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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다가올 위기가 반가운 한국 자동차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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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전략산업분석팀장

아시아투데이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전략산업분석팀장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3연속 자이언트 스텝 단행으로 경제 전반에 위기 신호가 켜지고 있다. 자산 가격 하락, 이자 비용 상승에 따른 가처분 소득 감소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자동차는 대표적인 경기소비재로 필수품이 아니기 때문에 불경기에 수요가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난다. 게다가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통과로 한국산 전기차의 보조금 지급이 중단되는 등 각 국의 보호주의 정책이 심화됨에 따라 수출 중심의 한국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도 위협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자동차 산업은 과거 위기 때마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 단계 도약하는 변화를 이뤄냈다. 앞으로 다가올 미국발 긴축 위기 속에서도 한국 자동차 산업은 위기를 극복한 승자의 대열에 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자동차 산업만의 독특한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 자동차 산업의 첫 번째 경쟁력은 유연성이다.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디트로이트 3사는 과거 수익성 높은 특정 차량에 과도하게 집중하다 시장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는 실책을 범했다. 그런데 최근 미국 시장의 신차 재고가 극도로 부족한 상황에서도 재고가 가장 빨리 쌓이고 있는 차종이 바로 이들의 픽업 트럭이다.

일본 도요타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고집하다 전기차 시장 진출 타이밍을 실기했고 최근 출시한 bz4X는 출시 두 달 만에 전량 리콜되는 참사가 발생했다. 폭스바겐은 디젤 게이트 사건 이후 전기차에 올인해 MEB((Modular Electric Drive Toolkit) 기반 신차를 출시 했으나 당초 판매 목표치의 절반도 못 채우는 저조한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현대차 기아 등 한국 자동차 메이커는 소형차·하이브리드·전기차·수소차 투자를 병행해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만반의 체제를 갖춰왔다. 최근 출시한 신형 전기차가 경쟁력을 인정 받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는 것이 한 사례다. 또한 경쟁사들이 등한시 했던 돈 안되는 소형차 개발도 멈추지 않았기 때문에 다가올 경기 침체기에 인기가 높아지는 가성비 라인업까지 준비가 되어 있다.

두 번째는 원화 약세에 따른 가격 경쟁력이다. 미 연준의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원달러 환율은 13년 6개월만에 1400원을 돌파했다. 한미 금리 역전으로 연말에는 환율이 1500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원화 가치 방어를 위해서는 한국 은행의 기준 금리 인상도 속도를 내야 한다. 그러나 가계 부채와 경기 둔화 리스크로 인해 미국 만큼 속도를 내기는 힘들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내년까지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원저에 따른 수출 경쟁력도 최소 1년 이상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도입이다. IRA는 전기차 보조금 퍼주기 정책이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까다로운 조항들로 가득차 있어 보조금만 바라보고 전략을 세우면 오히려 낭패를 볼 수 있다. 전기차 판매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만큼 보조금도 무한정 지급될 수는 없다. 섣불리 보조금에 맞춰 전략을 수정하기 보다는 장기 관점에서 국내 전기차 공급망에 투자를 한다면 보조금에 의존하지 않으면서도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가치 사슬을 구축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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