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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썰] ‘비속어 본질’ 외면한 대통령실, 해명 기회조차 모두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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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바이든’ 자막 달아 동맹 훼손” 공세

실험해보면 ‘욕설·비속어가 본질’ 명확해져

갤럽 국정지지율 24% ‘역대 최저치’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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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썰] 윤 대통령 의문의 ‘뉴욕 11시간’, 사과 없는 역공에 ‘역풍’ 한겨레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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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논썰>의 손원제입니다.

‘외교 실패’를 가리기 위한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인 국민의힘의 억지 공세가 도를 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의 영국과 북미 순방은 ‘참사’수준의 외교 실패로 얼룩졌습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참배 불발, 저자세 논란을 빚은 한일 정상 약식회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48초 환담. 3전3패, 외교 실패 3종 세트입니다. 여기에 “이 xx” “쪽팔려서” 같은 욕설, 막말 파문까지 겹치며 국격마저 추락시켰습니다. 독자·시청자 여러분들도 아마 지겹도록 되풀이해 들어보셨을 바로 그 발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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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해주면(고) 바이든(날리면) 쪽팔려서 어떡하나. (윤 대통령, 22일)

본질은 윤 대통령의 욕설…대통령실은 궤변만

이 정도 사고를 쳤으면, 깊이 반성하고 백배 사죄하는 게 상식입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대응은 상식을 완전히 벗어났죠. 처음엔 “바이든 쪽팔려서”로 알려진 게 잘못이라며 “날리면 쪽팔려서”라고 해명했습니다. 이 영상이 공개된 지 15시간 만입니다. 그러면서 “이 xx”라고 욕한 대상은 미국 의회가 아니라 한국 국회, 구체적으로 야당이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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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승인 안 해 주고 ‘날리면’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대통령의 외교 활동을 왜곡하고 거짓으로 동맹을 이간하는 것이야말로 국익 자해 행위입니다.”(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 22일)


이런 해명을 하면서 “이 xx” 욕설에 대해선 아무런 사과도 하지 않았습니다. 애초 욕설과 막말을 하지 않았으면, 상대가 누구든 이 발언이 문제가 될 이유가 없습니다. 가령 윤 대통령이 이렇게 말했다고 생각해 볼까요.

“국회에서 의원들이 승인 안해 주면 바이든 대통령 쑥스러워 어떡하나.”


“의원들이”는 빼도 됩니다. 어느 쪽이든 ‘이 xx’ 같은 욕설과 ‘쪽팔리면’ 같은 비속어만 아니라면 “날리면”이라고 해도 문제될 게 없습니다.

“국회에서 (의원들이) 승인 안해 주고 날리면 (내가) 쑥스러워 어떡하나.”


심지어 “이 xx” 발언만 없다면 굳이 쑥스러워로 바꾸지 않고 쪽팔려서라고 하더라도 그 주체가 바이든이든 자신이든 크게 문제가 되진 않았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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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승인 안 해주면(고) 바이든(날리면) 쪽팔려서 어떡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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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습니까. 쑥스러운 수준에서 그치는 정도 아니었을까요. 결국 이 발언 전체의 톤과 매너를 규정하는 건 ‘바이든’이냐 ‘날리면’이냐가 아니라 ‘이 xx’ 욕설 그 자체임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대통령실은 “이 xx” 욕설이 본질이 아니라고 억지를 부리고 있습니다.

“우리의 최우방 동맹국을 폄훼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라고 기정사실화되는 것, 이것이 문제의 본질이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비속어 논란이 본질이 아니라…”(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 27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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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를 호도하려는 궤변입니다. 누가 뭐래도 이번 논란의 본질은 윤 대통령이 시정잡배들이나 쓸 욕설과 막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외교 현장에서 내뱉었다는 점에 있습니다.

