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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시위와 파업

[단독]화물연대 “공정위 조사는 위법한 ‘파업 파괴’” 의견서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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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공정거래위원회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에 대한 두 번째 현장조사에 나선 지난 5일 오전 서울 강서구 공공운수노조 빌딩 인근에서 공정위 조사관들과 노조 측 법률대리인들이 조사 방식 등을 두고 대화하고 있다. 조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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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파업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정부의 파업 파괴와 동시에 진행되는 조사는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공정거래법) 위반”이라는 의견서를 공정위에 제출했다. 혐의사실 특정 없이 조합원·탈퇴자 명단 등 광범위한 자료를 요구하는 것은 헌법과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는 견해도 명시했다.

6일 화물연대에 따르면 화물연대 측 법률대리인단(법무법인 여는)은 지난 5일 오후 “조사의 개시와 목적이 부당하며, 혐의사실이 특정되지 않고, 제출명령이 포괄적이며 부당하다”는 의견서를 공정위 카르텔총괄과에 제출했다. 공정거래법에 따라 조사 당사자는 조사에 대한 의견을 낼 수 있다.

공정위는 지난 2일부터 서울 강서구 공공운수노조 빌딩 화물연대 사무실과 부산지역본부에 대해 현장조사를 시도하고 있다. 화물연대가 공정거래법상 ‘사업자단체 금지행위’와 ‘부당한 공동행위’를 저질렀는지 조사하겠다는 것이다.

화물연대 “파업 파괴 일환···합리적 조사 아냐”


경향신문이 입수한 화물연대의 공정위 제출 의견서를 보면 화물연대는 먼저 ‘노조’에 대한 공정위의 조사 자체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화물기사들이 노동3권을 보장받는 ‘노동조합법상 노동자’이기 때문에, 화물기사들의 노조인 화물연대에 기업 부당행위 감독기구인 공정위가 조사에 나서는 것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노동위원회와 대법원 등은 근로계약 내용과 관계없이 실제 노무제공 여부를 중심으로 노조법상 노동자성을 판단힌다.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갖는 국제노동기구(ILO) 협약도 특수고용노동자(특고)를 포함한 모든 일하는 사람을 노동자(worker)라고 본다. 이에 따라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성을 인정받기 어려운 화물기사도 노조법상 노동자라는 것이 화물연대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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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총파업 11일째인 지난 4일 시멘트 업체가 모여있는 인천 중구 서해대로 가변 주차장에 운행을 멈춘 화물연대 화물차량 운전석 너머로 한 시멘트 업체가 보인다. 김창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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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는 “노동3권이 보장되는 노조인데도 이를 노조로 인정하지 않고 사업자단체로 규정하며 공정거래법 위반 조사를 하겠다는 것은 ILO 협약 위반이자 십수년간 이뤄진 ILO 권고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화물연대는 또 공정위 조사가 정부의 ‘파업 탄압’과 맞물려 진행되는 것은 공정거래법상 조사권 남용이라고 봤다. 공정거래법 제84조는 “조사공무원은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조사해야 하며, 다른 목적 등을 위해 조사권을 남용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절차에 관한 규칙’ 제9조는 “조사계획 수립 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에 의해 대상업체를 선정해야 한다”고 정한다.

명확한 혐의사실 없어···정부, 연일 ‘강공’


화물연대는 공정위가 구체적인 혐의사실도 없이 포괄적인 자료를 요구해 헌법상 영장주의와 공정거래법상 비례원칙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조사 공문에 ‘어떤 법을 위반했다고 보는지’만 적혀 있고, ‘어떤 행위가 법을 위반했는지’는 적혀 있지 않다는 것이다. 화물연대는 “혐의사실이 구체적으로 특정돼야 화물연대가 협조할 의무의 범위도 정해진다”며 “혐의 특정 없이 포괄적인 문서 제출 명령은 헌법12조 압색에 관한 영장주의 위반, 공정거래법 50조 비례원칙 위반”이라고 했다. 공정위는 화물연대 부산지역본부에 정관부터 내부규칙, 회의록, 조합원·탈퇴자 명단과 조합비 납부내역까지 12종의 문서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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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총파업 11일째인 지난 4일 시멘트 업체가 모여있는 인천 중구 서해대로 가변 주차장에 시멘트 수송 차량이 주차돼 있다. 김창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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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는 “여타 공정거래법 위반 의결서나 심사보고서에 비춰 봐도 탈퇴자명단이나 조합원명부는 필요최소의 범위가 아니다”라며 “화물연대는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정보처리자이며, 조합원·탈퇴자 명단과 조합비납부내역 등 노조가입 관련 정보는 개인정보보호법상 민감정보라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없다”고 했다. 화물연대는 ‘공정위 조사관의 사내통신망 접속 요구를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거절한 직원의 행동이 정당하다’고 본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들었다.

화물연대는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시점에 맞물려 공정위가 화물연대를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조사하겠다는 것은 어느 모로 보나 위법하고 부당하다”고 했다.

공정위는 화물연대에 대한 현장조사를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일 “화물연대는 현장조사에 즉각 응할 것을 촉구한다”며 “집단운송거부 종료 후에도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를 계속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물연대는 “조사에 협조할 의사는 있지만 지금의 공문 내용으로 건물 내 현장 조사는 어렵다”고 밝혔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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