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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탑건' 만들고 306억 돌려 받았는데...한국 OTT·콘텐츠 업체는 고작 98억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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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OTT의 오리지널 콘텐츠 공세 비결은 美 25% 세액공제

국내 OTT·콘텐츠 업계 경쟁력 확보 위해 세액공제 확대 필요성 제기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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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아마존프라임, HBO맥스 등 글로벌 OTT 사업자의 공세에 맞서 국내 OTT와 영상 콘텐츠 제작사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영상 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율'을 현실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3~10% 수준인 세액공제율을 선진국 수준으로 확대해야 국내 업체들이 미국의 콘텐츠 굴기에 맞설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다.

28일 한국언론학회는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영상 콘텐츠 세제 지원 제도의 경제 효과'를 주제로 특별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변상규 호서대 교수는 국세청의 국회 보고자료를 인용해 2020년 국내 영상 콘텐츠 산업 공제 총액이 98억6300만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에서도 흥행에 크게 성공한 '탑건: 매버릭'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받은 공제액 306억원(2149만2000달러, 27일 원·달러 환율 기준)의 3분의 1에 불과한 수치다.

변 교수는 "영상 콘텐츠의 충분한 생산을 통해 국민 효용 증대와 산업 파급효과 상승 외에도 한류 강화를 통한 소비재 수출 증대, 해외 관광객 유인, 방송과 영화산업 발전 도모 등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여기서 정부의 지원이란 대기업 3%, 중견기업 7%, 중소기업 10% 등 해외 선진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국내 세액공제율을 확대하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국내 주요 OTT 업체와 콘텐츠 제작사들은 "오리지널 콘텐츠 수급이 OTT 플랫폼의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상황에서 국내 세액공제율은 3~10%에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대규모 제작비 투입에 어려움을 겪는 반면 미국은 주별로 20~25%를 공제해주고 있어 대규모 제작비 투입에 부담이 덜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례로 총 2481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한 '탑건: 매버릭'을 국내에서 제작할 경우 공제액이 고작 74억원(3% 기준)에 불과하다.

OTT 업계 관계자는 "최근 아마존프라임을 통해 방영되고 있는 '반지의 제왕: 링즈 오브 파워'는 8부작 1시즌 제작에 4억6500만달러(6639억여원)를 투입, 1회당 800억원 이상의 제작비를 썼고, HBO맥스는 '왕좌의 게임: 하우스 오브 드래곤' 제작에 1회당 285억원 이상을 투자했다"며 "이러한 과감한 투자 배경에 높은 영상 콘텐츠 세액공제율이 있다. 국내 콘텐츠 기업은 경쟁하기도 전에 주눅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OTT·콘텐츠 업계에선 세액공제율을 확대하면 기업의 이익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공제받은 돈을 콘텐츠 제작에 재투자함으로써 전체 생태계가 확대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변 교수에 따르면 세액공제로 확보한 재원은 콘텐츠 제작에 재투입되어 콘텐츠 제작을 늘리고, 콘텐츠 산업 내외부에 형성된 가치 사슬에 따라 새로운 경제적 효과를 창출한다.

실제로 지난 8월 진행된 '영상 콘텐츠 세제지원제도 개선방향'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콘텐츠 제작사의 82%가 줄어든 세액을 제작비에 재투자하겠다고 답했다.

김용희 오픈루트 전문위원은 "영국의 경우 (세액공제로 인해) 제작 지출, 부가가치 창출, 고용 창출 등의 분야에서 경제적 효과가 나타났으며, 특히 세금 감면 혜택이 산업 활성화와 매출 상승으로 인한 세수 증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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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많은 국내 영상 콘텐츠 업체들이 불완전한 입법으로 인한 사업 불확실성을 우려하고 있다. 콘텐츠 세액공제를 규정한 조세특례제한법 제25조 6항이 상시법이 아닌 3년마다 일몰(자동 폐지)되는 한시법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는 콘텐츠 세액공제를 상시화하고 공제율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이 다수 발의된 상황이다. 다만 발의안별로 공제율은 상이하다. 대기업 5~10%, 중견기업 10~15%, 중소기업 15~20% 안을 두고 의견이 갈린다.

영상 콘텐츠 업체 대상 설문조사 결과 세액공제율 인상 수준은 대기업 10%, 중견기업 22.5%, 중소기업 23.8%가 적당하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대기업은 현행법이 규정한 최고 수준으로 올리고, 중견·중소 기업은 미국 수준으로 확대하자는 것이다.

한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문화 산업을 영위하는 기업은 늘 어려움에 처하지만, 구성원의 삶의 질 향상과 경제적 파급 효과 등 시장 가격을 넘어서는 편익이 있는 만큼 시장 실패를 보완하기 위한 정부 등 외부의 지원이 불가피하다"며 "전 세계 시장을 주름잡던 홍콩영화가 제작비 절감에 따란 획일화와 투자 부족으로 몰락한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 국내 기업이 지속해서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주경제=강일용 기자 zero@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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