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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총무원장 비판 시위’ 조계종 노조원, 강남 한복판서 승려들에게 폭행 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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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개입 중단 등 촉구 중

봉은사 소속 2명 ‘주먹질’

경향신문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를 앞두고 자승 스님(전 총무원장)의 선거 개입 등을 비판하며 1인 시위에 나선 조계종 노조원이 승려들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했다(사진).

14일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민주노총) 조계종 지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10시30분쯤 노조 홍보부장 박정규씨는 서울 강남의 봉은사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준비하고 있었다. 자승 스님의 선거 개입 중단과 봉은사·동국대 공직 퇴진 등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때 봉은사 소속 승려 2명이 나타나 피켓을 빼앗았고, 박씨가 이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주먹질과 발길질을 당했다. 인분이 담긴 것으로 보이는 양동이를 들고와 뿌리기도 했다고 박씨는 전했다. 박씨에 따르면 그를 폭행한 승려 2명은 봉은사 소속이다.

박씨는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폭행으로 인해 허리 쪽에 통증이 있다. 안면을 가격당해 아랫입술 안쪽이 터졌고 넘어지면서 팔꿈치에 타박상도 입었다”며 “2~3일 안정을 취해야 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마감된 조계종 제37대 총무원장 선거 후보 등록에는 전 교육원장인 진우 스님이 단독 입후보하며 사실상 당선을 확정지었다. 단일 후보 등록 시 무투표로 당선을 결정하는 규정에 따른 것으로, 후보 난립과 난무하는 후보 간 비방으로 종단이 분열하는 것을 막기 위해 2019년 도입됐다. 이보다 앞선 지난 9일에는 조계종 종책 모임인 불교광장이 차기 총무원장으로 진우 스님을 합의 추대한다는 성명을 내고 지지를 표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조계종의 단일 후보 추대가 ‘협잡’에 불과하다”면서 실세인 자승 전 총무원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고 비판했다. 무투표 당선 결정으로 선거가 공론장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고도 지적했다.

이날 폭행을 당한 박씨는 지난해 11월 불교계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자승 전 총무원장과 종단에 비판적인 발언을 한 것을 이유로 조계종 총무원으로부터 지난 1월 해임됐다.

박씨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냈고, 지노위는 조계종의 해임처분이 부당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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