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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행성 궤도 바꿔라’ 1100만㎞ 날아 시속 2만2000㎞로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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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행성 충돌은 공상과학(SF) 소설이 아니다. 소행성 충돌과 인구 증가, 기후변화 등으로 지구가 사람이 살기 어려울 정도로 파괴되는 건 시간문제다.” 세계적 천체물리학자 스티븐 호킹(1942~2018)이 사망 1년 전 한 천체우주과학축제에서 남긴 말이다.

6500만 년 전 지구의 지배자였던 공룡을 비롯, 지표면 생명체 70%의 멸망을 이끈 것은 지름 10㎞의 소행성이었다. 1908년 6월 중앙시베리아 퉁구스카 지역에 떨어져 2000㎢ 규모의 숲을 쓸어버린 것 또한 소행성으로 밝혀졌다. 당시 폭발력은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185배에 달한다고 한다. 소행성이나 혜성 등의 지구 충돌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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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우주물체 추락시 충격 에너지와 평균 추락 빈도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우주환경감시기관]


사실 지금도 운석과 같은 작은 우주천체 물질은 끝없이 지구로 떨어지고 있다.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대에는 100만 개가 넘는 소행성들이 무리를 이뤄 궤도를 돌고 있다. 또 한 곳, 지구 주위에서도 최근까지 약 1만9000개에 달하는 크고 작은 소행성들이 발견됐다. 이들이 때로 태양계 천체들의 중력에 영향을 받아 궤도를 벗어나고 이 중 일부가 지구와 충돌하고 있다.

SF영화 딥임팩트나 아마게돈과 같은 얘기처럼 들리지만, 인류는 이미 이런 충돌 가능성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26일 오후 7시14분(한국시간 27일 오전 8시14분) 지구에서 1100만㎞ 떨어진 심우주에서 ‘쌍(雙)소행성 궤도수정 실험’(DART) 우주선을 쌍(雙)소행성 디디모스의 위성 디모포스에 충돌시키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NASA는 충돌 1시간 전부터 유튜브 TV 등을 통해 충돌 과정을 생중계했다. 인류가 소행성 충돌로부터 지구를 방어하기 위해 실제 실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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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RT 우주선 충돌로 디모포스의 궤도가 실제 바뀌었는지는 앞으로 수주에 걸쳐 지상과 우주망원경 관측을 통해 확인될 예정이다. 지름 160m 크기의 디모포스는 그리스어로 쌍둥이를 뜻하는 780m 크기의 ‘디디모스’를 11시간55분 주기로 공전하며 쌍소행성을 구성하고 있는데, 이번 충돌로 10분가량 공전주기가 짧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우리는 행성 방어가 지구 차원의 노력이며 우리 행성을 구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이번 실험의 의미를 부여했다. 로리 글레이즈 NASA 행성과학 책임자는 “위험한 소행성 충돌로부터 우리를 보호할 수 있는 잠재적 능력을 갖춘 새로운 시대에 들어섰다”고 선언했다.

소행성이나 혜성과 같은 물체의 지구 충돌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수도 있다. 조중현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름 1㎞ 이상의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한다면 지구 위의 모든 생물이 멸종할 수 있고, 100m급이라 하더라도 한 나라가 사라질 정도”라며 “이 때문에 미국 등을 중심으로 지구 위협 소행성을 로켓으로 밀어내거나 핵폭탄으로 파괴하는 등의 연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우주탐사그룹장은 “소행성과 같은 자연우주물체의 지구 충돌은 여러 가지 자연재난 가운데 유일하게 장기예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준호 과학·미래 전문기자, 김서원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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