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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에 빠진 강아지 구하고 꽃놀이도…악어의 '의외의 공감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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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늪악어, 이례적 행동 보여

연구진 "이종 간 감정적 공감 사례"

흉포한 포식자로 알려진 악어가 물에 빠진 강아지를 구해주고 꽃놀이를 즐기는 의외의 모습을 보여 학계의 관심을 끌었다. 과학자들은 다른 종의 감정을 공감하는 능력을 지녔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24일 학술지 '위기동물군 저널(JTT)'에 실린 인도 카르멜대 연구진 논문에 따르면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주 마하드 지역 사비드 강에 서식하는 일부 늪악어(mugger crocodile)들은 강물에 빠진 강아지를 마주치고 예상과 달리 온순한 반응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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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늪악어가 마리골드(천수국)꽃 옆에서 물 위에 떠 있거나 일광욕을 하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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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이 관찰할 당시 강아지 한 마리는 들개 무리를 피해 달아나다 사비트리 강으로 뛰어들었다. 근처 물속에는 다 자란 늪악어 세 마리가 있었다. 악어들은 강아지에 관심을 나타냈을 뿐 잡아먹지 않았다. 오히려 주둥이로 슬쩍 건드리며 들개떼가 쫓아가지 못하는 안전한 강둑으로 밀어 올려 탈출을 도왔다.

늪악어는 인도 일대에 널리 서식하는 악어다. 덩치 큰 수컷은 길이 5.5m, 몸무게 450㎏일 정도로 거대한 몸집을 지녔다. 왜 강아지를 잡아먹지 않고 구해줬는지는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다른 종(種) 사이의 '감정적 공감(emotional empathy)'이 그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연구진은 "악어들은 개를 쉽게 먹어 치울 수도 있었지만 공격하지 않고 둑으로 밀어내는 것을 선택했는데 이는 '기아욕구(hunger drive)'가 없었음을 암시한다"며 "우리는 이를 악어들이 지각 있는 행동을 보인 것이자 이종(異種) 간의 '감정적 공감' 사례로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또 "악어 떼에 구조된 개라는 이 특이한 사례는 이타적 행동이라기보다는 공감에 가까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연구진은 다른 종의 감정을 경험하는 능력이 광범위하게 연구된 행동은 아니라는 설명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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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늪악어가 물에 빠진 강아지를 뭍으로 밀어내는 모습[이미지출처=연합뉴스]


마리골드꽃 옆에서 일광욕 즐기기도
이번 연구를 통해 늪악어들은 국화과에 속하는 꽃인 마리골드(천수국)를 좋아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악어들은 오렌지색·노란색인 마리골드꽃 주변에서 물 위에 떠 있거나 일광욕하며 누워있는 모습을 주기적으로 보였고, 꽃에 몸을 대고 있기도 했다. 연구진은 마리골드 꽃잎에 박테리아와 곰팡이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되는 항균물질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사비드 강의 하수 오염 상태를 고려할 때, 꽃과의 접촉이 악어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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