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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형제 리스크' 끝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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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유통]신동주 회장, 한국 롯데 상장사 지분 정리 한국 대신 일본 롯데에 집중…광윤사 지렛대로 활용 신동빈 회장의 일본 네트워크 균열 노려…기회 모색 [비즈니스워치] 정재웅 기자 polipsycho@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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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유통]은 비즈니스워치 생활경제부가 한주간 유통·식음료 업계에서 있었던 주요 이슈들을 쉽고 재미있게 정리해 드리는 콘텐츠입니다. 뉴스 뒤에 숨겨져 있는 또 다른 사건들과 미처 기사로 풀어내지 못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여러분들께 들려드릴 예정입니다. [주간유통]을 보시면 한주간 국내 유통·식음료 업계에서 벌어진 핵심 내용들을 한눈에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자 그럼 시작합니다. [편집자]

롯데를 흔들었던 '형제의 난'

롯데그룹은 꽤 오랜 기간 오너 일가의 형제간 다툼으로 곤욕을 치렀습니다. 형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간의 갈등은 시간이 갈수록 깊어졌고 이는 그룹 전체에도 영향을 줬습니다. 그동안 감춰져있던 오너 일가의 이야기들이 세상에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롯데그룹으로서는 참 난감하고 힘든 시간들이었습니다.

갈등의 핵심은 롯데그룹의 경영권입니다. 신동주 회장은 가지려 했고 신동빈 회장은 놓지 않으려 했습니다. 롯데그룹 경영권에서 멀어진 신동주 회장은 지속적으로 신동빈 회장을 공격해왔습니다. 하지만 번번이 패했습니다. 신동주 회장의 집념은 대단했습니다. 연전연패에 그만둘 법도 했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공격의 수위를 더욱 높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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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세를 뒤집을 수는 없었습니다. 신동빈 회장은 한국 롯데와 일본 롯데에서 모두 완승을 거뒀고 확고한 롯데의 1인자로 인정받았습니다. 신동주 회장이 거듭 신동빈 회장을 공격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 롯데와 일본 롯데 모두에 지분을 가지고 있어서입니다. 이를 발판 삼아 신동빈 회장을 압박해왔습니다. 그럼에도 한국과 일본 롯데의 주주들은 신동빈 회장을 선택했습니다.

신동주 회장이 강공책만 쓴 것은 아닙니다. 한때 회유책을 쓰기도 했습니다. 신동빈 회장에게 여러 차례 편지를 보냈습니다. 신동주 회장은 편지를 통해 '제안'을 하기도 했고 '초대'를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신동빈 회장은 응하지 않았습니다. 굳이 응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롯데의 '원 톱'으로서 지위를 공고히 한 만큼 신동주 회장의 전략에 대응하고 싶지 않았을 겁니다.

신동주, 한국에서 손을 떼다

오랜 기간 신동빈 회장을 공격했던 신동주 회장이 최근 종전과는 다른 액션을 취했습니다. 그동안 보유하고 있었던 한국 롯데의 지분을 전량 매각한 겁니다. 신동주 회장은 지난 26일 롯데지주 우선주 3만4962주를 시간외매매로 처분했습니다. 전체 거래 규모는 약 16억5020만원입니다. 이로써 신동주 회장의 한국 롯데 계열사 중 상장사의 보유 지분은 '0'이 됐습니다.

사실 신동주 회장은 그동안 조금씩 한국 롯데 계열사의 지분을 처분해왔습니다. 지난해 12월 롯데쇼핑 주식 19만9563주, 롯데칠성 주식 2만6020주를 전량 매각해 200억원 규모의 현금을 마련했습니다. 이어 롯데지주 보통주 93만3029주와 롯데제과 주식 7만1852주도 차례로 매각해 약 370억원을 손에 쥐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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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 SDJ 코퍼레이션 회장/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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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 회장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업계에서는 신동주 회장이 이제 한국 롯데에 대한 미련은 버린 것이 어니겠느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물론 신동주 회장이 여전히 보유하고 있는 한국 롯데 계열사 지분도 있습니다. 신동주 회장은 롯데건설(0.38%)과 롯데캐피탈(0.53%)의 지분은 아직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비상장사인데다, 그룹 지배 구조에 변화를 줄만한 계열사는 아닙니다.

