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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크 플레이션’ 촉발? 서울우유 원유가 ‘나홀로 인상’ 난감한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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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농진흥회 원유가 결정 전 이례적 독자 인상

리터당 58원 인상 효과…밀크플레이션 촉발?

농식품부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 차질 우려


한겨레

18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우유를 구매하고 있다. 서울우유는 대의원총회를 열고 낙농가에 월 30억원 규모의 목장경영 안정지원금을 결정하기로 했다. 이는 사실상 원유 가격을 인상하는 효과를 내, 다른 유업체의 가격 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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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우유가 사실상 원유가격을 리터(ℓ)당 58원 인상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원유가격 결정체계’ 개편을 준비하던 정부가 난감한 처지가 됐다. 서울우유는 아직 소비자 가격 인상은 예정에 없다는 입장이지만, 결국 원유가격 상승이 빵이나 아이스크림 등의 가격을 끌어올리는 ‘밀크 플레이션’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8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서울우유가 정부의 낙농제도 개편에 앞서 원유가격을 자율적으로 결정했다”며 “앞으로 낙농진흥회와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을 희망하는 조합·유업체를 중심으로 이 제도를 조속히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서울우유는 지난 16일 대의원 총회를 통해 낙농가에 월 30억원 규모의 목장경영 안정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물가 상승으로 사룟값이 증가한데 따라 조합원의 생산비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업계에서는 이 결정이 사실상 원유가격을 리터당 58원꼴로 인상하는 효과를 낸다고 보고 있다. 서울우유는 “낙농가가 사룟값 급등으로 어려운 상황이라 축산 운영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이라며 “소비자가 인상을 논의하거나 계획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서울우유가 낙농가에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소비자가를 계속 동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리터당 58원 꼴이면 한 달에 30억원 정도가 소요되는데, 소비자가 인상없이 매달 30억원의 추가 비용을 감당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업계에서는 원유가가 리터당 58원 오르면, 흰우유 기준으로 소비자가는 리터당 200~300원 정도 인상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통상 원유가격은 매년 8월 초 낙농가와 유업체 대표, 정부 등으로 구성된 낙농진흥회에서 협상을 통해 결정된다. 서울우유는 낙농진흥회 소속이 아니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가격을 결정할 수 있지만, 그동안은 낙농진흥회가 결정한 가격을 준용해왔다. 올해는 정부가 ‘원유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을 추진하면서 가격 논의가 미뤄지고 있는데, 이례적으로 서울우유가 독자적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시장점유율 40%가 넘는 1위 업체 서울우유가 가격을 독자 결정하면서 정부의 제도 개편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 원유가격은 음용유나 가공유 등을 나누지 않고 단일가로 책정되는 데다, 시장 수요를 반영하지 않고 농가의 생산비에만 연동하여 결정되고 있다. 정부는 이런 방식이 국산 가공유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트리고 우유 자급률도 하락시킨다고 보고, 가공유 가격을 더 낮게 책정하는 방식의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추진해왔다.

박범수 농식품부 차관보는 이날 정부 세종청사에서 설명회를 열어 “서울우유의 결정이 아쉽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서울우유를 다른 조합이나 농가와 똑같이 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앞으로 정책 지원에서 차등을 둘 수 있다고 서울우유에도 전한 바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자발적으로 도입하는 농가와 유업체에 정책적 지원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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