MBC에 전면전 선포, 프레임 전환 시도

더 큰 문제는 윤 대통령이 사태의 본질인 자신의 욕설에 대해선 아무런 사과도 안하면서, 본질이 아닌 언론 보도에 책임을 떠넘기고 나아가 진상 규명을 요구하면서 전면전을 선포했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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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과 다른 보도로 이 동맹을 훼손하는 것은 국민을 굉장히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다. 나머지 얘기는 진상부터 확실히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윤 대통령, 26일 출근길 문답)


두가지 의도가 읽힙니다. 첫째, 자신의 욕설과 막말이 아니라 언론 보도에 사태의 책임을 돌렸습니다. 이 발언 앞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의 움직임을 보면, 특히 이를 최초로 보도한 MBC를 콕 집어 겨냥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둘째, 이 보도가 동맹 훼손과 국민 안전에 대한 위협을 초래했다고 규정한 건 자신의 지지기반인 보수층 결집을 노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 사안을 진영 공방으로 끌고가겠다는 의도가 감지되는 대목입니다. 비판 여론을 흩뜨리기 위해 프레임 전환을 시도한 것입니다.

이후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이 발언을 가이드라인 삼아 MBC에 대한 총공세에 나섰죠.

“엠비시는 확인 과정을 생략하고 자의적이고 매우 자극적인 자막을 입혀서 보도했다. 엠비시의 행태는 이대로 도저히 두고보기 어려운 상황이다.”(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26일 비상대책위 회의)


MBC와 민주당의 ‘정언유착’ 의혹까지 제기합니다.

“엠비시가 이걸 보도를 했는데, 엠비시가 보도한 시점보다 민주당이 더 먼저 알았거든요. (…) 어떻게 커넥션이 되어 있는지 저는 밝혀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 의장, 26일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28일엔 국민의힘 의원들이 MBC 본사를 항의 방문했습니다. 권성동 의원은 “이번 사건은 ‘엠비시 자막 조작 사건’”으로 불러야 한다며 “엠비시 민영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압박을 가했습니다. 반면 언론노조 MBC본부는 “대통령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촉발된 논란을 진영논리와 음모론으로 덧칠해보려는 수법”이라고 맞받았습니다. 그러면서 “어떠한 압력에도 굴복하지 않고 언론 자유를 지키기 위해 당당하게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 적반하장” 더 거세지는 비판

윤 대통령과 여당의 이런 태도를 두고는 ‘적반하장’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도둑이 오히려 몽둥이를 든다는 사자성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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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방귀 뀐 사람이 큰 소리 친다고 이건 도대체 뭐예요. 아니 모든 언론이 세계 언론이 다 보도했는데 왜 MBC만 이례적으로…”(박지원 전 국정원장, 28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이런 비판은 MBC와 민주당만이 아니라 대다수 언론단체와 나아가 여권 안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 점을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유념해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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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람: “저는 상식적으로 지금까지 공개된 모든 정보들을 종합했을 때 저는 제 귀를 믿는 게 아니고 그냥 논리적으로 봤을 때 바이든이 맞는 것 같아요.”

진행자: “왜요?”

천하람: “일단 처음에 간사단에 대통령실에서 비보도 같은 걸 요청했던 것도 ‘외교적인 부담’ 이런 얘기를 했지 않습니까. 외교적인 부담이라는 게 이제 바이든이 아니라면 그런 얘기를 할 이유가 사실은 없고…”

진행자: “천하람 변호사님 국민의힘 당적을 갖고 계시지 않습니까? (…) 뒷감당이 되시겠습니까?”(천하람 국민의힘 혁신위원, 28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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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으로 들린다 61.2%, “날리면”은 26.9%

국민 여론도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의 대응 태도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조원씨앤아이가 지난 24~26일 전국 성인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비속어 논란에 관한 윤 대통령의 사과 필요 여부를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이 직접 사과해야 한다’(70.8%,)가 ‘불필요하다’(27.9%)보다 압도적으로 나타났습니다.(스트레이트뉴스 의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또 넥스트위크리서치가 지난 26~27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윤 대통령의 논란 발언이 “바이든”이라고 들린다는 응답(61.2%)이 “날리면”으로 들린다는 비율(26.9%)의 두배가 넘었습니다.(KBC광주방송과 UPI뉴스 의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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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선 윤 대통령 국정지지율이 취임후 최저치(24%)로 추락했습니다. 영국·북미 순방이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응답도 과반(54%, ‘도움되지 않았다’는 33%)을 차지했습니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이상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여권의 프레임이 먹히지 않고 있음을 말해줍니다.

