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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 고령산모 점점 느는데…'안전 출산' 위한 대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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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평균 출산연령 33.4세…10년 전보다 2살 올라

'3명 중 1명' 이상은 35세 이상…40세 이상도 5.7%

고위험군 산모 늘며 조산·저체중아 출산, 다태아 비중↑

조기진통 등 고위험 질환 증가…모성사망 OECD 평균 상회

'분만 인프라'는 붕괴 수준…아이 받을 분만실 없는 시군구도

"불가항력적 의료사고는 국가 보상" "분만 수가연동제 도입"

"임신·출산정책 뿔뿔이 흩어져 효과↓…통합 거버넌스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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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분기 합계출산율(가임기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이 0.79명으로 곤두박질친 가운데 여성들의 출산 시기는 점차 늦어지고 있다. 의학적으로 '고령 임신'에 해당되는 만 35세 이상 산모가 늘면서, 전체 신생아는 주는 반면 고위험 산모는 반비례해 늘고 있다.

30일 통계청의 '2021 출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태어난 아이는 26만 600명으로 재작년 대비 4.3%(1만 1800명) 감소했다. 출생통계를 작성한 1970년 이래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산모의 평균 출산연령은 33.4세로 1년 전보다 0.2세 올랐다. '30대 초반'이 보편적이었던 10년 전(2011·31.4세)에 비해 2살 높아졌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합계출산율이 1.59명, 첫째아 출산연령이 29.4세란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대조적인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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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2001~2021년 모(母)의 평균 출산연령. 2011, 2020, 2021년 모의 연령별 출생아 비중. 통계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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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군 범주에 들어가는 고령 산모도 눈에 띄게 늘었다. 35세 이상 산모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0%로 1년 새 1.2%p 증가했다. 10년 전(18.1%)과 비교하면 거의 2배에 가깝다.

최다 연령대는 30대(73.6%)지만, 40세 이상 산모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기준 5.7%로 24세 이하 산모(3.1%)보다 2%p 이상 많았다. 10년 동안 2배 넘게 오른 결과다. 저출생 심화 속에 산모의 고령화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이들의 '안전 분만'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고위험 임신의 증가는 태아 이전에 산모의 건강권을 위협한다. 대한산부인과학회에 따르면, △조기 진통 △조기 양막 파열 △분만 후 출혈 △전치 태반 △임신중독증 등 '고위험 임신 8대 질환'으로 입원한 임산부는 지난 2009년 2만 7223명에서 2019년 7만 895명으로 급증했다.

이는 자연히 '모성 사망'과도 연결된다. 2020년 기준 국내 임신·출산 합병증 등으로 숨진 모성 사망비는 출생아 10만 명당 11.8명으로 OECD 가입국 평균(8.9명)보다 상당히 높다. 오늘날에도 여성이 아이를 갖거나 낳다가 사망하는 일이 꼭 '이례적'인 사건이 아닐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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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母)의 연령별 다태아 비중 추이(2011, 2021). 통계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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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임신은 조산·저체중아 또는 기형아 출산 등의 위험도 높인다. 난임으로 인한 인공수정, 시험관 시술이 늘면서 산모의 나이가 많을수록 다태아 출산도 증가하는 양상이다.

지난 2000년 3.8%에 불과했던 조산아(37주 미만 출생) 비율은 지난해 9.2%까지 올랐다. 몸무게가 2.5kg에 못 미치는 저체중아는 7.2%로 10년 전보다 1.4배 늘었다. 쌍둥이 등 다태아를 가진 엄마의 평균 연령은 34.8세로 단태아 모(母)보다 1.5세 많았다. 산모의 연령이 높아질수록 다태아 비중도 늘어 30대 후반에선 8.1%를 기록했다.

초혼과 출산이 늦어지면서 '난임 치료'가 일반화되다 보니 여성들조차 '늦어도 맘만 먹으면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인식이 퍼져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산부인과 전문의인 국립중앙의료원 최안나 중앙난임·우울증상담센터장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여성은 평생 쓸 난자를 갖고 태어난다. 그런데 35세부터는 난자 자체의 염색체 이상 비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임신도 잘 안 되고, 되더라도 염색체 이상 가능성이 높아지니 자연유산이 많이 된다"며 "태아의 다운증후군 위험도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권 등에선 의료환경이 좋아졌으니 고위험 임신 (연령)기준을 바꿔야 하지 않냐는 말씀도 하시는데, 노화의 법칙을 역행하겠다는 것"이라며 "시기를 놓친 분들은 어쩔 수 없이 그 상황에서 의료시스템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가임력이 좋은 20대에 아이를 낳기 어려운 사회경제적 현실이 문제임을 인지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아이를 낳겠다는 사람도 적지만, 어렵게 임신이 되더라도 순산으로 이어지기는 더 까다로워졌다.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저출생은 '분만 인프라'를 한껏 좁혀 놨다. 산달이 임박한 가운데 집 근처에 산부인과가 하나도 없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이다. 2020년 12월 기준 국내 250개 시·군·구 중 산부인과 의료기관이 없는 지역은 23곳, 산부인과가 있어도 아기를 받을 분만실이 없는 지역은 42곳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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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따르면, 지난해 분만기관 수는 487개소로 전년 대비 6.0% 줄었다. 지속되는 감소세 속에 지역별 인프라 불균형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한 해 분만 건수가 '0'으로 인프라가 붕괴 수준인 곳들도 적지 않다. 2017년 기준 강원과 제주의 모성사망비는 각각 10만 명당 33.5명, 19.9명으로 전국 평균(7.8명)보다 4.3배, 2.6배 높았다.

