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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인데 모기 왜 이렇게 많나” 늦더위에 가을모기 기승···감염병도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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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모기향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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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 입이 비뚤어진다’는 처서(8월23일)가 한 달 넘게 지났지만 ‘때 아닌’ 모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여름철보다 요즘 모기가 오히려 더 극성이라는 체험담이 넘쳐날 정도다.

기후변화로 가을이 점점 늦게 시작하면서 모기 활동 기간이 길어진 영향으로 보이는데, 가을 모기가 옮기는 전염병 감염자 수도 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10월에 접어들었는데도 모기 때문에 밤잠을 설친다는 이들은 여전히 많다. 직장인 양모씨(42)는 “새벽마다 모기를 잡는 게 일”이라며 “잠을 여러 번 깬 날에는 아침까지 피곤하다”고 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잡아도 잡아도 모기가 나온다” “제사 때문에 시골에 내려갔는데 모기에 엄청 물렸다” “오늘 밤에만 방에서 모기 4마리를 봤다” 등 때늦은 ‘모기 피해 경험담’이 한창이다.

농촌에서는 더욱 심하다. 전북 지역에서 농업을 하는 A씨는 “밭일을 나갈 때 모기 스프레이가 필수품”이라며 “모기가 쉬지 않고 달라붙는다”고 했다.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방충망 빈틈을 메울 수 있는 ‘방충망 스티커 테이프’나 아기들을 위한 접이식 모기장 텐트, 유모차에 씌울 수 있는 모기장 덮개, 목걸이형 모기퇴치기, 감전식 모기퇴치기 등 모기를 쫓아낼 수 있는 물품 거래가 성행하고 있다. 동네 기반 커뮤니티에는 “아이들 모기 퇴치용품은 어떤 것을 써야 하는지” “아파트 마지막 소독일자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문의하거나 “모기향을 종류별로 5개 사놓고 방마다 켜놓고 잔다”는 ‘생활팁’을 공유하는 글들이 자주 올라오고 있다.

서울시 디지털모기측정기(DMS)에 따르면 8월의 하루 평균 모기 수는 1796마리였지만 9월에는 2256마리(1~24일)로 오히려 25%가량 늘었다. 2일 현재 서울시 모기 발생 예보 시스템은 모기발생단계를 ‘주의’에 해당하는 3단계로, 모기활동지수를 53.4로 안내하고 있다. 모기활동지수는 지난달 26일 47.4였는데 29일 53.9까지 오른 후 계속해서 50을 웃도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모기는 기온이 27도 정도일 때 활동이 가장 활발한데, 기후 변화로 가을까지 더위가 이어지면서 2018년부터는 국내 모기 활동지수가 여름에 비해 가을에서 더 높게 관측되고 있다. 서울시 DMS에 따르면 9월에 채집된 모기 수는 2018년 6만7379마리, 2019년 8만3274마리, 2020년 9만5170마리, 2021년 9만542마리로 매년 증가 추세다.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는 “우리나라가 아열대 기후에 가까워져 모기 서식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며 “아침 저녁으로 기온이 내려가면 모기들이 상대적으로 따뜻한 집에 침입해 흡혈하고 알을 낳으려 하기 때문에 가을 모기가 더 극성으로 느껴지는 것”이라고 했다.

강원도에서는 최근 도내에서 채집한 모기에서 일본뇌염바이러스와 말라리아 원충이 확인됐다. 말라리아는 연간 발생 환자 수가 줄어드는 추세였지만, 올해는 9월까지 집계로도 이미 지난해 감염자 수를 넘어섰다. 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라리아 환자는 총 294명이었는데, 올해 9월까지 344명이 발생했다.

유경선 기자 lights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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