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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공식 출범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공소장 유출' 수사한 공수처…'공소장 유출'로 고발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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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22년 5월 4일 여운국 공수처 차장이 ‘고발사주’ 의혹 수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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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가 윤석열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으로 지난 5월 손준성 검사를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뒤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 한 시민단체가 공수처를 손 검사의 공소장 유출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의 공소장 내용을 언론이 보도했단 이유로 수원지검 수사팀을 공수처에 고발했던 같은 단체가 이번엔 거꾸로 공수처를 같은 이유로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성윤 공소장 유출’ 고발한 사세행, 이번엔 공수처 고발



이른바 이성윤 공소장 유출 의혹을 공수처에 고발했던 시민단체 ‘사법정의 바로세우기 시민행동(사세행·김한메 대표)’은 8일 중앙일보에 “공수처가 손준성 검사를 기소한 지 8일 만에 언론에 공소장 내용이 유출됐다”며 “조만간 공수처 측을 손 검사 공소장 유출 의혹으로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세행은 지난해 9월 제보자 조성은씨가 고발 사주 의혹을 언론에 폭로한 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을 공수처에 고발했던 단체이기도 하다.

사세행 측에 따르면 공수처가 지난 5월 4일 손 검사를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과 공무상비밀누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형사사법절차전자화촉진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지 8일 후인 5월 12일 한 방송사 보도를 통해 공소장 내용이 보도됐다고 한다. 불상의 공수처 관계자가 공소장을 1회 공판 절차가 시작되기도 전에 외부로 불법 유출했기 때문 아니냐고 사세행은 의심하고 있다.

해당 보도에서 방송사는 총 16쪽 분량의 손 검사 공소장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공소장에는 손 검사가 2020년 4·15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연루된 판사사찰 의혹과 채널A 사건(검언유착 의혹)의 연장선에서 국민의힘으로 하여금 범 더불어민주당계 인사들에 대한 고발을 하도록 사주한 것으로 적혀 있다고 한다.

공수처가 이성윤 공소장 보도에 대해 유출 수사를 벌이기 전에는 언론사의 고위 공직자 공소장 보도가 수사 대상이 된 적은 없었다. 공소장의 핵심 공소사실은 1차 공판에서 공개되기 때문에 공소 제기 전 피의사실 공표죄에 해당하지 않고,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도 처벌할 수 없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또한 형사소송법 47조는 ‘소송에 관한 서류는 공판의 개정 전에는 공익상 필요 기타 상당한 이유가 없으면 공개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지만, 절차 조항일 뿐 공소장 공개를 처벌하는 '죄형'이 따로 없다.

중앙일보

2021년 12월 2일 손준성 검사. 구속영장이 기각된 직후 서울구치소에서 귀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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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1년 넘게 이성윤 공소장 유출 수사…내로남불인가



그러나 공수처는 수원지검 수사팀이 이성윤 검사를 두고 불법 출금 수사 방해 의혹과 관련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으로 불구속 기소한 다음 날인 지난해 5월 13일 중앙일보 등을 통해 공소장 내용이 보도되자 “성명불상 검찰청 검사의 공무상비밀누설이 의심된다”며 수사에 착수한 뒤 1년 넘게 수사를 벌이고 있다. 사세행의 고발장이 유일한 근거였다.

공수처는 이성윤 공소장 유출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중앙일보 기자를 상대로 통신영장(통신사실확인자료 조회)을 집행하고 수원지검 수사팀 전·현직 검사들의 검찰 내부망 e메일 계정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어 해당 기자와 통화하거나 단체대화방을 통해 통신을 주고 받은 중앙일보 및 다른 언론사 기자와 가족·지인 수백명의 개인정보가 포함된 통신정보를 조회해 통신사찰을 통한 언론 자유 침해 논란, 보복 수사 논란을 빚기까지 했다.



공수처·법원·손준성 “유출한 적 없다”…검찰 수사 나설까



이런 배경 탓에 공수처가 손준성 검사 공소장을 1차 공판 전에 유출한 게 맞다면 내로남불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이에 대해 공수처 대변인실은 “우리 쪽에서 공소장이 유출된 바 없다”라며 “보도 경위는 알지 못 한다”라고 밝혔다.

손 검사 기소 직후 공소장을 넘겨받은 서울중앙지법도 “법원에서 유출하는 건 있을 수 없다”라는 입장이다. 손 검사 측도 “외부에 유출한 적 없다”라고 말했다.

손 검사에 대한 1회 공판기일은 아직까지 잡히지 않았다. 현재는 공판을 준비하는 단계다. 오는 29일 2차 공판준비기일이 열릴 예정이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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