김은혜 ‘15시간 만의 해명’ 전말

여권의 프레임 전환 공세가 통하지 않는 건 무엇 때문일까요.

첫째, 대통령실의 대응이 너무도 부실하기 때문일 겁니다. 발단부터 지금까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행태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시간대별로 짚어보겠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주최한 ‘글로벌 펀드 회의’에 참석한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이 나온 건 한국시각으로 22일 오전 6시10분입니다. 48초 환담 뒤 퇴장하면서 문제의 발언을 했죠.

이 행사 촬영 원본이 지상파와 종편 등 12개 방송사에 송출된 시각은 6시28분, 이 때까지는 현장 촬영 기자들도 윤 대통령의 문제 발언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이 행사가 총 1시간 정도 분량이었기 때문에 7시 반쯤에 송출이 완료가 됐습니다.”(조태흠 KBS 기자(당시 순방 취재단), 27일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이어 7시40분에서 8시 사이에는 순방 기자단이 비속어를 확인합니다. 애초 순방 기자단은 회담이 예정됐던 한미 정상 만남이 왜 이렇게 짧은지 의아해하다가 또 다른 만남이 있는 건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영상을 돌려보던 중에 문제의 발언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당시에 풀로 대표로 갔던 기자가 한 얘기가 (한·미 정상이) 굉장히 짧은 시간 만났다라고 얘기를 했거든요. 그래서 대통령실에 물어보니까 ‘한 2분 정도 만났다’, 그런데 2분이라는 것도 정상회담이라고 하기에는 좀 이해하기 어려운, 회담이 아니죠. 그래서 저희가 핸드폰에 스톱워치까지 켜놓고 시간을 재봤죠. 그랬더니 48초가 나오더라고요. 아니 도대체 그러면 이 영상이 안 담긴 앞이나 뒤에 따로 만난 게 있느냐 이런 거를 그래서 영상을 살펴보기 시작했죠. 앞이나 뒤도 그러다가 뒤에 (회의장을) 나오면서 한 문제의 발언이 있는 걸 알게 된 겁니다. 한국 시간으로 오전 8시 전후…”

“이 단어가 뭐냐고 서로 각자 얘기를 하다가 바이든으로 들린다라는 얘기가 있었고. (…) 이제 서울에다가 그냥 ‘이런 발언이 있었고 욕설 섞인 발언이 있었고 바이든으로 해석이 됩니다’라고 해서 보고만 했고요.”

“그 현장에 대통령실 관계자도 있었거든요. 그래서 이게 바이든이 맞냐, 대통령실의 공식 입장을 대통령한테 확인해서 빨리 달라라고 했더니 좀 기다려 달라…”

(-공식 입장은 그 뒤에 한참 뒤에 나온 거고요?)

“그렇죠. 공식 입장은 15시간이나 걸렸으니까.”(조태흠 KBS 기자(당시 순방 취재단), 27일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8시 쯤엔 뉴욕에 있던 순방 기자단 전체가 바이든과 욕설이 담긴 영상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각자 한국 본사에 보고까지 마쳤다는 겁니다. 또 대통령실에 공식 확인을 요청한 거고요.

