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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관 폭발때 인근서 러 함선 목격”… CIA, 파괴 가능성 사전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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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언론, 유럽 정보관계자 증언 보도

“무인잠수함으로 폭발물 운송 가능성… 러, 무기-파괴공작 하이브리드戰”

누출 4곳으로… 獨 “3개 복구 불가” 노르웨이, 에너지 시설에 병력 배치

푸틴, 오늘 점령지 병합조약 체결

동아일보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천연가스관 누출 사고 배후를 둘러싼 서방과 러시아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사고 당시 인근 해역에서 러시아 해군 함선들이 목격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역시 이미 6월에 독일 등에 가스관 폭발 가능성을 경고한 것으로 알려져 사고가 러시아의 의도적 파괴 공작(사보타주)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가스 누출이 발생한 지점이 한 곳 더 발견돼 기존 3곳에서 총 4곳이 됐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에서 밀리고 있는 러시아가 기존 재래식 무기 외에도 선거 조작, 해킹, 가짜 뉴스, 사보타주 등을 결합한 소위 ‘하이브리드 전쟁’을 통해 전세를 만회하려 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가디언에 따르면 에드가르스 린케비치스 라트비아 외교장관은 현 사태가 “하이브리드 전쟁의 새 국면에 진입한 것 같다”고 평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30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점령지 4곳의 러시아 병합을 공식 선언한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9일 “주민투표로 편입이 결정된 점령지 병합조약을 30일 체결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조약 체결 전 4개 점령지의 행정수반과 만난 후 체결식에서 연설한다.
○ 누출 사고 당시 러 함선 목격

28일 미국 CNN은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1’과 ‘노르트스트림-2’의 발트해 해저 구간 3곳에서 누출 사고가 발생한 26, 27일 양일간 유럽 정보 관계자들이 러시아 해군 함선을 인근 해역에서 목격했다고 보도했다. 덴마크군의 한 소식통 역시 “그간 러시아 함선이 자주 관찰됐다”고 전했다. 미 뉴욕타임스(NYT) 또한 CIA가 6월 독일 등 유럽 주요국에 노르트스트림의 공격 가능성을 이미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더타임스는 영국 국방부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가 무인 잠수함으로 폭발물을 몰래 가스관 옆에 실어 날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러시아가 최소 몇 달 전 어선 같은 작은 선박에서 무인 잠수함을 출발시켜 가스관 옆에 폭발물을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이후 특정 주파수를 내는 소음원을 물속에 넣는 방식으로 폭발 장치를 작동시켜 사고를 일으켰다는 추정이다.

피해 규모도 커지고 있다. 독일 정부는 해저 가스관 4개 중 3개가 영구 훼손된 것으로 보고 있다. 가스관을 속히 수리하지 않으면 바닷물이 대거 흘러들어 파이프라인이 부식될 수밖에 없지만 사고 지점 접근조차 어려워 신속한 대응이 쉽지 않다. 유럽연합(EU)은 누출로 인해 온실가스인 메탄 방출 또한 급증했을 것으로 보고 이에 따른 환경영향 분석에 착수했다.
○ 노르웨이, 석유·가스 시설에 병력 배치

유럽 각국은 에너지 안보를 속속 강화하고 있다. 유럽 최대 천연가스 공급국인 노르웨이의 요나스 가르 스퇴레 총리는 28일 석유 및 가스 시설에 군을 배치할 것이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의 해상 시설에 대한 모든 공격은 동맹과 같이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러시아 미사일 격퇴에 위력을 발휘한 고속기동포병로켓체계 ‘하이마스(HIMARS)’ 18대 추가 지원을 포함해 우크라이나에 총 11억 달러(약 1조6000억 원)를 더 투입하기로 했다. EU도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 상한제, 70억 유로(약 9조7000억 원)의 원유 수입 제한 등 추가 대러 제재를 추진하기로 했다.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는 28일 “푸틴 대통령이 말하는 것은 허풍이 아니다”라며 러시아의 핵 위협을 우려했다. 윌리엄 번스 CIA 국장도 “푸틴 대통령의 위협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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