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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몬테네그로 체포 권도형… 국내 송환 ‘산 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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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체포 하루 만에 범죄인 인도 청구

美·싱가포르도 권씨 송환 절차 돌입

현지 법원은 구금 30일 연장 명령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테라·루나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에 대해 우리 정부가 신병 확보에 나섰다. 미국과 싱가포르 또한 각각 자국 내 현행법 위반을 이유로 권 대표 송환을 추진하고 있다. 3국이 권 대표 송환을 경합하고 있는 탓에 국내 송환 여부가 불투명하다.

세계일보

해외 도피 11개월 만에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오른쪽)가 24일(현지시간) 두 손을 뒤로 결박당한 채 현지 포드고리차 법원에 출두하고 있다. 가상자산 테라·루나 폭락 사태와 관련해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그는 전날 몬테네그로에서 위조 여권을 사용해 출국하려다 붙잡혔다. 포드고리차=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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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법무부는 몬테네그로 당국에 권 대표를 대상으로 지난 24일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지난 23일(현지시간) 권 대표의 체포 소식이 알려지자 미국 연방검찰도 권 대표를 증권사기 등 8개 혐의로 기소하고 뉴욕으로 송환을 요청한 바 있다.

범죄인 인도는 특정 국가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다른 국가로 도주한 이에 대해서 외교상 절차를 통해 신병을 인도받는 것을 의미한다. 몬테네그로는 물론 한·미 모두 ‘유럽 평의회 범죄인 인도 협약’ 가입국이기 때문에 한·미 양국 모두 몬테네그로 측에 범죄인 인도 요청이 가능하다. 이처럼 복수 국가가 범죄인 인도를 두고 경합하는 상황에서 권 대표의 국내 송환 여부는 몬테네그로 사법당국의 판단에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국제법상 피의자를 체포한 국가가 송환 국가를 결정하는 게 일반적이어서다. 통상 피의자 체포에 기여하거나 범죄인 인도를 먼저 요청한 국가, 피해자가 가장 많이 속해 있는 국가가 우선 송환국으로 고려된다. 피의자의 국적국, 피의자 범죄수익 환수 및 처벌 가능성 등도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우리 정부 또한 몬테네그로 측에 권 대표의 국적을 들어 신병 확보 우선권을 주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형사 사건에서 미 당국이 한국보다 자산 압류 권한이 더 큰 만큼, 미국이 권 대표 자산을 먼저 확보한 뒤 이를 한국에 일부 공여할 가능성도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몬테네그로 현지 법원 결정이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 송환이 이뤄지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권 대표는 몬테네그로 현지에서 코스타리카 위조 여권을 사용하다 체포됐다. 공문서위조 혐의에 대한 현지 법원 판단이 이뤄진 뒤 범죄인 인도와 관련된 심리가 시작된다. 또 권 대표가 현지 법원 판단에 법적 대응할 가능성도 있고, 신병 인도 결정에 대해서도 맞소송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한편 현지 일간 비예스티 등에 따르면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의 법원은 25일(현지시간) 권 대표와 측근 한모씨에 대한 구금 기간을 최장 30일 연장하라고 명령했다. 법원은 외국인인 권 대표가 도주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권 대표 측은 피의자 신문에서 한국어 통역이 제공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재판부 기피 신청을 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기각했다.

백준무·유태영·안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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