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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집값 오를라’ 돌다리 두드리는 정부… “거래절벽은 계속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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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취임 후 첫 부동산 공급대책을 방향 제시 차원에서 그치자 정부가 집값을 자극할까봐 과도하게 몸을 사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집값의 하향 안정화를 목표로 삼는 것은 좋지만 시장 정상화까지 가로막는 과한 규제까지 손을 못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부동산 시장에서는 거래절벽이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위해 어느 정도 감수할 것은 해야 한다는 조언을 내놨다.

조선비즈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새 정부의 첫 주택공급대책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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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6일 발표한 부동산 대책 중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손질은 오는 9월에, 신규택지 발표는 오는 10월에 재차 발표할 계획이다. 청년 주거지원 종합대책(9월)과 정비사업 수요 조사 착수(10월)도 올 3분기 중 이뤄질 것으로 명시됐다. 1기 신도시 마스터플랜은 2024년에 수립하기로 했다.

새 정부가 내놓은 첫 부동산 대책인 만큼 실망감도 컸다. 인수위원회 시절에 나온 부동산 정책의 방향을 재차 확인하는 정도에 그쳤을 뿐, 알맹이가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1기 신도시와 재건축·재개발 추진사업장에서는 지난 대선 전부터 규제완화가 언급됐던 만큼 기대감이 컸는데, 다시 구체안을 기다려야 하는 신세가 됐다. 일부 아파트단지에서는 당장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게 사업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분당의 한 주민은 “리모델링 추진 동의서에 계속 서명을 하지 않고 있었는데 이제는 고민이 깊어진다”면서 “새 정부가 들어서면 불합리한 규제완화가 빠르게 이뤄질 줄 알았는데 기대감이 줄고 있다”고 했다.

정부가 이처럼 조심스럽게 대책을 발표하는 데는 집값 상승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팽배하기 때문이다. 내부에서는 아직 집값이 충분히 안정화 되지 않았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자칫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가는 떨어지는 집값을 다시 끌어올리는 동력을 제공하면 세간으로부터 ‘돌이킬 수 없는 실책’이라는 지적을 받을 것이란 판단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부 입장에서는 취임 초기부터 세제와 대출제도, 정비사업까지 많은 부분에 걸쳐 규제를 완화하는 기조를 보이고 있다”면서 “당장은 아니라더라도 시장의 확장기가 다시 왔을 때 완화된 규제가 모멘텀 역할을 할까 두려워하는 부분이 있는 걸로 보인다”고 했다.

이번에 발표된 대책 뿐만이 아니라 세금제도와 대출 등 여타 부동산 관련 정책에 있어서도 정부는 집값 눈치보기를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 완화와 대출 상한 규제 등이다. 정부는 지난달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취득세는 일단 제외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와 양도세를 완화해줬는데 취득세까지 낮춰준다면 시장의 투기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국정과제로 돼 있는 취득세 다주택자 중과완화에 대해서는 내부에서 적극 검토 중”이라면서도 “주택시장 상황 등 동향을 계속 보고 있다”고 했다.

15억원 초과 대출 금지로 대표되는 대출 규제도 마찬가지인 입장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달부터 생애 최초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가계대출규제 관련 감독규정 개정안’을 시행했는데, 지난 6월 정부가 내놓은 대출규제 정상화 방안의 일환으로 당시에도 대출 상한 제한 폐지가 내부적으로 논의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금리가 많이 오른 데다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강화에 따라 대출 상한 제한을 폐지해도 큰 무리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금융위 내부에서 아파트 가격을 기준으로 한 대출 상한을 폐지해야 한다는 소수의 의견이 있었지만 투기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의견에 묻힌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에 부동산 시장에서는 정부의 과도한 신중론에 ‘거래 절벽’만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정상적인 거래가 없는 상황에서 지역별로 급매물 혹은 신고가 매물이 거래되는 상황이 지속되면 가격 왜곡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또 부동산 거래로 인한 세수 확보에도 적잖은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지금은 금리인상이 계속 예고돼 있어 매수자가 적극적으로 나서기가 힘든 환경”이라며 “민간이 주도하는 물량은 확실한 유인책이 있지 않으면 맞추기 힘들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공급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규제완화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은임 기자(goodn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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