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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생 투신 12일전…"친모는 옥상 올라갔던 딸 알고도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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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1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다락방의 불빛에서 청주 여중생 피해 유족이 고소장 제출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최종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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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가해자 부부 아동학대살인죄 적용해야”



‘청주 여중생 투신 사건’ 피해 유족이 “극단적 선택을 방치한 가해자 부부를 수사해 달라”며 경찰에 고소장을 냈다.

이 사건 피해자인 A양 유족은 1일 오후 충북경찰청을 찾아 “B양 의붓아버지와 친모의 유기치사죄 등을 원점에서 수사해달라”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B양의 의붓아버지 C씨는 강간 등 혐의로 징역 25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A양 유족은 “C씨가 성폭력 범죄로 형이 확정됐지만, 두 아이가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C씨 부부가 방관한 정황이 다수 발견됐다”며 “C씨 부부는 극단적 선택을 할 위험이 있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도 묵인했다”고 주장했다.

청주 여중생 투신 사건은 성폭행 피해로 경찰 조사를 받던 여중생 2명이 숨진 일을 말한다. 또래 친구인 A양과 B양이 지난해 5월 12일 충북 청주의 한 아파트에서 몸을 던져 목숨을 잃었다. 이들은 C씨가 저지른 성폭행 피해로 경찰 조사를 받던 중 극단적 선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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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부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청주의 두 여중생 사건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난 5월 충북 여성단체가 성안길에서 피해자들을 기리기 위한 추모행사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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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부와 동거한 여중생 2차례 자해, 극단적 선택 시도



앞서 경찰은 지난달 수사심의위원회를 열어 B양 친모에 대한 강요죄 등 수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A양의 성폭력 범죄 신고일(2021년 2월)로부터 경찰·관계기관 조사, 정신과 치료, 극단적 선택에 이르는 3개월여 동안 친모의 행적을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별개로 검찰은 지난달 23일 B양 친모를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친딸인 B양이 성폭력을 당했고, 극단 선택을 시도한 사실을 인지하고도 가해자인 C씨와 함께 지내게 하는 등 보호와 양육을 소홀히 한 혐의다.

A양 유족은 한발 더 나아가 C씨 부부의 아동학대살인·치사죄, 유기치사죄 적용을 주장하고 있다. C씨는 물론 그의 범행 은폐와 방조에 동의한 것으로 보이는 친모를 공동 정범으로 봤다. 유족을 돕는 김석민 충북지방법무사회 회장은 “이 사건은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가 충동적으로 목숨을 끊은 게 아니라, C씨 부부의 방관과 진술 번복 및 강요, 위험 징후를 알고도 묵인한 결과로 발생한 타살에 가깝다”고 말했다.

A양 유족에 따르면 A양과 B양은 목숨을 잃기 전 이미 두 차례(지난해 4월 30일경, 5월 10일)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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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여중생 유서 공개하는 기자회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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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진료 중단, 4월엔 등교로 안 시켜”



A양 유족은 “평소 C씨 부부가 B양의 휴대전화를 철저하게 감시한 것을 고려할 때 이 사실을 몰랐을 리 없다”며 “B양의 친모도 딸의 장례식장에서 ‘딸이 사고 이전에도 한 차례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 해당 아파트에 올라갔다 다시 내려왔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한 지인에게 털어놨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2월부터 B양이 정신과 진료를 받으며 ‘자해, 극단적 선택, 타해’ 등 진단이 나왔음에도 C씨 부부는 지난해 5월 들어 병원 진료와 약 처방을 중단했다”며 “B양의 진료기록서에도 3월부터 4월 사이 실제 2차례 자해한 기록이 나왔다. 4월 11일 이후엔 학교도 제대로 보내지 않고 방치했다”고 했다.

A양의 아버지 박모(50)씨는 “딸이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B양과 극단적 선택에 관한 얘기를 나눈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B양이 딸과 나눈 대화를 알고 있던 C씨 부부가 수사기관에 알리거나, 보호 조처를 안 한 것은 죽음을 방치한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jong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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