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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2 (목)

한은 “확신 들 때까지 긴축 장기화”…추가 금리 인상은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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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연 3.5% 동결

한겨레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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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를 주장했던 금통위원 한 명도 (그 주장을) 철회했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이 좀더 매파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예상보다 물가 둔화 속도가 느리고 가계부채 급증 상황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시장 금리도 일제히 반등했다.

한국은행은 30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연 3.5% 수준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 2월 이후 7회 연속 금리 동결 결정이다.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는 한은의 긴축 의지가 곳곳에 담겨 있다. “물가 경로가 애초 전망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 상승률이 목표(2%)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시간 지속하겠다.”

과거 결정문에 있던 ‘상당 기간’이란 문구가 ‘충분히 장시간’으로 바뀐 게 눈에 띈다. 그간 시장에선 ‘상당 기간’을 6개월로 풀이하며 금리 인하 시점을 저울질해왔다. 금통위 뒤 기자회견에 나선 이창용 한은 총재는 “(‘상당 기간’과 같이) 시장에 오해를 줄 수 있는 문구는 이번에는 의도적으로 피했다”며 “(긴축 종료 시점이) 6개월이 될 수도 있고 덜 될 수도 있다. 지금 상황에서 보면 6개월보다 더 될 거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라고 말했다.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다. 한은은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와 성장의 하방 위험, 가계부채 증가 추이, 주요국 통화정책 운용 및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양상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의 필요성을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결정문에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점칠 수 있는 대목은 전혀 담기지 않았다.

이 총재가 전한 금통위 분위기도 ‘매파 기조’가 뚜렷하다. 이 총재는 “저를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 가운데 ‘추가적인 금리 인상의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위원이 4명으로 다수를 이뤘다. 지난 10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 여지를 주장했던 위원 1명도 이번 회의에선 그 주장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을 보면 금통위의 매파적 성향이 강해진 까닭이 드러난다. 한은은 이번 전망에서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0.2%포인트 끌어올린 2.6%를 제시했다. 한은 쪽은 “기업들이 그간 눌러왔던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점차적으로 소비자 가격에 전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기업들의) 가격 조정이 집중되는 연말 연초에 예상치 못한 충격이 더해질 경우 물가 상방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한겨레

다만 한은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긴축 기조를 더 강화하는 데 따른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우선 경기 부진의 골이 더 길고 깊어질 수 있다. 한은은 내년 경제성장률을 종전(2.2%)보다 0.1%포인트 낮춰 잡은 터다. 또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어난 가계부채과 부동산 경기 둔화에 따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도 금리 인상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 총재는 “높은 금리가 앞으로도 유지가 될 것이므로 부동산 피에프 문제는 아직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모두 물가 부담 탓에 금리 인하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금리 인상에 나서기엔 어려운 경제 여건인 셈이다.

임재균 케이비(KB)증권 애널리스트는 “한은 총재가 꾸준히 언급하고 있는 금리 인하의 유일한 조건은 2%대 물가의 확인이다. 물가 경로를 고려하면 한은이 내년 상반기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충분히 오랫동안 현재의 금리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한은의 의지가 읽힌다”고 말했다. 이날 채권시장에서도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전 거래일보다 0.029%포인트 뛰는 등 주요 채권 금리가 일제히 상승했다.

박순빈 선임기자, 전슬기 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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