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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밤11시30분 홍대엔 '빈 택시' 300m 늘어섰다…"이런 광경 10년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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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김도엽 기자, 김미루 기자, 김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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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택시 심야할증이 확대된 1일 밤 11시43분쯤 서울 종로구 젊음의거리 인근에 빈 택시들이 늘어서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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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연말에 택시 승차 지원 사업을 했는데 이렇게 택시가 남아도는 건 거의 10년 만에 처음 봅니다"

1일 밤 11시42분쯤. 서울 종로구 젊음의거리 인근에 붉은색으로 '빈 차' 표시를 한 택시 10여대가 늘어섰다. 술자리를 마치고 거리로 나온 사람들은 곧바로 빈 택시에 올랐다. 한 택시가 자리를 떠나기 무섭게 다음 택시가 빈자리를 메웠다. 매년 이맘때 쯤이면 대로변 위는 택시를 잡기 위해 나온 사람들로 붐볐을 테지만 이날만큼은 그런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

이날부터 서울에서 택시 승차난 해소를 위해 심야할증이 확대됐다. 이에 따라 심야 할증이 이전보다 2시간 앞당겨진 밤 10시부터 시작돼 다음 날 오전 4시까지 적용된다. 할증률은 밤 11시부터 오전 2시까지 40%, 나머지 시간에는 20%로 적용된다.

머니투데이 취재진이 이날 밤 서울 강남역·종각역·홍대입구역 번화가를 돌아본 결과 택시 승차난은 대체로 해소된 모습이었다. 밤 11시 30분부터는 서울 번화가 곳곳에 택시 임시승차대가 설치돼 빈 택시가 도로 한편에 늘어섰다.

밤 10시40분쯤 연세대에서 홍대입구역까지 택시를 탄 윤모씨(23)는 "평소에는 가까운 거리라 승차 거부도 많고 택시도 잘 안 잡혔다"며 "오늘은 평소 4800원 나오던 요금이 5300원 나왔지만 앱을 켜자마자 바로 택시가 잡혔다. 요금이 더 올라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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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12시18분쯤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사거리 버스정류장 인근에 빈 택시가 늘어서 있다. /사진=김미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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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입구역에서는 빈 택시가 너무 많아 교통 혼잡이 벌어졌다. 이날 밤 11시35분쯤 홍대입구역 9번 출구 앞으로는 빈 택시 50여대가 늘어섰다. 택시 줄은 홍대 정문까지 약 300미터 이어졌다. 빈 택시가 대기 차로에 합류하려고 2차선에서 대기하자 일부 운전자는 경적을 울리고 차에서 내려 도로 통제를 요구하기도 했다.

빈 택시가 너무 많은 탓에 막차를 놓친 사람도 있었다. 한모씨(23)는 "273번 버스를 타려고 홍대입구역사거리 정류장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택시 줄이 너무 길게 늘어선 탓에 버스가 정차하지 못해 막차를 놓쳤다"고 했다. 결국 한씨는 곧바로 택시를 호출해 동대문구로 향했다.

일부 승객은 택시 잡기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승차난은 곧 해소되는 모양새였다. 이날 밤 10시30분쯤 강남역 11번 출구 앞에 서 있던 김모씨(52)는 서울 용산구로 가는 택시를 잡기 위해 모바일 앱으로 10분가량 택시 호출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김씨는 "평소 강남은 호출료를 붙여도 택시가 안 잡힌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자 강남대로에도 빈 택시가 늘어났다. 이날 밤 11시30분쯤 강남역 인근에 임시 택시 승차대가 설치되자 빈 택시가 늘어섰다. 자정이 지나고 강남 거리에 사람이 줄어들며 택시 줄은 더욱 길어졌다. '빈 차' 등을 켠 택시는 도롯가에 선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서행하다 떠나갔다.

할증 확대 적용과 함께 한파의 영향으로 빈 택시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종로에서 택시 승차지원단으로 활동한 서울시 관계자는 "매년 연말에 택시 지원 사업을 해왔는데 이렇게 빈 택시가 남아도는 건 10년만"이라고 했다. 택시업계 관계자도 "원래 젊음의 거리에선 택시 잡기가 쉽지 않은데 오늘은 확실히 빈 차가 많다"고 했다.

택시 승차난 해소가 일시적인 현상일 거라는 의견도 있었다. 27년간 택시 기사로 근무했다는 김선천씨(66)는 "오늘 빈 택시가 많았던 이유는 심야 할증이 확대된 첫날인데 더해 날씨가 추운 것도 한몫했을 것"이라며 "경험상 3개월 뒤면 다시 사람들이 택시 타기 어려워질 만큼 심야 손님이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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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12시25분쯤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에 설치된 택시 임시승차대에 빈 택시가 늘어서 있다. /사진=김도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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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김미루 기자 miroo@mt.co.kr, 김창현 기자 hyun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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