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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든 총장과의 인생 네 컷’···중앙대 축제 이색 기획에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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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중앙대 학생들이 찍은 ‘총장네컷’ 사진. 독자 제공


“언제 총장님이랑 사진을 찍어보겠어요.”

중앙대학교 310관에 설치된 무인 사진관에서 나온 석기범씨(22)가 26일 손에 든 네 컷짜리 즉석 사진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석씨가 찍은 사진 속에는 박상규 중앙대 총장이 여러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악수하는 총장, 반쪽짜리 손하트를 만드는 총장, A+이 쓰인 종이를 든 총장 옆에서 같은 포즈를 취한 석씨는 해맑은 미소를 띠고 있었다.

중앙대에 등장한 이른바 ‘총장네컷’이 장안의 화제다. 축제를 맞아 총학생회가 지난 18일부터 27일까지 설치한 인생네컷 부스에는 박 총장이 미리 찍어둔 사진으로 만들어진 사진 틀(포토프레임)이 제공됐다. ‘대체 누가 총장과 사진을 찍고 싶어하나’ 할 수 있겠지만 줄이 늘어설 정도로 학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평균 15~20분을 기다리거나 길면 1시간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는 후문이다.

인기 요인은 단순하다. “그냥 재미있어서”다. 휴학생인데도 과 친구들과 총장네컷을 찍으러 왔다는 박소연씨(20)는 “행사 자체가 센스 있다고 생각했고 친구들과 추억을 남기고 싶어 일부러 학교에 놀러 왔다”고 했다. 박씨의 일행이었던 윤모씨(20)는 벌써 네 번째 사진을 찍는다고 했다. 다른 친구들, 다른 포즈로 여러 번 찍었다는 그는 A+을 든 총장의 사진에 “가짜로 주시는 것이지만 기분은 좋더라”라며 웃었다.

총장의 탈권위적 행보가 유쾌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씨는 “총장님이 자신을 내려놓고 여러 재미있는 포즈를 학생들을 위해 취해주신 것도 재미있고 또 감사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

뜻밖의 흥행에 총학생회도 박 총장 본인도 놀랐다고 했다. 류동현 중앙대 총학생회장은 “총학생회 내부 회의 중 새롭고 트렌디한 콘텐츠를 논의하다가 축제 담당 홍보국장이 아이디어를 내 시작하게 됐다”라며 “학생들 사이에서 이렇게 반응이 좋을 줄은 예상치 못했다”고 했다.

박 총장도 “여러 포즈를 취하는 게 처음이라 낯설기도 했고 학생들이 어색해하지는 않을까 생각했다”라며 “학생들이 즐겁게 참여하고 있다는 얘기에 기쁘고 저로서도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학의 총장은 다가가기 어려운 웃어른이라는 느낌이 강했지만, 지금은 적극적인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학생들과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경향신문

‘총장네컷’ 부스 앞에 줄을 선 중앙대 학생들. 중앙대 홍보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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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현 기자 jhy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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