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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行은 일생의 실수”…반도체 거물의 하소연 보니 [비즈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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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의 핵심 개발 업무 담당자였던 장상이

중국으로 가 SMIC 등에서 근무…“인생 실수”

헤럴드경제

장상이와 SMIC 건물 전경 사진[삼립inews와 SMIC 유튜브 등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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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SMIC에 합류한 것은 바보같은 짓이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의 기술 개발 총책임자 출신으로 ‘반도체 굴기’에 나선 중국을 도왔던 반도체 업계 거물 장상이가 자신의 행보를 후회하는 발언을 해 주목된다.

13일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최근 장상이는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컴퓨터역사박물관(CHM)과 역사 구술을 위한 면담에서 중국 반도체 굴기의 핵심 회사인 SMIC(중신궈지)에 몸담았던 자신의 선택을 ‘일생의 실수’로 규정하며 “사람의 인생 중 때로 바보 같은 짓을 저지르곤 한다”고 말했다.

장상이는 대만이 주도하고 있는 세계 파운드리 업계의 거물 중 한 명으로 통했다. 대만 출신인 그는 미국 프린스턴대와 스탠퍼드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1997년 TSMC에 들어가 첨단 반도체 개발 업무 총책임자 자리까지 올랐다가 2013년 퇴직한 인물이다. 실제로 장상이는 TSMC에서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아 0.25마이크로미터(㎛), 16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공정 개발을 진두지휘하는 등 TSMC를 세계 최대 파운드리 회사로 성장시킨 주역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퇴직 후 그는 중국 본토로 건너가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힘을 보태는 데 적극적 역할을 했다.

장상이가 ASML와 잘 아는 사이이기 때문에 당초 중국의 SMIC이 이러한 관계를 이용해 ASML의 극자외선(EUV) 장비를 확보하고자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장비가 있어야 7㎚(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 이하 첨단 반도체 공정 작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의 봉쇄정책으로 인해 SMIC의 EUV 장비 도입은 번번이 실패로 돌아간 것으로 전해진다.

장상이는 친정인 TSMC와의 관계를 고려한 듯 2016년부터 2019년까지 SMIC에서 핵심 경영진이 아닌 독립이사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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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IC 반도체 제조라인 내 모습[SMIC 소개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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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2019년 투자 계획이 20조원에 달했던 중국의 신생 파운드리사인 우한훙신반도체제조(HSMC)의 최고경영자(CEO)로 자리를 옮기면서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적극적으로 가세했다. 사기 논란 속에서 HSMC가 좌초하자 장상이는 2020년 말 이 회사를 그만두고 SMIC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업계에서는 화웨이와 더불어 미국의 핵심 표적이 돼 다층적 제재를 받아 어려움에 빠진 SMIC가 장상이 영입을 통해 첨단 미세 공정의 돌파구를 마련하려 한다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두 번째 SMIC 시절 역시 순탄치 않았다. 장상이가 핵심 경영진으로 합류하자 2017년부터 SMIC를 이끌던 같은 TSMC 출신 량멍쑹 최고경영자(CEO)가 이에 반발해 사직 의사를 밝히는 등 SMIC의 최고 경영진 간 내부 갈등이 표면화됐다. 결국 사내 권력 다툼 끝에 장상이는 1년도 채 버티지 못하고 작년 11월 SMIC에서 또 나왔다.

장상이는 이번 구술 면담에서 자신이 지금 미국 국적을 갖고 있다는 점 때문에 SMIC에서 신뢰를 얻을 수 없는 분위기였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미국의 제재로 SMIC가 선진 공정 장비를 구할 수 없어 7㎚(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 공정 제품을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업계에서는 SMIC가 미국의 제재 속에서도 이미 7㎚ 제품 양산에 이미 성공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다만 장상이는 작년 말 SMIC에서 퇴직했고 이번 구술 면담은 지난 3월 이뤄졌다는 점에서 그의 평가가 현시점에서 SMIC의 최첨단 공정 운영 능력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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