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나 정규리그 1위를 달리다 리그 조기 종료 및 포스트시즌 미개최로 유니폼에 별을 두 개를 더 추가할 기회를 놓친 현대건설은 2022~2023시즌이 시작되자 그 아쉬움을 한풀이하려는 듯 리그가 개막하자마자 단숨에 15경기를 내리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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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 도로공사의 플레이오프2차전 경기에서 현대건설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현대건설 배구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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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후 15연승이란 신기록을 써내며 압도적인 ‘1강’의 위용을 뽐내던 현대건설이지만, 악재가 덮치기 시작했다. 이번엔 코로나19가 아닌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이었다. 팀 공격의 ‘알파’이자 ‘오메가’였던 외국인 선수 야스민 베다르트가 3라운드 초반 허리 부상으로 낙마했다.
야스민의 부상 이후 개막 연승 행진은 깨졌지만, 현대건설은 무너지지 않았다. 야스민의 자리를 베테랑 아포짓 스파이커 황연주가 든든하게 메워줬다. 탄탄한 수비와 국내 최강 미들 블로커 양효진의 존재감 덕분에 야스민 없이도 7승4패로 잘 버티면서 5라운드 중반까지도 선두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야스민의 공백을 메우려 국내 선수들이 너무 힘을 뺀 것이 독이 됐다. 수비의 핵심인 김연견마저 부상으로 빠지면서 조직력이 무너졌다. 게다가 야스민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2월10일에야 새 외인 선수 이보네 몬타뇨를 영입했지만, 몬타뇨의 기량은 기대 이하였다. 결국 몬타뇨 영입 이후 3승7패로 오히려 성적이 하락한 현대건설은 시즌 막판 흥국생명에게 정규리그 1위를 내주고 말았다.
2위로 플레이오프를 맞이한 현대건설. 가장 오랜 시간 1위를 지켰음에도 2위로 내려앉았은 것에 박탈감은 예상보다 컸다. 3위 도로공사에게 2전 전패를 당하며 시즌이 끝났다. 심지어 25일 열린 2차전은 0-3, 완벽한 셧아웃 패배였다.
시작은 누구보다 창대했지만, 끝은 미약했던 현대건설의 2022~2023시즌은 그야말로 ‘용두사미’(龍頭蛇尾)였다. ‘새드엔딩’을 맞이한 현대건설의 강성형 감독도 아쉬움을 숨길 수 없었다. 강 감독은 “리그를 치르다 보면 변수가 생기기 마련이다. 운도 따라야 한다”면서 “올 시즌의 아픔을 바탕으로 다음 시즌엔 잘 해내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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