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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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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거꾸로 가는 선거제…민주당이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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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전 총리, 퇴임 1년6개월 만에 첫 언론 인터뷰

경향신문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지난 27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총리 퇴임 1년6개월여 만에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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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연동형 비례제로 ‘물꼬’
위성정당 만들어 ‘희화화’

결정적 열쇠 쥔 민주당이
단단한 원칙·방향 잡아야

기여할 상황 오면 움직일 것
당내 ‘정치적 역할론’ 시인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지난해 5월22일 “30여년의 공직 여정을 마무리한다”며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다. 크고 작은 정치권 호출에도 꿈쩍하지 않고 조용히 지내던 김 전 총리가 지난 27일 경향신문과 첫 언론 인터뷰를 했다. 그는 “선거제 개혁 논의가 후퇴하면 안 된다는 절박감 때문에 나서게 됐다”고 했다. “정치만 세상 돌아가는 걸 모르고 있다. 불신의 정치를 바꾸는 틀이 선거제다. 그런데 어렵사리 물꼬(준연동형 비례제)를 트고도 위성정당을 만들어 정치를 희화화시킨 정치권이 다시 퇴행의 길을 가려 한다면 국민의 용서를 받지 못할 것이다.” 김 전 총리는 이 인터뷰가 정치 재개 선언은 아니라고 했지만 “내가 기여할 상황이 되면 움직이겠다”며 역할론을 부인하지 않았다. 다음은 김 전 총리와의 일문일답.

- 퇴임 후 1년6개월여 만의 인터뷰이다. 정치 재개로 봐도 되나.

“아직 부정적이다. 내 스스로 새로운 역할을 할 만한 의무감이나 계기가 있어야 하는데 상황이 바뀐 게 없다. 다만 선거제 논의가 한창인데, 이건 내가 평생 정치를 해온 가장 중요한 이유이고 또 민주당이 결정적 열쇠를 쥐고 있기 때문에 이야기해야 할 몫이 있다고 생각해서 인터뷰에 응했다.”

- 정치 재개에 필요한 의무감이나 계기는 뭔가.

“민생, 평화, 복지 세상을 구현하는 데 기여할 부분이 있으면 움직이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내년 총선에 나설 상황은 아니다.”

- ‘공식 외출’ 계기가 왜 선거제인가.

“정치 발전을 가늠케 할 제도가 후퇴하면 안 된다는 절박감, 후퇴를 막아야 하는 게 민주시민의 의무라는 생각에서 입을 열게 됐다. 민주당 지도부가 단호한 자세를 보여야 할 때라 간곡히 호소하고 싶었다.”

- 더불어민주당은 권역별 병립형 비례제와 연동형 비례제 사이에서 방향을 아직 못 정하고 있다.

“먼저 위성정당 창당을 막아야 한다. 의원 50여명이 위성정당 방지 당론 채택을 요구했다. 지도부에게 원칙 준수를 결단하라는 목소리다. 원내 1당이 다른 일은 강행처리하면서 왜 이 문제는 끌려다니나. 국민의힘이 병립형 회귀를 주장하더라도 민주당만이라도 단단한 원칙을 지켜달라.”

- 위성정당 창당 후과는.

“준연동형 도입은 지역주의를 넘어 국민의 신뢰를 받는 정당으로 가자는 의지였다. 단순한 정치 사안이 아니라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관점으로 볼 사안이다. 그런데 위성정당을 만든 건 정치 불신을 자초한 용납할 수 없는 퇴행이다. 정치에 대한 국민의 기대, 효용성이 떨어지니 사회적 갈등이 증폭됐다.”

- 민주당은 연동형 비례제 도입 시 위성정당을 안 만들면 1당이 어렵다는 현실론을 든다.

“위성정당 창당 방지법을 만들면 된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 법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 민주당이 원칙을 지키면 국민의힘도 지킨다. 현실적인 유혹은 있겠지만 불리하다고 그 유혹에 넘어가면 국민에 대한 예의를 저버리는 더 큰 잘못을 저지르는 일이란 걸 명심해야 한다.”

- 진보정당에선 선거연합정당 요구도 있다.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모으는 데 실패한 거대 정당이 반성하며 시작한 게 선거제 개혁 아닌가. 왜 정치를 두 정당만 해야 하나. (연동형이) 조국 신당, 이준석 신당에 유리한 게 뭐가 중요한가. 두 자릿수 의석의 제3당, 제4당이 있어야 거대 정당도 좋은 정치를 위해 경쟁할 거 아닌가.”

- 비례 의석 확대 없이 47석 비례제 개편으로 승자 독식 해소, 다당제 실현이 가능할까.

“중요한 건 방향이다. 지난번 연동형으로 방향을 잡은 것은 옳았다. 양당이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았으면 비례대표 확대, 정수 확대 논의도 가능했을 것이다. 권역별 병립형 비례제는 영호남 지역 안에서 거대 정당의 다양성만 실현할 뿐이다.”

- 윤석열 대통령 취임 1년6개월을 평가한다면.

“당내 권력투쟁에 시간과 관심을 많이 쏟은 것 같다. 대통령이 모든 짐을 다 지지 말고 내각에 권한을 대폭 위임하고 합당한 책임을 묻는 게 필요하다. 뜬금없이 이념전을 밀고 나갈 때 상당히 우려했다. 집권 내내 야당 대표를 상대로검찰권 남용을 불사하고 옥죄는 것은 민주주의 원칙을 저버리는 일이다.”

- 총리 출신 중량급 정치인이 그동안 아무 입장도 밝히지 않은 태도가 옳았다고 생각하나.

“그런 지적도 있지만 스스로 한발 물러선다고 했다. 정치를 하는 것도 아닌데 사안별로 의견을 개진하는 건 주제넘는 일이다.”

- 이재명 대표 체제의 민주당은 잘하고 있나.

“이 대표가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는데, 더 포용적인 리더십을 보이면 당의 단합도 잘될 거라고 생각한다. 민주당의 힘은 다양성 존중, 역동성에 있었는데 최근 이런 모습이 위축됐다.”

- 강성 지지층 문제를 말하나.

“이견을 공격하는 건 백색 테러나 마찬가지다.”

- 2016년 총선 때 대구에서 당선된 뒤 왜 김부겸의 실험은 계속되지 않았나.

“2020년 총선 당시 코로나로 대구·경북이 직격탄을 맞고 죽기 살기로 지원했지만 오히려 전 보다 득표가 줄었다. 대구 시민들이 기대하는 정치가 이런 게 아니구나 싶어 나의 도전도 중단됐다. 내년 총선에서 보수 신당이 국민의힘과 경쟁할 여지도 있기 때문에 예단은 어렵지만 민주당이 선전할 것이라 본다.”

- 내년 총선에서 당내 대구·경북 출신 의원들의 고향 지역구 출마 요구가 있다. 그 의원들과 나설 생각은 없나.

“희생과 헌신은 총선에서 당 전체가 함께 책임지는 기조여야지 그렇지 않으면 특정 지역, 특정 의원에게만 가혹한 일이 된다.”

구혜영 논설위원 koo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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