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창극단 4년 만에 ‘심청가’ 무대 올려
국립국악원 ‘휘영청 둥근 달’도 눈길 끌어
뮤지컬 ‘시스터즈’ 시대별 히트곡 큰 재미
‘드래곤 하이’ 가족 간 용서·화합 등 감동
국립창극단은 26일부터 10월1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에서 창극 ‘심청가’를 4년 만에 무대에 올린다. 한국 연극계를 대표하는 손진책이 극본과 연출을, 안숙선 명창이 작창을 맡았다. 2018년 초연과 2019년 재연 당시 판소리의 멋과 정제된 무대 미학이 조화롭게 어우러졌다는 평을 받았다. 국립창극단은 두 거장과 함께 판소리 사설의 기본 틀은 그대로 유지하되, 5시간이 넘는 전체 내용 중 핵심을 추려 2시간 남짓한 창극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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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는 국립창극단 창극 ‘심청가’. 판소리의 멋과 정제된 무대 미학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작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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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대목을 빠짐없이 배치하면서 일부 대목을 합창으로 변형하는 등 새롭게 소리를 구성했다. 그중 심청이 인당수에 빠지기 직전에 부르는 ‘범피중류’ 장면이 백미다. 판소리에서 소리꾼 혼자 부르는 대목을 소리꾼 수십 명의 웅장한 합창으로 선보이며, 부채를 활용한 군무로 망망대해의 일렁이는 물결을 표현한다. 현대무용가 안은미가 함께해 소리꾼의 몸짓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손진책 연출은 지난 18일 기자간담회에서 “판소리에서 가장 중요한 건 소리이고, ‘심청가’는 판소리 자체가 창극이 되는 구조”라며 “가장 맛있는 소리를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심청가’를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국립국악원은 29∼30일 ‘휘영청 둥근 달’ 공연을 서초구 국립국악원 연희마당에서 선보인다. 저녁 7시에 시작되는 공연의 첫 무대는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의 길놀이와 서울굿이다. 관객들에게 만복을 기원하고 무사태평을 축원한다. 이어 경기·서도·남도의 대표 민요가 흥겨움을 더하고, ‘권원태 연희단’이 아찔한 외줄 공연을 펼친다. 권원태는 영화 ‘왕의 남자’ 속 줄타기 장면으로 잘 알려진 줄타기 명인이다. 마지막은 추석 하면 빠질 수 없는 ‘강강술래’와 ‘판굿’으로 장식한다. 누구나 볼 수 있는 무료 공연이며, 당일 오후 2시부터 8시까지 널뛰기, 제기차기, 떡메치기 등 6종의 다양한 민속놀이와 관객 참여형 연희공연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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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원이 연희마당에서 선보일 ‘휘영청 둥근 달’ 공연 중 줄타기 장면. 이밖에 널뛰기 등 6종의 다양한 민속놀이도 즐길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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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뮤지컬 ‘시스터즈’와 ‘드래곤 하이’도 가족들이 함께 보면 좋을 작품이다.
지난 3일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개막한 초연작 ‘시스터즈’는 1930∼1970년대 ‘원조 걸그룹’으로 활약한 주인공 6팀(명)을 무대로 소환한다. 1935년 조선악극단 여성 단원으로 구성된 ‘저고리 시스터’의 중심이자 노래 ‘목포의 눈물’로 스타가 된 이난영을 시작으로 1953년 그녀의 두 딸과 조카로 결성해 최초로 미국에 진출한 한류 1세대 ‘김시스터즈’, 노래 ‘울릉도 트위스트’로 전국을 강타했던 1960년대 슈퍼 걸그룹 ‘이시스터즈’ 이야기를 전한다. 이어 국내에서 미니스커트를 처음 입은 ‘파격의 아이콘’이자 미국과 영국 등 해외 공연까지 섭렵한 ‘코리아 키튼즈’의 윤복희, 쌍둥이 자매(고정숙·고재숙)로 이뤄져 1970년대 인기를 끈 ‘바니걸스’, ‘희자매’로 데뷔해 사회적 편견을 깨고 당당히 ‘거위의 꿈’을 이룬 인순이까지 다룬다. 유쾌하고 경쾌한 쇼뮤지컬로 시대별 히트곡을 듣는 재미가 있다. 건반, 드럼, 트럼펫, 색소폰 등 10인조 밴드의 라이브 연주도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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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1970년대 ‘원조 걸그룹’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시스터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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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을 맡은 박칼린은 “오늘날 K팝이 세계 무대를 휘어잡고 있는데, 이들에 앞서 한국 대중음악계에 이런 멋진 여걸들이 있었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고 했다.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공연 중인 ‘드래곤 하이’는 남들과 다르게 태어난 주인공 ‘하이’의 모험을 담은 판타지(환상) 가족뮤지컬이다. 주변 사람과 어울리지 못하고 힘든 날을 보내던 하이가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아이들이 스스로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는 방법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지난해 공연 당시 관람객 평점 9.8점을 기록할 만큼 관객 반응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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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더 파더’에서 치매 노인과 그의 딸로 출연 중인 전무송과 전현아 부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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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노인 ‘앙드레’와 그를 돌보는 딸 ‘안느’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연극 ‘더 파더’는 실제 부녀 관계인 전무송·전현아가 앙드레와 안느 역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저 치매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가족 이야기가 아니라 가족 간 관계 회복과 용서, 화합을 얘기한다. 10월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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