그런데 대통령실은 구체적인 발언 내용을 확인해주지는 않고, 오히려 기자단 간사를 통해 ‘공식 석상이 아니었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데다 외교상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보도 자제를 요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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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가, 대통령실 쪽에서 이거를 외교 사안일 수도 있으니 사실관계가 확인될 때까지 보도를 자제해줬으면 좋겠다라는 취지로 요청을 했었나봐요. 그런데 간사는 거절을 했는데 일단은 의견 수렴이라도 해달라라고 해서 저희들 단체 대화방에 공지가 있었고요.”(조태흠 KBS 기자(당시 순방 취재단), 27일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KBS·SBS도 자체 확인·판단해 ‘바이든’ 자막

그 사이에 영상을 송출받은 국내 방송사들도 관련 발언을 확인하는 작업을 거쳐 보도에 나섭니다. 엠비시가 9시39분에 가장 먼저 ‘바이든’ 자막을 달아 보도했고, KBS, SBS는 물론 TV조선 같은 종편들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바이든’ 자막을 달아 보도에 나섰습니다. 발언 영상을 당일 보도한 언론사는 148개에 이르렀고, ‘이XX’‘바이든’ 등 자막은 모두 동일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에선 엠비시 최초 보도가 ‘날리면’을 ‘바이든’으로 들리게끔 각인 효과를 줬다며 MBC의 책임을 주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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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윤 대통령의 예산을 ‘날리면’이라는 발언을 ‘바이든’이라고 악의적으로 자막으로 처리했다.”(박성중 국민의힘 의원, 26일 국민의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 기자회견)


그러나, MBC 뿐 아니라 종편까지 포함한 모든 방송사가 자체 판단과 확인을 거쳐 ‘바이든’ 자막을 달았다는 점에서 ‘엠비시 때문에 날리면이 바이든이 됐다’는 주장은 성립될 수 없습니다.

주영진: “아까 표현한 것 중에 저희가 (MBC를) 따라갔다는 표현을 했는데.”

김정재 의원: “확인을 하셨느냐?”

주영진: “(SBS) 나름대로 확인해서 메인 뉴스에 나간 거죠.”(주영진 앵커, 26일 SBS ‘주영진의 뉴스 브리핑’)


“이 영상을 서울에 편집 장비들이 있지 않습니까. 소음을 제거하고 좀 더 목소리를 선명하게 하고 속도를 조절해가면서 발언이 뭔지 확인하는 작업을 거치고 있더라고요. 그 작업을 거친 뒤에도 이제 여러 사람이 들어봤을 때 바이든으로 해석된다는 결론을 내려서 KBS는 11시 반쯤에 영상을 올렸습니다.”(조태흠 KBS 기자(당시 순방 취재단), 27일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대통령실, 중간 해명 기회 모두 날려

모든 언론사들이 ‘바이든’으로 자막을 단 데는 영상에 대한 기술적 확인 과정을 거친 것과 함께 대통령실의 어이없는 대응 태도도 근거가 됐습니다. 첫째, 오전엔 ‘외교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대통령실 관계자 발언이 있었습니다. 대부분 언론은 대통령실이 ‘외교 부담’을 언급한 건 윤 대통령의 발언 대상이 국내가 아니라 외교 대상국이기 때문이라고 받아들였습니다. 둘째, 오후 1시엔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한미정상 만남에 대해 브리핑을 했습니다. 그는 이 발언에 대한 기자들 질문에 “사적인 발언일 뿐”이라고 답을 했습니다. 이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의 문제 발언이 나올 때 바로 옆에 있었던 사람 중의 한 명입니다. 만약에 윤 대통령 발언이 바이든이 아니었다면 바로 해명을 하고 바로잡았어야 하고, 실제 바로잡을 수 있었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사적인 발언”이니 문제삼지 말아달라는 투로 얘기하는 데 그친 겁니다.

