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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에너지에 발목잡힌 무역수지…경제 체질 바꿔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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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수지 적자가 6개월 연속 이어지며 올해 누적 300억 달러에 육박했다. 9월 들어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2.8% 늘어나는데 그쳤지만 수입이 18.6%나 증가, 적자폭이 37억 7000만달러에 달했다. 무역수지가 6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이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전체 무역적자는 환란 직전인 1996년(206억 2000만달러)의 두 배를 훌쩍 넘는 480억 달러로 역대 최대폭에 이를 전망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와 같은 수출중심의 경제는 통화 가치가 떨어지면 수출전선에서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무역수지가 호전되게 마련이다. 하지만 지금은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선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도 무역역조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반도체 수출이 2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주력 품목의 수출 부진 탓도 있지만 더욱 심각한 문제는 에너지 수입의 폭증 때문이다. 9월 들어 원유·가스·석탄 등 3대 에너지원의 수입액은 전년에 비해 81%나 급증, 무역수지 적자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물론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무역적자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다른 선진국에서도 나타나는 일반적 현상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정책실패가 이어지며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비정상적으로 전기·가스요금을 억누르고 유류세 인하로 유류 가격을 끌어내리는 등 에너지 절약에 역행하는 정책을 남발하면서 에너지 위기 불감증을 키웠기 때문이다. 가계·기업 모두 에너지 절약과 효율화를 위한 노력을 등한시하면서 나라 전체가 에너지 과소비·저효율 사회로 변한 건 이 런 이유에서다.

정부는 전기·가스료 인상에 이어 ‘에너지 10% 절약운동’을 벌이겠다고 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 폭등 7개월이 넘도록 별다른 억제책을 내놓지 않다가 이제 와서 뒷북대응이다. 지금의 위기는 대외 요인 탓이 크지만 정부의 안이한 대처가 불을 질렀다는 점은 자명하다. 만시지탄이지만 이참에 사회 전반에 절약문화를 확산하고 에너지 저소비·고효율 구조로 경제체질을 전환해야 한다. 전 국민이 허리띠를 졸라매 에너지 수입을 줄이는 일은 무역수지 개선과 외환시장 안정의 기반이 되고 궁극적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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