 꽃피면서 ‘최연소 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2020년 18세에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군산CC오픈을 제패하면서 투어 프로선수 최연소 우승과 입회 최단기간 우승(3개월17일) 기록을 세웠다. 2021년엔 코리안투어 상금과 대상, 평균타수 1위에 올랐다. 20세 미만 선수가 이 부문 1위를 차지한 건 김주형밖에 없다. 이후 다시 문을 연 아시안프로골프투어에서 상금왕(2020~2022시즌)에 올랐다. 꾸준히 모은 세계랭킹 포인트로 PGA투어 임시회원 자격을 얻었고, 14개 대회 만에 꿈을 이뤘다.

김주형의 성공에는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고 주변 사람들은 입을 모은다. 김주형을 가르치는 이시우 코치는 “정말 미친 듯이 연습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 선수”라며 “주변에서 말려야 연습을 멈출 정도”라고 말했다. 코리안투어 선수들을 담당하는 한 매니저는 “김주형이 지난해 14개 대회에 출전했는데, 절반 이상은 해가 질 때까지 남아서 연습했다”고 했다.

김주형은 “‘내가 원하는 느낌’이 들 때까지 연습하는 편”이라며 “하나라도 마음에 안 들면 클럽을 놓지 않는다”고 말했다. 골프다이제스트는 “김주형은 기차 토머스가 주인공인 만화 ‘토머스와 친구들’을 좋아해 영어 이름을 ‘톰’으로 지었는데, 지금 보니 고속열차였다”고 했다.
‘쩐의 전쟁’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진출
최종 라운드는 ‘약점이 없다는 게 강점’이라는 김주형의 진가를 볼 수 있던 무대였다. 그린적중률은 94.44%였다. 그린을 딱 한 번 놓쳤다는 얘기다. 퍼팅도 좋았다. 이날 퍼팅 이득 타수는 4.503타였다. 나흘간 12.546타를 기록해 전체 1위에 올랐다.

원래 김주형은 이번 대회 1라운드 1번홀(파4)에서 쿼드러플 보기를 적어내 사실상 다른 선수보다 4타 뒤진 상황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남은 홀에서 버디 7개를 추가해 실수를 만회했고, 4라운드를 앞두곤 11언더파로 공동 3위까지 올라오는 저력을 보여줬다. 상승세로 돌아선 김주형은 마지막 날 전반에만 8타를 줄이며 독주를 시작했다. 김주형은 “나도 모르게 몰아칠 때가 있어서 스스로 놀란다”며 “기회가 올 때 잘 잡아서 좋은 성적이 나온 것 같다”고 했다.

김주형은 플레이오프 대회에 나갈 자격도 따냈다. 이 대회 우승으로 페덱스컵 포인트 500점을 모아 페덱스컵 순위 34위에 올랐다. 1차전인 페덱스 세인트주드 챔피언십, 2차전 BMW 챔피언십까지 출전을 확정했다. 두 번의 플레이오프 대회에서 순위를 더 끌어올리면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까지 나갈 수 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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