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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너희 원룸에 갖다 놔"… 밀반입 북한 그림 대대적으로 숨긴 아태협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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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오른쪽)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장/고양=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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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일한 2019년 쌍방울그룹, 경기도와 대북지원사업을 하며 회사 돈을 횡령하고 외화를 밀반출한 혐의로 기소된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 회장이 밀반입한 북한 그림 약 45점을 직원의 원룸, 회사 창고 등에 숨겨 검찰 수사망을 피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9일 법무부가 국회에 제출한 안 회장의 공소장에 따르면, 안 회장은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 지난 8~9월 아태협 직원들로 하여금 사무실에 보관된 북한 그림들을 대대적으로 옮겨 숨기도록 했다.

검찰은 공소장에 8월 중순경 안 회장의 비서 A씨를 비롯한 직원 3명이 안 회장의 지시에 따라 회사 사무실 내 창고에 있던 북한 그림 40점을 화물차에 싣고 아태협 부회장 B씨의 원룸으로 운반했다고 적시했다. 이어 이들은 9월 중순 다시 이 그림들을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창고 건물에 운반해서 숨겼다. 같은 시기 아태협 사무실에 남아 있던 북한 그림 약 5점도 승용차를 통해 같은 창고 건물로 옮겼다.

검찰은 안 회장이 이 그림들을 팔아서 대북지원사업에 필요한 로비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이 그림들은 안 회장의 로비 의혹을 밝힐 핵심 단서였고 안 회장은 이 그림들을 반드시 사수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안 회장에게 증거은닉교사 혐의를 적용했다. 안 회장과 아태협은 북한 그림 밀반입 의혹으로 수사당국의 조사도 받고 있다. 검찰과 세무 당국 등은 아태협의 구입 목록에서 사라져 행방이 묘연한 그림 70점 등 안 회장의 수중에 숨겨진 그림이 더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안 회장은 2018~2019년 대북 사업 알선 대가로 북한 고위층 인사에게 21만5040달러와 180위안을 주는 등 외화를 밀반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구체적으로 그는 2018년 12월 평양에서 김영철 북한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조선아태위원장에게 7만 달러, 2019년 1월 중국의 한 식당에서 송명철 북한 조선아태위 부실장에게 14만5040달러와 180만 위안을 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안 회장 등은 정부와 세관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환치기, 직접 돈을 들고 중국으로 출국하는 등의 방식으로 돈을 전달했다고 한다. 같은 시기 경기도 등으로부터 대북 사업을 위해 보조금 등 형태로 지급받은 15억원 중 7억6200만원을 빼돌려 주식투자, 유흥비 등 사적 용도로 사용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안 회장을 재판에 넘긴 이후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원지검은 해외 도피생활을 하다 태국에서 체포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금고지기' 김모씨의 국내 송환 절차를 밟고 있다. 김씨는 김 전 회장과 친인척 관계이면서 쌍방울그룹 재경총괄본부장으로 일해 그룹의 대북지원사업 전반을 잘 알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 핵심인물이다. 하지만 김씨는 이달 초 태국 법원에 송환 거부 소송을 제기하면서 걸림돌이 생겼다. 김씨가 귀국해 검찰 조사를 받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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