“거기서 ‘사적 발언일 뿐이다’라고 얘기를 했잖아요. 다들 그렇다면 이게 바이든을 지칭한 거라는 것을 인정하고 그걸 전제로 얘기하는 거구나라고 생각을 한 거죠. (…) 그래서 당연히 이제 바이든이라는 부분도 대통령실이 인정을 했다라고 현장에서는 모두 다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조태흠 KBS 기자(당시 순방 취재단), 27일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해명할 수 있는 기회를 모두 날려놓고, 대통령실은 발언 15시간 만인 22일 밤 11시에야 공식 해명에 나섰습니다.

“국회에서 승인 안 해 주고 ‘날리면’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대통령의 외교 활동을 왜곡하고 거짓으로 동맹을 이간하는 것이야말로 국익 자해 행위입니다.”(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 22일)


어처구니 없습니다. 그 많은 시간을 뭐하다가 그제서야 해명을 내놓은 것일까요. 이미 대통령실은 ‘외교 부담’이 될 발언이라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곧바로 대통령과 그 말을 들은 사람들에게 발언 진위를 확인해서 신속히 대처하는 게 상식입니다. 여권 일부에선 순방 중일 때는 홍보 담당 참모와 대통령 간 연락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고 늑장 해명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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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외교 행사를 같이 실무를 하다 보면 대통령과 그렇게 연락이 안되는 경우도 있어요. 저도 그런 비슷한 경험을 했는데요.”(김행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27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의문의 ‘11시간 공백’ 무슨 일이

김 비대위원은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한 바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다자외교 행사가 한창 진행되는 상황에선 홍보수석이나 대변인과 대통령 간 바로 연결이 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 그러나 정도 문제입니다. 15시간이나 걸린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더구나 이날 윤 대통령 일정은 한국시각 오전 9시(뉴욕 시각 저녁 8시)에 열린 마이클 블룸버그 유엔 기후행동특사 초청 만찬이 마지막이었습니다. 만찬이 길어졌다고 해도 한국시각 낮 12시를 전후해선 윤 대통령 공식 일정은 모두 끝났다고 봐야 합니다. 그 시각이면 윤 대통령은 숙소로 돌아와 휴식을 취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 이 행사를 수행했던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국 시각 오후 1시께 순방 기자단을 대상으로 이날 대통령이 수행한 일정에 대한 브리핑을 했습니다. “사적인 발언일 뿐”이라는 해명같지 않은 해명이 나온 자리입니다. 당연히 그 전에 윤 대통령도 행사를 마쳤다는 얘깁니다. 연락을 못할 이유가 전혀 없는 겁니다.

아니 이미 온 나라 뉴스가 대통령 발언으로 도배가 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만찬 중에라도 쪽지를 넣어서라도 대처에 나서야 정상입니다. 일정이 끝난 상황이라면, 즉시 보고하고 발언을 확인하고 대응을 논의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뉴욕 시각으로 그 다음 날 아침 10시, 한국 시각으론 밤 11시가 돼서야 김은혜 홍보수석의 공식 해명이 나온 겁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선 윤 대통령이 직접 보고를 받기 어려운 상태였던 건 아닌지 의문을 제기합니다. 가령 쌓인 시차 등으로 깊이 잠든 상황이어서, 감히 깨울 생각을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윤 대통령이 애주가로 유명하다는 점도 한 구석에 걸립니다. 최근 윤 대통령이 비속어 논란이 벌어진 뒤 뉴욕 현지에서 참모들에게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말한 적은 없다”면서도 “‘이 xx’ 발언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국민일보>가 여권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는데요. 사실이라면, 자신의 발언을 다 기억하지 못한다는 윤 대통령의 얘기도 대통령의 당시 상태와 관련된 건 아닌지 궁금증이 듭니다. 다만 윤 대통령이 이런 발언을 한 게 사실이라면, 아예 중간에 아무런 보고를 못받은 건 아니었다는 근거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만약 “바이든을 말한 적이 없다”는 대통령의 해명이 있었다면, 이를 왜 바로 언론에 알리지 않고 시간을 끌었는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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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이 모든 게 추측의 영역입니다. 하지만, 대통령실이 뒤늦게 내놓은 해명의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선 이런 의문들에 대해서도 명쾌하게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지 못한다면,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라는 해명의 진실성에 대한 의혹은 계속 불거질 수밖에 없습니다.

