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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이 주는 인권상 거부하겠습니다”…시상식서 ‘보이콧’한 민노총 노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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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 주최 ‘2022 인권의날 기념행사’

지난 7월 ‘철장 투쟁’ 유최안 민노총 소속 부지회장

“인권 가장 많이 유린하는 사람이 수여, 세계인권선언 낭독 안해”

세계일보

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2 인권의날 기념행사에서 유최안 민주노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이 세계인권선언 낭독 취소를 선언하고 있다. 유 부지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세계인권선언 제23조 노동권을 낭독하기로 예정돼 있었으나 인권상에 윤석열 대통령 표창이 주어지는 것에 반발해 낭독을 취소하고 먼저 자리를 떠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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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은 가장 평범하고 가장 보편적인 가치여야 합니다. 지금 한국 사회에서 인권을 가장 많이 유린하는 사람이 주는 상을 이 자리에서 시상하는 이 어이없는 상황이 현재 한국 사회 어디에도 인권이 없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국가인권위원회 주최로 열린 ‘2022 인권의날 기념행사’에서 유최안 민주노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은 세계인권선언 낭독 ‘보이콧’을 선언하며 이같이 말했다. 몸에는 ‘노조법 2·3조 개정 촉구 단식농성 10일째’가 적힌 피켓을 두른 채였다.

유 부지회장은 이날 ‘모든 사람에게는 노동조합을 조직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요구할 권리가 있다’ 등의 내용이 담긴 세계인권선언 제23조 노동권을 낭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 명의로 인권상이 수여되는 데 반발해 낭독을 취소하고 먼저 자리를 떴다.

이날 행사 시작 전 무대에 오른 유 부지회장은 “올해 7월 조선소에서 인간답게 살고 싶다고 발언했던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오늘 인권선언문 23조를 읽기로 했으나 인권 선언 행사가 제 취지와 맞지 않아 할 말만 하고 가도록 하겠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인권은 20층 높이의 빌딩 위에 자리 잡지 않는다. 그리고 그렇게 되어서도 안 된다”며 “인권은 사람답게 살아보자고 외쳤던 조선소 하청 노동자들, 졸린 눈을 비벼가며 모두가 잠든 밤을 달리던 화물노동자들, 그리고 오늘도 지하에서 햇빛 한 번 받지 못하고 일하는 노동자들, 병들고 아프지만 제대로 치료받지도 보호받지도 못하는 사람들 속에서, 그리고 거리에서 인권을 지키려 곡기를 끊고 싸우는 사람들 속에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렇기에 인권은 가장 평범하고 가장 보편적인 가치여야 한다”면서 “지금 한국 사회에서 가장 많이 인권을 유린하는 사람이 주는 상을 이 자리에서 시상하고 있는 이 어이없는 상황이 현재 한국 사회에서 인권이 어디에도 없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 부지회장은 “개인적 권리를 넘어 사회적 권리 속에서 보호돼야 할 인권이 이렇게 희화화되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 참담함을 느끼고, 74년 동안 인권이 보편적 가치를 가진 권리가 되게 하려고 싸워온 사람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그리고 오늘도 인간으로서 묵묵히 하루를 살아가는 저항하는 평범한 사람들과 오늘을 기념하고 싶다”고 말한 뒤 무대를 내려갔다.

이날 행사는 오는 10일 세계인권의날 74주년을 맞아 국가인권위원장의 기념사를 시작으로 각계 인사들의 축사, 유 부지회장이 보이콧한 세계인권선언문 낭독, 대한민국 인권상 등의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유 부지회장은 이날 현장에서 인권상에 대통령 표창이 포함된 것을 확인하고 이 같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 7월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의 임금 원상 회복을 요구하며 좁은 철장 안에서 투쟁을 벌인 인물이기도 하다. 지난달 30일부터는 하청 노동자들의 ‘교섭할 권리’와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해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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