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웃으면서 떠나는 홍란 "이제부터 백수, 많이 부럽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국일보

홍란이 30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에서 열린 하나금융 챔피언십 2라운드를 마친 뒤 관계자 및 팬들의 축하를 받으며 홀아웃 하고 있다. KLPGA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여자프로골프 '꾸준함의 대명사' 홍란(37)이 17년간 정들었던 필드를 떠난다.

홍란은 30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2라운드를 마치고 공식 은퇴식을 가졌다. 이븐파로 2라운드를 시작한 홍란은 이날도 17번 홀까지 타수를 유지했지만 마지막 18번 홀에서 보기를 범해 1타차로 컷 통과에 실패했다.

홍란은 이번 대회까지 통산 359번째 대회, 총 1,049라운드로 현역 생활을 마쳤다. 홍란이 남긴 참가 대회와 라운드 수는 KLPGA 투어 역대 최다 기록이다. 아울러 통산 4승을 거뒀고, KLPGA 투어에서 최초로 17년 연속 시드를 유지한 선수로도 남았다.

골프계에 꾸준함으로 한 획을 그은 홍란의 은퇴를 축하해주기 위해 팬들과 소속사 삼천리 관계자들은 물론 후배들이 한자리에 모여 박수를 보냈다. 절친한 후배 박민지(24)도 2라운드를 끝내자마자 달려와 홍란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홍란은 은퇴식을 마친 뒤 “17년을 뛰고 이제 정말 (선수 생활) 마무리를 했다”며 “지난 시간을 돌아보자면 조금 힘들었지만 지금 이 순간 웃으면서 행복하게 끝낼 수 있어 매우 좋다. 약간 섭섭한 마음은 앞으로 채워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일보

공식 은퇴식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는 홍란. KLPGA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해 은퇴를 선언한 이후에도 올해 이번 대회까지 가끔 대회에 출전한 홍란은 “은퇴 선언하고 얼마 안 됐을 때는 성적 욕심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다 보니 아무래도 감이 떨어졌다”며 “이번 대회는 특히 마지막 경기라 떨렸다. 처음 시작할 때 많이 떨려 드라이버로 ‘뒤땅’을 치고 참 다양한 샷을 구사했다”고 웃었다.

홍란은 후배들이 가장 닮고 싶어하는 선배 중 한 명이다. 박민지는 “언니랑 띠동갑이지만 친구처럼 지낸다. 사적으로도 만나 밥도 먹고 라운딩도 하는 사이”라며 “루키 때부터 언니의 성격, 삶을 바라보는 생각 등이 너무 멋있어서 늘 언니처럼 되고 싶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다는 말에 울컥한 홍란은 “선배로서 후배들한테 조금이나마 좋은 영향을 주고 귀감이 됐다면 그보다 좋은 은퇴는 없을 것 같다”며 “특별히 거리가 많이 나간다든지, 장기가 없는 선수였는데 최다, 최초라는 수식어를 가질 수 있어서 진심으로 행운이 많이 따랐던 선수”라고 했다.

당분간 특별한 계획이 없다는 홍란은 이제 백수 생활을 즐길 계획이다. 그는 “사실 (은퇴가) 별로 섭섭하지 않다. 백수가 되면 어떨 것 같나”라고 되물은 뒤 “다들 부럽다고 한다. 난 이제 많은 분들이 부러워하는 사람이 됐다”고 강조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