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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의 '고딩', 축구 포기할 뻔한 조규성, 韓축구 전설이 되다[도하 SS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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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조규성이 28일 카타르 도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가나와 경기에서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킨 후 환호하고 있다. 2022. 11. 28.도하(카타르)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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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도하(카타르)=정다워기자] 한국 축구사의 전설을 쓴 주인공. 바로 조규성(24·전북 현대)이다.

축구대표팀 스트라이커 조규성은 28일 카타르 도하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나와의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에 선발 출전해 혼자 2골을 터뜨리는 맹활약을 펼쳤다. 대표팀은 2-3으로 아쉽게 패했지만 조규성은 이날 가장 화려하게 빛났다.

조규성은 0-2로 뒤진 후반 13분 이강인의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해 만회골을 넣었다. 3분 후에는 김진수의 크로스를 수비수 두 명을 뚫고 머리로 강력하게 받아 넣어 득점에 성공했다. 피지컬이좋은 가나 수비수들을 무너뜨리는 제공권 능력이 돋보였다.

한국 월드컵 역사에서 한 경기 두 골을 기록한 선수는 조규성이 처음이다. 월드컵에서 한국은 철저한 약자에 속한다. 한 경기에서 한 골을 넣기도 쉽지 않고, 한 사람이 혼자 두 골을 기록하는 것은 더 어렵다. 조규성은 한국 축구의 유일한 기록의 주인공이 되는 전설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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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성이 28일 카타르 도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가나와 경기에서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킨 후 환호하고 있다. 2022. 11. 28.도하(카타르)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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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성의 축구 인생사는 드라마 그 자체다. 2016년 원곡중을 졸업하고 안양공고에 입학하던 조규성의 키는 169㎝였다. 작고 왜소한 체구에 마른 체형이었던 조규성은 축구선수가 되기엔 피지컬이 너무 약해 보였다.

지난 25일 카타르 도하 현지에서 본지와 만난 조규성 부친 조채환씨는 “학교를 빨리 들어가 그런지 늘 버거워 보였다. 전반전을 뛰면 교체를 걱정해 감독 눈치를 보기 바쁠 정도로 소심했다. 너무 작아 이 아이가 축구선수가 될까 걱정도 많이 했다”라고 털어놨다. 스스로 축구를 포기할 생각을 한 적도 있다. 조씨는 “어느날 학교에 갔더니 선생님께서 ‘한 선수가 축구를 그만두려고 한다’라고 말하더라. 이름은 말하지 않았는데 아들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너무 마음이 아팠던 기억이 난다”라고 회상했다.

그랬던 조규성은 고1 말부터 ‘폭풍 성장’하기 시작했다. 이유는 있다. 바로 모친 정은수씨 덕분이다. 정씨는 실업 무대에서 뛴 배구선수 출신이다. 키 176㎝로 현역 시절에는 아웃사이드히터로 뛰었다. 허리부상으로 인해 일찍 운동을 접은 어머니의 DNA가 조규성에게 담겨있던 것이다. 정씨는 “걱정했던 키가 갑자기 크기 시작하더니 무섭게 성장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가 되니 180㎝대 중반까지 자랐다”라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조규성의 성장은 멈추지 않았고 189㎝까지 자랐다.

유전자가 전부는 아니다. 조규성은 지독한 운동 ‘중독자’다. 대학 시절 미드필더에서 공격수로 포지션을 바꾼 후 피나는 노력으로 스트라이커의 본색을 확보했다. 2021년 김천 상무에 입대한 후로는 흔히 말하는 ‘벌크업’을 해 몸을 키웠다. 조씨는 “아무래도 전북에 입단해 K리그1 무대를 겪은 이후 규성이가 한계를 느낀 것 같다. 군입대를 선택한 것도 온전히 아들의 결정이었다. 그렇게 군에 가더니 운동을 많이 해 아주 건장한 선수가 됐다”라고 말했다. 정씨는 “제가 봐도 정말 성실한 연습벌레다. 휴가를 받아 집에 오면 그 잠시를 쉬지 않고 뒷산에 올라가 운동을 한다. 저렇게 성실해서 불과 1년 만에 국가대표에서 득점왕, 월드컵 대표가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노력의 결과가 바로 K리그1득점왕과 월드컵 한 경기 두 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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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성 아버지 조채환씨와 어머니 정은수씨가 25일 카타르 도하 한 호텔에서 본지와 만나 인터뷰한 후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도하 | 정다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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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성 가족사진.제공 | 조규성 부친 조채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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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우루과이전을 통해 조규성은 소위 말하는 ‘떡상’을 했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실력보다는 수려한 외모로 화제를 끈 게 사실이다. 이로 인해 조규성 부모는 “얼굴로 떴으니 이제는 골로, 축구 실력으로 떴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이야기했는데 불과 며칠 만에 현실이 됐다.

조규성은 월드컵 단 두 경기 만에 외모도, 실력도 뛰어나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했다. 그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대회 전 2만여명에서 2차전 후 120만명까지 폭증했다. 손흥민 다음으로 많은 숫치로 말 그대로 폭발적인 인기다. 영화 시나리오도 이렇게 쓰며 욕 먹는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영화 같은 그의 축구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대표팀은 1무1패로 탈락 위기에 놓여지만 조규성은 “포기하지 않았다”라며 포르투갈과의 3차전서 반전을 만들겠다고 했다. 이번 대회가 전부는 아니다. 조규성은 1998년생으로 아직 젊다. 월드컵 전부터 그는 유럽 복수 구단으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이 정도의 활약이라면 그를 보며 군침을 흘릴 팀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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