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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수정 엉뚱한 아빠…母 "애 혈액형 달라→의사 '돌연변이', 그 말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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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DNA 모습. DNA를 통해 특유의 유전자가 대를 이어 전해진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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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26년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시험관 시술(체외 인공수정)로 어렵게 얻은 아들의 유전자가 아버지와 일치하지 않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부모는 '다른 남성의 정자를 수정시켰다'며 대학병원측 실수에 대해 법적대응을 다짐하고 있지만 "아들에게 아직 알리지 못했다"며 허탈감에 빠져 있다.

더군다나 둘째 아들도 똑같은 교수로부터 시험관 시술을 받아 얻었다는 부모는 20여년전 아들과 자신들의 혈액형이 다른 것을 이상하게 여겨 문의했지만 그 교수가 '돌연변이다'라고 한 말을 철석같이 믿었다며 그에 따른 배신감은 말로 다 할 수 없다고 했다.

50대 여성 A씨는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이상하다고 느낀 순간에 대해 "아이가 네다섯살 되던 때 간염 항체 주사를 맞은 다음에 검사를 했는데 소아과 선생님이 '아이 혈액형이 A형인 거 알고 계시죠'라고 하시더"라 그때였다고 했다.

A씨는 "저희 부부 둘 다 B형이기에 '잘못된 것 같은데요'라고 했더니 소아과 의사선생님이 '혹시 부모님이 잘못 알고 계신 거 아니냐, 어머니는 출산도 있고 했으니까 달라질 거 없을 것 같은데 아버님이 잘못 알고 계실 수도 있으니 검사를 받아 보시라'고 해 저희가 근처 임상병리과를 가서 다시 검사를 했는데 역시 B형으로 나왔다"고 했다.

아들 혈액형이 B형 또는 O형이 될수 있지만 A형은 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A씨는 "(시험관 시술을 한 대학병원 B교수에게) 전화를 했더니 '병원으로 올 수 있겠냐'고 해 찾아갔다"며 "그랬더니 무슨 해외 자료라고 보여 주면서 '시험관 아기한테는 돌연변이 사례가 있을 수 있다. 걱정할 것 없다'고 말해 주셨다"고 B 교수 설명을 소개했다.

진행자가 "황당한 설명 같은데 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냐"고 묻자 A씨는 "전혀 못했다"고 했다.

왜냐하면 "대학병원 교수님이고 직접 시험관 시술까지 해 주셨고 평소에도 자세한 설명을 해 주시는 분이기에 그 말씀을 듣고는 '아, 정말 다행이다'고 안심했다"고 밝혔다.

또 둘째 아들도 B교수의 시험관 시술을 통해 얻는 등 "산부인과쪽 갈 일이 있을 때 늘 가던 곳이었어다"며 그만큼 B교수를 믿었다고 했다.

최근 유전자 검사(DNA 친자확인검사)를 한 까닭에 대해 A씨는 "아이가 시험관 시술을 받은 건 안다. 언젠가는 부모의 혈액형과 (자신이 다르다)라는 것을 알면 아이가 받을 충격을 상상해 돌연변이에 대해 설명 해 줄 필요가 있어 B교수에게 '자료를 서류화해서 만들어 달라'고 했더니 몇 달이 지나도 답이 없어 그때 처음 '이상하다, 이럴 수가 있나'싶어 유전자 검사를 해 봐야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A씨는 "검사소에서도 이상해서 두 번을 더 해 총 세 번을 했다고 하더라"면서 "그런데 엄마만 일치하고 아빠하고는 일치하는 게 전혀 없는 걸로 나왔다"고 분노했다.

A씨는 "(유전자 검사한) 분한테 '돌연변이라는데 이런 사례를 보신 적이 있냐'라고 여쭤봤더니 '없다'고 하시더"라며 "그때 그냥 머리가 하얘져 주저앉았다"며 당시 충격이 얼마나 어마어마했는지를 간접 설명했다.

이에 A씨는 B교수에게 전화를 했지만 연결되지 않아 "카톡을 여러 차례 남겼다"고 했다. A씨는 "변호사를 통해서 알아보니까 싱가포르, 미국 등 해외에서는 병원 실수로 이런 사례가 너무 많다, 실수가 아니고선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더라"며 "처음에는 진실만 알고 싶었는데 병원도 의사선생님도 그렇고, 가해한 사람들이 없다고 하니 법적 대응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아들에게 아직 말을 못했다. 어떻게 설명을 해야 될지, 마음을 좀 추스르고 설명을 해야 되겠다 싶은 마음에 아직 못해 아이는 모르고 있다"며 처참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buckba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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