2015년부터 보건복지부가 권역별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 치료센터를 지원하고는 있지만, 19곳이 주로 수도권과 대도시에 위치해 지역 임산부의 접근성은 현저히 떨어지는 상황이다. 물론 전체 개수도 모자라다. 심평원의 의료질 평가 상 2017년 고위험 임산부 입원 연인원은 22만 6224명으로 필요한 일일 병상은 620개로 추산된다. 현재 개설 병상(200개)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학계와 현장에서는 산모와 신생아 보호를 위해 고위험 임산부의 의료비를 국가가 전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산부인과학회는 올해 대선을 앞두고 제안한 정책 제안서를 통해 젊은 임산부에 대해서는 의학적 판단에 의한 제왕절개술 포함 분만 의료비의 본인 부담금 면제, 고위험 임신의 경우는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의료비를 정부가 전액 지원토록 하자고 제언했다.

임신·출산 지원은 비교적 단기적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는 정책인 만큼 임신 및 출산 중 발생한 질환에 대해서는 '암환자 지원 수준'의 의료비 지원이 필요하다고도 밝혔다.

아이를 받는 경험은 점점 적어지는데, 분만 리스크는 커지는 전문의들의 부담을 고려해 임신 관련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관해서는 국가가 전액 보상하는 '공공 지원'도 요청했다.

3년 전 산부인과학회가 전국 산부인과 의사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한 전문의 중 분만을 담당하지 않는 경우는 절반 가까운 42.4%(684명 중 290명)로 조사됐다.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고도 분만을 맡다 그만둔 이유로는 '의료사고에 대한 우려 및 분만 관련 정신적 스트레스'(38%)가 가장 많이 꼽혔다. '실제 의료사고 및 소송 발생 건을 계기로', '병원 운영 적자 등 경제적 원인'도 각각 17%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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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기피 과'가 된 산부인과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제도 도입도 시급하다. 학회는 외과·흉부외과에서 시행되는 수련기피지원, 지원금 제도를 산부인과 전공의·산과 전임의에게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출생아 수 감소에도 일정한 분만 의료 공급자를 보존하기 위한 분만 수가 연동제를 도입하는 한편 제왕절개 포괄수가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본다.

최안나 센터장은 "분만실 등의 장비나 건물은 어느 날 돈을 들여 '뚝딱' 만들 수 있지만 인력은 10년 이상 투자를 해야 된다. 공공의료의 개념으로 분만 관련인력의 명맥이 끊기지 않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얘기를 20년, 10년 전부터 해왔다"며 "모자 보건의료는 유례없는 저출산으로 이미 민간이 감당할 수 있는 시기를 한참 지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흉부외과·신경외과 등도 필수인력 문제가 심각하지만, 출산은 어떻게 보면 인간의 일생에서 '시작'이라 할 수 있고 누구에게나 공통적으로 보편적 의료서비스가 가야 하는 문제"라며 "모자 보건의료는 (화재가 없어도 상존하는) '소방서' 같은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어디든 당장 분만을 안 한다 해도 여성인구는 있는 거잖나"라고 말했다.

학회는 궁극적으로 기존의 임신·출산 정책에 관여하는 부서들의 업무를 포괄적·체계적으로 다룰 수 있는 '통합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정책의 실효성과 집행력을 담보할 수 있는 단일 컨트롤타워가 있어야 한다는 취지다.

최 센터장은 "임신 전부터 산후에 이르기까지 수요자 중심으로 정책이 정리돼야 하는데 지금은 각 부처·과별로 사업이 분절적으로 흩어져 있다. (저출생 정책의 컨트롤타워 격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도 '위원회'일 뿐이지, 실행기구는 전혀 아니다"라며 "출산 보건에 관련된 부분은 다 모아서 독립된 청(廳)을 따로 만들어야 한다. 복지부도 출산 정책, 모자보건의료가 다른 소관으로 나뉘어 연계가 잘 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해마다 저출산 예산은 어마어마하게 쓰고 있다고 하는데 결국은 아기를 낳아도 (산모가) 위험해지는 상황이 되고 있다"며 "역할이 있는 공공이 그만한 책임감을 못 갖고, 인력 양성부터 손을 놓고 있기 때문에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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