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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방 성과 강조 윤 대통령, ‘빈손 외교’ 비판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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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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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국 순방에서 돌아온 윤석열 대통령이 귀국 일성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48초 환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약식회담’ 성과와 의미를 알렸다.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대한민국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와의 회담에 대해서는 “한·일 관계는 한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며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한·일 관계 정상화는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빈손 외교’라는 평가에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서 상황을 설명하고 반박한 셈이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의 성급한 회담 성사 발표 때문에 오히려 상황이 꼬였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26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모두발언에서 3개국 순방의 의미와 성과를 설명했다. 순방 이후 윤 대통령과 취재진의 첫 대면이었다. 통상 실시했던 귀국길 기내간담회를 이번에는 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만남에 대해 “(영국 런던에서) 버킹엄 리셉션에 가보니 100여개국 이상 (정상이) 모이는 자리라서, 미국 대통령이 장시간을 잡아서 뭘 한다는 게 (어렵다). 그래서 참모들한테 장관 베이스, 양국 NSC(국가안보회의) 베이스에서 디테일하게 논의하고 바이든 대통령과는 최종 컨펌하는 방식으로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이 불발되고 ‘48초 환담’으로 그친 경위를 설명한 셈이다. 윤 대통령은 이어 “IRA 문제에 대해서도 대한민국 입장을 바이든 대통령이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긍정적인 방향으로, 우리 기업에만 별도 불이익이 가지 않도록 협의해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기시다 총리와의 회담에 대해서는 “한·일 관계는 한술에 배부를 수 있는 관계가 아니다”면서 “지난 정부에서 한·일관계가 너무 좀, 관계가 많이 퇴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양국 국민의 생각을 잘 살피며 무리 없이 관계 정상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일 정상회담 성사 직전까지 한국이 매달리는 듯한 모양새가 연출되면서 ‘저자세 외교’ 논란을 낳고, 막상 회담에서도 구체적인 성과가 없었던 것에 대해 에둘러 해명한 것으로 풀이됐다. 윤 대통령은 이어 “한·일 양국 기업은 관계 정상화를 아주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한·일 관계가 정상화하면 양국 기업이 서로 투자해 양쪽에 일자리도 늘 것이고, 양국 성장에 더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그래서 앞으로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한·일 관계 정상화는 강력하게 추진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의 성급한 회담 성사 발표와 준비 부족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윤 대통령은 이에 대해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지난 15일 기자들과 만나 “미국, 일본과 양자회담을 하기로 일찌감치 서로 합의해 놓고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한·일 정상회담 관련해서는 “흔쾌히 합의가 됐다”고도 했다. 이 같은 섣부른 발표가 이후 한국 측의 운신의 폭을 좁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회담 배석자들의 말을 인용해 지난 23일 “이쪽은 만나지 않아도 되는데 만났다. 한국은 일본에 빚을 졌다”고 전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일 회담 관련 양국 기업들의 입장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최대 현안으로 평가받는 강제동원(강제징용) 등 과거사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15일 브리핑에서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강제징용 문제라든지 현안들에 대해 일본과도 내밀하게 의견을 주고받고 있기도 때문에, 정상들이 만나서 이 문제가 어떻게 되어가느냐 물어볼 필요도 없이 이미 다 체크하고 있는 상태”라고 자신했다.

바이든 대통령과의 ‘48초 환담’ 역시 경위를 설명했지만 궁색하다는 평가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조문과 유엔총회에 각국 정상들이 몰리고 일정이 빠듯하다는 점은 이미 예견돼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IRA 관련 구체적인 논의를 한다는 것이 애초부터 무리한 계획이 아니었느냐는 지적이 나오지만 윤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앞서 한·미 정상회담 불발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이 런던 조문 후 뉴욕으로 직행하지 않고 워싱턴으로 향하면서 일정이 꼬였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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