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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연쇄 도발… 美 전략자산 추가 투입·한일 지소미아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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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강’ 대치 격화로 한반도 긴장고조

北, 한·미 ‘맞춤형 도발’…7차 핵실험 위한 수순밟기 해석도

한·미·일 3각 공조 강화 속 한·일 ‘지소미아’ 정상화 나서나

북한이 6일 또 무력도발에 나섰다. 최근 12일 사이 6번째로 이틀에 한 번 꼴이다. 특히 북한은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에도 탄도미사일을 쏘며 개의치 않는 모습을 연이어 보여주고 있다. 북한이 제7차 핵실험을 감행하기 위해 한·미를 겨냥한 ‘맞춤형’ 도발 수순을 밟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한·미 당국의 향후 대응 전략이 주목된다.

세계일보

북한의 ‘KN-23’ 단거리 탄도 미사일이 화염을 뿜으며 수직으로 발사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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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출범후 10번째 도발 나선 北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6시1분쯤부터 6시23분쯤까지 북한 평양 삼석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첫 번째 미사일은 비행거리 350여㎞, 고도 80여㎞, 속도 약 마하 5(음속 5배)였고 두번째는 비행거리 800여㎞, 고도 60여㎞, 속도 약 마하 6으로 탐지됐다. 비행 궤적상 각각 초대형 방사포(KN-25), 두 번째는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탄도미사일로 추정된다.

북한은 평양에서 미사일을 쏠 경우, 미사일 발사 장소로 주로 순안비행장이 언급됐는데 삼석 일대라는 지명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석구역은 평양 중심부인 대성구역의 동북쪽에 있고 대동강 서안에 위치했다. 북한은 발사한 미사일 종류와 장소로 볼 때 다종의 미사일을 익숙하지 않은 장소에서 발사함으로써 유사시 전장에서의 미사일 섞어 쏘기를 시험하고 요격망을 무력화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대통령실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해 합참으로부터 상황을 보고받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군 당국은 감시·경계를 강화하고 한·미 공조로 긴밀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올해 들어 탄도미사일을 22차례, 순항미사일을 2차례 발사했다.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미사일 발사로만 보면 10번째다. 최근 12일 사이에만 6번 미사일을 발사했다. 특히 지난 4일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화성-12형으로 추정되는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태평양으로 발사한 데 이어 이틀 만에 다시 탄도미사일을 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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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동해 공해상에 재진입한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호(CVN-76) 모습. 합동참모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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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핵항모 전개→北 중거리탄도탄 발사→항모 재전개→탄도미사일 또 발사

북한은 IRBM 발사로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CVN-76)가 전날 한반도 수역에 재출동하자, 이에 반발해 추가 미사일도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새벽 공보문을 통해 “미국이 조선반도(한반도) 수역에 항공모함타격집단(강습단)을 다시 끌어들여 조선반도와 주변지역의 정세안정에 엄중한 위협을 조성하고 있는데 대하여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한·미 및 한·미·일 연합훈련을 마치고 동해를 떠났던 레이건호는 북한의 IRBM 발사에 대한 대응 조치로 전날 다시 동해 공해상으로 출동해 이날 한·미·일 연합훈련에 참여한다. 한·미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는 북한 탄도미사일 대응을 위해 가상의 탄도미사일을 모의로 추적·탐지하는 미사일 경보훈련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극히 이례적인 레이건호의 동해 재진입과 연속된 한·미·일 연합훈련은 북한의 연쇄도발로 인한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 긴장 고조에 따라 미측 전략자산 전개와 3국 공조를 강화하려는 의미로 풀이된다. 10만3000t급의 레이건호는 2003년 취역해 F/A-18 슈퍼호넷 전투기, E-2D 호크아이 조기경보기,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를 비롯한 각종 항공기 약 90대를 탑재하고 승조원 약 5000명이 탑승해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린다.

또한 이번 북한의 도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한국시간으로 이날 새벽 북한의 IRBM 발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공개 브리핑을 개최한 데 대한 반발 성격으로도 풀이된다. 한국 정부도 이해당사국으로 참석한 이 회의는 결론 없이 종료됐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미국 주도의 유엔 안보리 상정을 규탄함으로써 작금의 한반도 정세 격화에 대한 책임을 미국에게 전가한 것”이라며 “레이건호의 한반도 재전개를 주시하겠다고 한 것은 계속해서 맞대응 미사일을 발사하겠다는 예고성 경고가 내포돼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당분간 (북한의) 도발과 (한·미) 억제의 악순환 속에서 한반도 문제의 국제화가 예상된다”며 “결과는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 한반도 긴장고조, 한·미·일 대 북·중·러 신냉전 구도 형성 등이 예측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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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5월 25일 폭파 전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소재 핵실험 관리 지휘소의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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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연쇄도발…제7차 핵실험 명분쌓기?

북한의 연쇄도발과 한·미의 ‘팃 포 탯’(tit for tat·맞받아치기) 전략이 맞서는 가운데, 북한이 7차 핵실험으로 가는 수순을 밟기 위해 명분을 쌓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미국의소리(VOA) 방송에서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가 단계적으로 증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향해 가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전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이 “제7차 핵실험으로의 가능성을 높여가기 위한 단계별 시나리오를 밟아가는 게 아닌가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오는 16일 중국 공산당 제20차 당대회 이후부터 11월7일 미국 중간선거 사이에 7차 핵실험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상황이다.

북한의 도발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한·미·일의 대응도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한·일 간 ‘군사 밀월’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후로 예정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도발과 관련한 안보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했다.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기시다 총리와 통화에서 다뤄질 주요 안건과 관련해 “그저께 일본 열도를 지나간 IRBM 때문에 일본이 아주 난리가 난 모양인데, 안보 현안에 대한 얘기가 있지 않겠나 예상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안보 현안’으로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의 정상화가 첫 손가락에 꼽힌다. 이 때문에 양국 간 군사협력을 재개하기 위한 움직임이 급물살을 탈 지 관심이 집중된다. 지소미아는 2016년 11월 당시 박근혜정부가 체결한 것으로, 한·일이 북한 군과 사회 동향, 핵·미사일 정보 등을 공유하기 위한 군사협정이다. 하지만 2019년 문재인정부의 ‘위안부 합의’의 사실상 파기와 일본의 수출규제 등의 여파로 폐기 직전까지 갔다가 미국의 중재로 ‘조건부 유예’ 하면서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이 레이건호 외에 전략자산인 B-1B ‘랜서’ 전략폭격기 등을 한반도로 추가 전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한국과 미국, 또는 한·미가 하는 대북 군사적 행동에 대해 북한이 비례적으로 맞춤형 대응 패턴을 보이고 있다”며 “계획된 도발 수위 상승보다는 한·미 (군사)행동으로부터 명분을 찾는 맞춤형 대응을 하고 있다”고 봤다. 이어 “(북한이 추가 도발에 나설 경우) 미국이 B-1B, B-21, B-52 등을 출격시켜 북한 영공 인근으로 접근하는 강수를 둘 수 있다”며 “북한의 현 대응을 ‘일방적 강압’보다는 한·미에 대한 맞춤형 대응으로 본다면, 일단 최대한 위기 수준을 높이기보다는 신중하게 진정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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