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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축구 패배 자축… 이란인, 보안대 총맞아 사망(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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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이란 전역에 걸쳐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이란이 미국과의 월드컵 3차전에서 패하자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자축’하던 이란인이 보안대가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출처: 트위터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광원 기자 = 이란 전역에 걸쳐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이란이 미국과의 월드컵 3차전에서 패하자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자축’하던 이란인이 보안대가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11월 3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카스피해 인근 반다르 안잘리시(市)에서 승용차에 앉아 경적을 울리던 메란 사막(27)이 총에 맞아 사망했다고 인권운동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활동하는 이란인권운동(IHR)은 “보안대가 사막의 머리를 조준해 사격했다”고 말했다.

IHR에 따르면 반정부 시위 강경진압에 나선 이란 보안대는 그간 어린이 60명, 여성 29명을 포함해 448명을 사살했다.

지난 9월 이슬람 율법에 따라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마사 아미니(22)가 종교 경찰에 구금됐다 사망한 사건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이란축구대표팀은 월드컵3차전에서 40년 이상 외교가 단절된 앙숙 미국과 만났다.

운명의 장난처럼 미국과의 경기에 나선 이란대표팀 미드필더 사이드 에자톨라이는 피살된 사막과 친구라며 유소년 축구팀에서 함께 찍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공개했다.

그는 “지난 밤 패배의 쓴 맛을 본 뒤 접한 어릴 적 팀메이트의 사망 뉴스가 심장에 불을 질렀다”고 인스타그램에 적었다.

그는 친구의 죽음에 관해 직접 언급은 피한 채 “언젠가 가면이 벗겨지면 진실이 고스란히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또 “왜 우리 젊은이들이 이런 일을 겪어야 하나. 우리나라가 왜 이런 일을 겪어야 하나”라고 덧붙였다.

많은 이란인들은 자국 대표팀 응원을 거부했고 팀이 패배하자 춤을 추거나 자동차 경적을 울리고 불꽃놀이를 하기도 했다.

뉴욕의 이란인권센터(CHRI)는 테헤란에서 열린 사막의 장례식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에서 추모객들은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겨냥해 “독재자에게 죽음을”이라고 외쳤다.

이란에서 망명한 언론인 마시 알리네자드는 트위터에 이란인들이 패배를 자축하는 영상을 올리고 “이란인들은 축구에 대해 열정을 갖고 있지만 지금은 미국에 패배한 것을 축하하러 거리로 몰려나왔다”고 적었다. 그녀는 또 마사 아미니의 고향에서 벌어진 불꽃놀이 영상도 공개했다.

패배를 자축한 사람들은 국가대표팀의 승리는 이란정부에 선물이 될 것이기 때문에 미국이 이기길 원했다며 국가대표팀이 국민의 대표가 아니라 뮬라(mullah·이슬람 지도자)의 팀이라고 했다.

경기가 벌어진 알투마마 스타디움 외곽엔 보안요원들이 추가로 배치됐고 경찰들이 장내 철통경비에 나섰다.

후반전 초반에 일부 관객들이 마사 아미니의 이름이 적힌 종이판을 들어 올리자 이란 서포터들이 박수를 쳤다. 보안요원들은 종이판을 압수했지만 관객들을 쫓아내진 않았다.

이란 축구대표팀은 잉글랜드와의 1차전 경기 개막행사에서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지지의 표시로 국가를 따라 부르지 않았다. 이 경기에서 이란은 2-6으로 패했다. 하지만 국가를 따라 부른 2차전에선 웨일스에 2-0으로 이겼다. 이란이 잉글랜드에 대패했을 때도 테헤란 거리에선 자축행사가 벌어졌다.

경기가 시작된 뒤 스타디움 바깥에서 보안요원 3명이 한 사람을 붙잡아 땅바닥에 눕혔다. 그가 입은 T셔츠엔 “여성, 생명, 자유”라는 이란 저항운동의 핵심 슬로건이 새겨져 있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light8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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