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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와트 전력만으로 1000억개 뉴런 작동하는 뇌 비밀 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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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하버드대 석좌교수 서울국제포럼 효당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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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하버드대 화학ㆍ물리학과 석좌교수가 10일 서울 장충동 서울클럽에서 열린 서울국제포럼 효당강연에서 뇌와 기계의 인터페이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스크린 속 화면은 하버드의대가 2012년 발표한 인간 두뇌 MRI 그림. 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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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개의 신경세포와 100조개의 시냅스로 이뤄져 있는 인간의 뇌가 옛날 소비전력 100와트 백열등의 5분의1 정도인 20와트만으로 돌아갑니다. 이렇게 놀라울 정도로 효율적인 인간 뇌의 비밀을 파헤쳐보고자 2004년부터 뇌과학을 공부했습니다.”

세계적 뇌과학자인 박홍근(55) 하버드대 화학ㆍ물리학과 석좌교수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장충동 서울클럽에서 열린 서울국제포럼 효당강연에서 ‘뇌-기계 인터페이스’를 주제로 강연했다. 박 교수는 2013년 당시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발표한 민관 공동연구 프로젝트인 ‘브레인 이니셔티브’에 참여한 핵심 연구자이기도 하다. 당시 미국 정부는 브레인 이니셔티브를 통해 뇌 기능의 비밀을 연구하고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고자 했다.

박 교수는 강연에서 뇌신경세포 활동에서 나오는 전기적 신호를 촬영해 신경세포가 어떻게 움직이고 무슨 일을 하는지에 대한 연구를 주로 하고 있다고 자신의 연구활동을 소개했다. 그는 이 같은 연구를 바탕으로 새로운 컴퓨터칩을 만들고, 뇌신경과 관련한 질병이 일어나는 이유와 다양한 약물에 대한 반응 등을 밝혀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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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서울국제포럼 효당 강연이 10일 서울 장충동 서울클럽에서 열렸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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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교수는 강연 후 남기태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와 가진 좌담회에서도 뇌과학의 신비와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견해를 이어갔다. 그는 ‘인류가 뇌에 대해 언제쯤 제대로 알게 될까’라는 질문에 “20년 전과 비교하면 우리가 아는 게 굉장히 많이 늘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아는 것보다는 모르는 것이 훨씬 더 많다”며 “우리가 얼마나 알고 있는지조차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 많은 뇌세포가 20W의 에너지만을 쓰면서도 작동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뉴로모픽 반도체를 연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뉴로모픽(Neuromorphic) 반도체란 인간의 신경망 구조와 같이 모든 칩을 병렬로 연결해 연산과 저장을 한 번에 할 수 있어, 저전력으로 고성능을 낼 수 있는 차세대 반도체다.

박 교수는 또 뇌를 모방한 뉴로모픽 디바이스가 언제쯤 일상 생활에 등장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는“스마트폰의 얼굴 인식, 지문 인식 기능에 이미 신경세포 네트워크를 모방한 뉴럴 프로세싱 유닛이 사용되고 있다”며 “아직은 아주 초보적인 단계에 불과하지만 관련 연구가 학계와 기업에서 계속 진행되고 있는 만큼 머잖아 여러 군데에서 뉴로모픽 기능이 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 교수는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스탠퍼드대에서 같은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를 거쳐 1999년부터 하버드대 화학과와 물리학과에서 교수로 있다. 2004년에는 37세의 나이로 한국인 최초 하버드대 종신교수가 됐다. 지난해 9월에는 삼성전자 연구진 등과 함께 쓴 뉴로모픽 칩 관련 논문이 국제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Nature Electronics)에 게재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뉴로모픽 칩 관련 공동연구를 하고 있다.

서울국제포럼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홍구 전 국무총리는 “서울국제포럼 효당강연의 첫 번째 연사로 세계적 뇌과학자인 박 교수를 모신 것은 과학기술이야말로 세상을 바꾸는 첫째 요소이기 때문”이라며 “뇌과학ㆍ뇌공학은 앞으로 여러 가지 과학적 발전과 연계돼 인류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 공헌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준호 과학ㆍ미래 전문기자, 논설위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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