여권, 방송 장악·지지층 결집 의도…역주행 멈춰야

프레임 전환 공세가 통하지 않는 또 하나의 이유로는 정략적 의도가 너무 날것으로 드러난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앞에서 봤듯이 여권은 148개 언론사 중 MBC만 골라 때리는 동시에 MBC와 민주당 간 이른바 ‘정언 유착’ 의혹 또한 제기했습니다. 이 막말 영상을 보도할 수 있는 엠바고 해제 시간은 아침 9시39분이었는데요.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그 6분 전에 당내 회의에서 “대통령 막말”을 비판합니다. 여권에선 이에 대해 ‘밀정’이라는 단어까지 써가며 의혹을 제기한 겁니다.

“박홍근 원내대표와 특정 기자 간 유착이 있었거나 밀정 노릇을 했다. 밀정, 광우병 의혹 등은 MBC 국감 중에 따져봐야 할 사안이고 동시에 저희는 수사를 의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김행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27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그러나 박 원내대표는 MBC를 통해 원본 영상을 사전에 입수한 게 아니라 이미 SNS 등에 올라와 있던 반디캠(원본 영상을 촬영한 영상) 버전을 본 사람으로부터 관련 내용을 보고받은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실제로 엠바고 해제 이전에 대부분의 언론사와 기자들 사이에선 관련 영상과 ‘바이든’ 등 발언 내용이 공유된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점을 무시하고 MBC만을 유출 경로로 특정하는 것은 ‘낙인찍기’에 불과합니다. MBC가 민주당과 유착해 왜곡·조작을 했다는 인상을 심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엔 두가지 정치적 계산이 담겨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첫째, ‘광우병’ 보도, 검언유착 의혹 보도, 김건희 여사 녹취 보도 등으로 여권과 불편한 긴장 관계를 이어온 MBC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나아가 확실하게 손보겠다는 언론 장악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겁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박성제 MBC 사장의 임기는 내년 2월까지입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정부가 걸끄러운 경영진은 배제하는 명분을 쌓으려는 것 아니냐는 겁니다. 둘째, 이번 사안을 진영 공방으로 몰아가야 지지층 결집을 통해 대통령 국정 지지율 추가 하락을 막을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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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다 인정하고 사과를 한다면 그나마 남아 있는 찐 지지층들마저 흔들릴까봐 이건 안 된다. 그분들이라도 결속시켜야 된다 라는 절박감에서 아마 이렇게 하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을 하는데…”(조응천 민주당 의원, 29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그러나 이런 꼼수와 억지가 통할 거라고 생각한다면, 국민을 너무 얕잡아보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순방 외교에 대한 국민들의 싸늘한 시선은 단지 윤 대통령의 욕설과 막말 때문만이 아닙니다. ‘저자세 굴욕 외교’ 논란을 자초하고도 뭐 하나 제대로 국익도 챙기지 못한 무능 외교에 더해 욕설 논란으로 마침내 국격까지 추락시킨 외교 실패 전반에 대한 책임을 묻고 있는 것입니다. 발언에 대해 깨끗이 사과하고, 치열한 성찰과 분석을 통해 무능한 외교 라인을 전면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달라는 것이 지금 윤 대통령과 여권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라 할 것입니다. 국민들의 인내심이 점점 바닥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과 여권은 더 늦기 전에 역주행 폭주를 멈추고 반성과 변화의 길로 유턴해야만 합니다. <논썰>에서 함께 계속 주시하도록 하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지금 바로 영상으로 확인하시죠.

기획·출연 손원제 논설위원 wonje@hani.co.kr

연출·편집 조소영 피디

도움 박승연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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