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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실수로 날아간 고향사랑기부제, 기재부 이럴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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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시행하려던 고향사랑기부금 세액공제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말 실수로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관련 조항의 시행 시기를 2023년에서 2025년으로 2년 늦추는 내용의 개정안을 제출해 국회에서 통과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미 기부에 참여한 사람들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게 됐고, 지역 특산품 등 답례품을 만드는 업체들의 대규모 주문 취소도 우려된다.

고향사랑기부제란 개인이 자신의 주소지를 제외한 지자체에 일정 금액을 기부하면 세금을 깎아주는 제도다. 기부자는 세금 혜택을 받고 지자체는 부족한 재원을 확충해 지역민의 복리증진에 활용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기부금 한도는 개인당 연간 500만원으로 10만원까지는 전액, 10만원 초과~500만원까지는 기부액의 16.5%를 세액공제 해준다. 기부자는 세금 혜택 이외에 해당 지자체로부터 기부액의 30%에 해당하는 답례품도 받을 수 있다.

고향사랑기부제법은 2021년 지자체의 열악한 재정을 지원하기 위해 제정돼 2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올해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다. 10만원을 기부하면 답례품을 포함해 13만원, 500만원을 기부하면 240만 8500원(세액공제 90만 8500원, 답례품 150만원)의 혜택을 돌려주는 파격적인 기부 권장 제도다.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시를 제외한 16개 시·도에 각 30만원씩을 기부했으며 행정안전부와 각 지자체도 기부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적극적인 홍보 활동에 나섰다. 이에 따라 축구선수 손흥민과 방탄소년단(BTS) 멤버 제이홉, 반기문 전 UN사무총장 등 다수의 유명 인사들이 기부에 동참했다.

기획재정부는 이 법의 시행시기를 2년 늦추는 법안을 낸 것에 대해 실수라고 해명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금융투자소득세 시행 시기를 2년 늦추는 개정안을 마련하면서 고향사랑기부제까지 잘못 들어갔다는 것이다. 세제실의 실무 과장에서 장관에 이르기까지 4~5단계의 거름 장치가 작동하지 않았으며 법제처와 국회에서도 실수를 걸러내지 못했다. 국가의 중요 업무를 수행하는 공직자들의 나태와 기강 해이를 나무라지 않을 수 없다. 기획재정부와 국회는 고향사랑기부제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속히 재개정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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