업계에서는 무엇보다도 신동주 회장이 롯데지주의 지분을 전량 매각한 것을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롯데지주는 한국 롯데의 지배구조상 최정점에 있는 컨트롤 타워입니다. 따라서 신동주 회장이 이 지분을 전량 매각한 것은 한국 롯데에 더 이상 영향력을 행사할 발판이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신동주 회장이 한국 롯데에서 손을 떼겠다는 의미라는 이야기입니다.

일본을 택한 이유

하지만 여전히 불씨는 남아있습니다. 신동주 회장이 한국 롯데에서는 철수했지만 일본 롯데에서는 여전히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 신동주 회장은 신동빈 회장에게 제안을 하나 합니다. 한국 롯데는 신동빈 회장이, 일본 롯데는 자신이 분리해 운영하자는 제안이었습니다. 당시 신동빈 회장이 이를 거절하면서 무산됐지만 신동주 회장의 일본 롯데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신동주 회장은 일본 광윤사의 최대주주입니다. 광윤사 지분 50.2%를 가지고 있습니다. 광윤사는 일본 롯데의 핵심인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입니다. 즉 '신동주→광윤사→롯데홀딩스'로 이어지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이 구조의 최정점에 신동주 회장이 있는 셈입니다. 문제는 롯데홀딩스가 한국 롯데 계열사들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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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으로 롯데홀딩스는 호텔롯데의 대주주입니다.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와 한국 롯데의 '교집합'입니다. 호텔롯데는 또 한국 롯데 계열사들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신동주 회장이 한국 롯데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채널이 열려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신동주 회장이 한국 롯데의 지분을 정리했다고 해도 광윤사를 통해 한국 롯데에 자신의 입김을 불어넣을 수 있는 구조인 겁니다.

호텔롯데는 현재 내부적으로 상장 준비가 한창입니다. 신동빈 회장이 큰 관심을 기울이는 작업입니다. 신동빈 회장의 입장에서는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과의 고리를 끊어내고 싶어 합니다. 이를 통해 신동주 회장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겠다는 생각입니다. 어떤 식으로든 신동주 회장이 롯데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 신동빈 회장의 확고한 생각입니다.

안전핀 빠질 가능성은

일각에서는 이번 신동주 회장의 한국 롯데 계열사 지분 정리를 두고 비로소 형제의 난이 끝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을 본 것에 불과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신동주 회장은 한국 대신 일본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일본 롯데에서 신동주 회장의 존재감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신동빈 회장은 신동주 회장이 최대 주주로 있는 광윤사의 지분 39.03%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신동주 회장의 지분율과는 격차가 큽니다. 그럼에도 신동빈 회장이 일본 롯데에서 지배력을 공고히 할 수 있었던 데에는 주변의 도움이 컸습니다. 친족들과 우호 주주들이 신동빈 회장을 지지한 덕분에 일본 롯데를 장악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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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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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 회장의 전략은 치밀해 보입니다. 일본 롯데에 집중하면서 때를 기다리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신동주 회장이 노리는 부분은 신동빈 회장과 그를 지지하는 친족 및 우호 주주들 간의 '균열'입니다. 그들의 관계에 조금이라도 균열이 생긴다면 신동주 회장은 가차 없이 그 틈을 파고들 겁니다. 그것은 곧 롯데그룹에게 있어 '제2의 형제의 난'이 발발한다는 의미입니다.

친족과 우호 주주라는 '안전핀'이 빠진다면 신동빈 회장도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습니다. 신 회장이 자주 일본을 찾아 일본 측 주주들과 소통하고 교감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어찌 됐건 신동주 회장의 한국 롯데 지분 정리는 또 다른 시작을 위한 준비로 보입니다.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했습니다. 신동빈 회장의 일본 네트워크 균열 여부가 향후 롯데그룹의 행보를 결정할 열쇠가 될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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