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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사람] 김보연, 아픈 만큼 성숙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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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남의 인생을 연기하는 것보다 내 인생을 사는 게 더 힘들고 어려워요." 며칠 전 탤런트 김보연이 오랜만의 안부 전화에서 우연히 했던 이야기다. 1977년 영화 '여고얄개'로 하이틴 스타가 된 이후, 최근의 '결혼작사 이혼작곡'까지 45년여간 탤런트의 길을 걸으면서 연기자 김보연이 느낀 인생 소회다. 삶은 스타와 일반인을 가리지 않고 어려운 문제로 찾아오는 것 같다.

김보연은 1974년 안양예고 시절 학교장 추천으로 영화 '애정이 꽃피는 계절'에서 주인공 남진의 여동생 역으로 데뷔했다. 그리고 1976년 MBC 공채 8기 탤런트가 됐다. 다음 해 영화 '여고얄개'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하이틴 스타가 됐고, 1977년 김수연의 MBC TV드라마 '당신'에서 병상의 여고생 역을 호연해 MBC 연기대상 탤런트 부문 신인상을 받으며 안방극장의 신데렐라가 됐다.

그리고 '당신'에서 노래하는 김보연을 보고 작곡가 박춘석이 픽업해 '사춘기'라는 노래로 KBS 2TV 가요 톱10에서 5주 연속 1위를 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또 1982년 빈민촌의 아픈 삶을 그린 배창호 감독의 '꼬방동네 사람들'에서 명연기를 보여 그해 대종상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리고 1983년 'MBC 서울 국제가요제'에서 박춘석의 '사랑은 생명의 꽃'으로 금상을 수상해 영화배우, 탤런트, 가수로 전천후 스타가 됐다. 연예계에는 수많은 별들이 뜨고 진다. 그 속에서 김보연은 탄탄한 연기력으로 금방 떴다 지는 별이 아닌, 오래도록 은은한 스타의 길을 걷고 있다.

'목마 위의 여자' '바람 불어 좋은 날' '그놈은 멋있었다' '경마장 가는 길' '오마담의 외출' '개 같은 날의 오후' '하류인생' 등 50여 편의 영화와 '청춘의 초상' '제4공화국' '부모님 전상서' '아담의 도시' '타오르는 강' '불굴의 차여사' 등 80여 편의 드라마에 출연하고, '사춘기' '사랑했단 말 대신' '생각' '사랑은 생명의 꽃' '네가 좋아' '캐롤 송' 등 6장의 가요앨범을 냈다.

김보연은 자신의 삶을 "나 스스로 점수를 준다면 반반이에요.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래도 잘 살았어'라고 생각해요. 살아보니까 아픈 만큼 성숙해지더라고요(웃음). 보도 듣도 못한 루머에 왜 그렇게 힘들어하고 별생각을 다 했는지 몰라요. 덕분에 미국 가서 공부하고 왔잖아요(웃음). 남의 인생을 연기하는 것보다 내 인생을 사는 게 더 힘들고 어려워요"라고 했다. 삶은 누구에게나 그랬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영화처럼. 오늘은 늘 힘이 들고 그 오늘은 늘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 그리고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 그래서 인생은 아름답고 살 만하다.

[신대남 전 일간스포츠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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