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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구슬 위험구간, 빨간불도 무시하라” 시속 80㎞로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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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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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하나에서 서른둘. 이후 신호부터는 적신호도 정차 없이 통과합니다.”

“예투.”

지난 26일 오전 2시30분쯤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 삼거리 인근 도로. 야심한 시각 부산신항 주 출입구를 향해 달리는 트레일러 20대를 선두에서 에스코트하던 부산 강서경찰서 소속 조봉기 경감 무전에 뒤따르던 경찰차가 일제히 답했다. ‘서른하나에서 서른둘’은 호송대 가장 앞에 있던 조 경감의 순찰차가 뒤따르는 경찰차에 내리는 지령이다. ‘예투’는 지령 등 무전을 통한 전달 사항을 수신하고 확인했다는 대답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집단 운송 거부가 3일째로 접어든 이날 경찰이 호송한 건 탄약류 등 군용 수출물자를 실은 트레일러 20대다. 화물연대 운송 방해 등을 피하기 위해 새벽 시간을 선택한 이들을 에스코트하기 위해 사하서 등 부산 지역 4개 경찰서 순찰차 5대가 투입됐다.

부산신항 주 출입구까지 거리는 약 11㎞. 화주 측 인솔 차량과 조봉기 경감 순찰차가 맨 앞에 섰다. 안전을 고려해 각 트레일러는 10m가량 거리를 두고 뒤따랐다. 트레일러 3~4대 사이마다 순찰차가 1대씩 자리했으며, 맨 뒤에서도 경찰차가 따라왔다. 운송 거부 사태가 없는 평시라면 경찰은 담당 지역에서 주말 음주단속 등에 집중하고 있을 시간이었다.

부산신항 삼거리 진입을 앞두고 시속 40~50㎞ 속도로 달리던 호송단 속도가 시속 80㎞ 가까이 올랐다. 조 경감은 이때 후속 차에 “적신호도 통과하라”는 지령을 내렸다. 이 삼거리부터 신항 주 출입구까지 약 1.2㎞ 구간은 화물연대가 지난 24일 ‘총파업 출정식’을 한 뒤 지금까지 머무르는 곳이다. 다행히 경찰 에스코트에 이들 화물차 20대는 모두 무사히 항만으로 들어섰다.

부산경찰청은 28일까지 호송 요청 12건을 받아 모두 57대의 화물차를 에스코트했다. 하지만 매번 이 같은 에스코트를 받을 수 없는 화주와 트레일러 기사는 불안감을 호소했다.

호송 현장에서 만난 트레일러 기사 A씨는 “신항 삼거리부터 항만 입구까지 구간은 가장 빨리 지나고 싶으면서도, 차에 뛰어들 듯 위협하는 조합원들로 인해 가장 힘든 곳이다. 번호판을 찍어 사후 보복할까 두렵다”고 털어놨다. 화주 측 관계자는 “새벽을 틈타 경찰 호송까지 받아가며 일을 해야 하나 싶다”고 했다.

물류 운송에 참여하는 화물차 운전자를 위협하는 사건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26일 오전 7시10분쯤엔 부산신항 삼거리 인근 도로에서 비조합원이 모는 트레일러 차량 2대의 앞유리가 깨지는 ‘쇠구슬 테러’가 발생했다. 경찰은 현장 주변 도로에서 지름 1.5㎝ 쇠구슬 2개를 찾아 정밀감식을 의뢰했다.

김민주 기자 kim.minju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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