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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뻘짓거리… 고의로 근무이탈” 서해 공무원 두번 죽인 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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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주철현 의원 ‘2차 가해’ 논란 확산

與·유족 “고인 모독하는 망발”

野, 해수부 국감서 몰아붙여 “실족사 했다는 증거가 있냐”

감사원이 ‘文 서면조사’ 나서자 결국 ‘월북’ 주장 다시 꺼내든 셈

조선일보

주철현 의원


더불어민주당 주철현 의원이 6일 해양수산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2020년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살해당한 해수부 공무원 이대준씨 사건을 ‘뻘짓거리’에 비유해 논란이 됐다. 국민의힘과 이씨 유족은 “고인을 모독하는 망발”이라고 반발했다.

주 의원의 발언은 지난 9월 22일 이씨의 장례를 해양수산부장(葬)으로 치른 게 적절하냐는 공방 중에 나왔다. 국민의힘은 이씨의 직무 수행 중 사건이 발생한 만큼 ‘공무 중 사망’을 인정해야 한다고 했고, 민주당은 이씨가 배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근무지를 이탈해 생긴 사건이라며 공상(公傷) 인정은 부적절하다고 했다. 주 의원은 “여러 정황에 의하면 고의에 의한 근무지 이탈이 분명하다”며 “(공상을 인정하자는 것은) 마치 공무원이 직장에서 근무하다가 근무 시간 중에 도망쳐 나와서 다른 데서 뻘짓거리하다가 사고 당해 죽은 경우도 똑같이 공상으로 인정하자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주 의원은 발언 직후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이 “방금 뻘짓거리 발언은 정정해야 한다”고 지적하자 “고인이 뻘짓거리를 했다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일반적으로 공무원이 근무 중 이탈해서 다른 짓 하다가 사고 당하는 경우는 공무 수행 중 사고가 아니지 않으냐”고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해수부가 이씨 장례를 해수부장으로 치른 게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는 2020년 사건 당시 ‘도박 빚 등에 몰려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발표했는데, 해수부가 이씨가 실족사(死)했을 가능성도 고려해 해수부장으로 한 건 잘못이라는 것이다.

주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조승환 해수부 장관을 상대로 “이씨가 실족사했다는 증거가 있냐”면서 “실족사가 아니라 고의로 이탈했다면 (해수부장) 대상자가 되느냐, 안 되느냐”고 물었다. 주 의원은 “어떻게 구명조끼 입고 실족사를 할 수가 있느냐. 말도 안 된다”고도 했다. 같은 당 윤재갑 의원도 “100번 양보해서 사고로 실족했다고 해도, 자신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는지를 아는 게 상식”이라며 “어떻게 북한 해역까지 가느냐”고 했다. 윤 의원은 조 장관에게 “대통령실에서 해수부장으로 하라는 지시나 압력이 있었느냐”고 묻기도 했다. 조 장관은 “전혀 없었다. 자체 판단이었다”고 답했다.

조선일보

공무원 유족, 노영민·이인영 등 고소 - 서해에서 표류하다 북한군 총격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의 형 이래진(왼쪽)씨와 김기윤 변호사가 6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 이인영 전 통일부 장관 등을 직권남용과 허위 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로 고소하기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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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원들은 그러면서도 “이씨가 월북했다고 말한 적 없다”고 했다. 이씨 사건을 월북이라 단정해 말했을 때 생길 수 있는 정치적 논란을 피한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 사건이 처음 발생했을 때부터 “월북은 반(反)국가 중대 범죄”라며 사실상 이씨가 월북하려다 피격된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검찰이 이 사건 수사에 나서고, 최근 감사원이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서면 조사에 나서자 “월북 정황이 뚜렷한데, 이걸 ‘월북 공작’으로 몰아가는 정치 공세를 한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이 민주당 주장을 ‘월북 몰이’로 비판하자, 이걸 다시 ‘월북 공작’이라 한 것이다.

이날 조승환 장관은 “이씨가 해수부 직원이었고 근무 중 실종된 사건”이라며 “그것만으로 충분히 명예 회복이 진행되는 게 합당하다”고 했다.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은 “확실한 증거도 없는데 월북이라 단정하는 것은 2차, 3차 가해”라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민주당이 결국 말하고 싶은 건 ‘이씨는 월북했으니 공상이 아니다’라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김미애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결코 해서는 안 될 모욕적 발언으로 가족 잃은 유족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고 했다.

이씨의 친형 이래진씨는 이날 본지 통화와 페이스북에서 “국회의원 면책특권 뒤에 숨어 고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2020년 9월 21일 이후 (동생이) 북측 NLL 수역에서 발견되었다는 인지를 했으면 즉각 조치를 해야 하는데 당신들은 무엇을 했느냐”고 했다. 그는 “민주당 정부에서 발생한 비극인데 이제 야당 됐다고 너무 쉽게 망발을 한다”며 “지난 정부 동안 ‘월북이 맞는다, 확실하다’ 해놓고 이제 와서 불분명한 것처럼 하는 태도 변화에 대해 명확한 해명과 사과를 해야 한다”고도 했다.

[박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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