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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보수의 길' 가겠다는 이준석...신당 창당은 자제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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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당원 활동 공간' 공개하고
당 혁신 방안 주제로 출간 계획도
당·대통령실과 거리 두며 독자행보
한국일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 대표는 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를 받은 이후 36일 만인 이날 처음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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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3일 기자회견을 기점으로 본격 '개혁보수'의 길을 걸으며 독자행보를 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나 당 지도부와의 화해 가능성에 선을 그은 만큼 장외 여론전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나 '성매매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한 수사 결과는 여전히 정치 운명을 단번에 가를 위험한 변수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향후 정치행보의 지향점이 당의 쇄신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 국민의힘을 넘어 이제는 조직에 충성하는 국민의힘도 불태워버려야 한다"며 "오로지 자유와 인권의 가치, 미래에 충실한 국민의힘이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당을 망가트린 주범으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을 지목한 뒤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방식으로 끝까지 싸우겠다"며 투쟁 의지를 불태웠다.

이 대표의 투쟁은 일단 여론전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여권의 치부를 정면으로 파고들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이 대표는 "다음 주부터 더 많은 당원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공개하려고 한다"면서 "내가 직접 키보드를 잡고 뛰면서 만들 것"이라고 했다. 그가 말하는 '당원 활동 공간'이란 온라인 공론의 장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의 대학(하버드대) 전공은 컴퓨터과학으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선전전은 그의 장기로 꼽힌다.

조만간 출간 계획도 밝혔다. 지난달 8일 당 윤리위원회 징계 이후 한 달간 전국을 돌며 당원들을 만나는 동안 당 혁신 방안을 주제로 집필활동에도 매진했다고 한다. 책은 탈고를 앞둔 상태다. 기자회견에서 못다한, 여권을 향한 쓴소리가 폭넓게 책에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당분간 당이나 대통령과 거리를 두며 차별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화해의 손짓을 보내는 주호영 비대위원장과의 회동 계획에 대해 "내게 할 말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듣지 않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과 만나 오해를 풀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만나야 할 이유가 없고, 풀 것도 없다"며 일축했다.

홀로서기에 나선 이 대표의 지향점은 '개혁보수'로 요약된다. 그는 "과거 자유한국당과 새누리당의 모습은 대안이 될 수 없다"며 "공정과 젠더, 차별, 약자에 대한 담론 등 미래 담론을 하나도 다루지 못하는 정치권이 어떻게 젊은층의 참여를 이끌어 내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런 문제의식 때문에 이 대표가 개혁보수의 대표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과 연대하거나 신당을 창당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이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신당 창당은 안 한다"고 밝힌 만큼 당분간은 당내에서 세 확장에 주력할 공산이 크다. 기자회견 당일에도 페이스북에 당원 가입을 독려한 것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이탈한 개혁보수가 끝내 독자생존하지 못하고 소멸한 전례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다른 관심은 이 대표가 차기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에 뛰어들지 여부다. "(당 지도부가) 12월쯤 후보 공고를 내서 절묘하게 내가 참여하기 어려운 시점에 전당대회를 치르는 방법으로 국민을 현혹할 가능성이 있다. 그럴 바에는 (전당대회를) 치러버리시라"고 답하면서 에둘러 피해갔지만, 실제 출마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이 대표는 예상 밖의 범주에서 정치를 해온 사람"이라며 "당장 당권에 욕심을 내기보다는 더 큰 스텝을 꿈꾸고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표의 정치 운명을 가를 분수령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결정이나 경찰의 수사 결론이 나오는 시점이다. 이 대표는 "법원이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한 결단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하면서도, "기각이 되더라도 달라질 것은 없다"고 못 박았다. 경찰 수사의 진정성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표했다. 이 대표는 "김광호 서울지방경찰청장이 내 사건을 콕 집어 적극적으로 수사를 안 했다는 불만을 표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면서 "나는 뇌물죄 적용 대상도 아닌데 도대체 무엇을 바라보고 수사를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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