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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6 (월)

[초점] 기부금 늘린 현대차·기아·포스코·LG생건, 어디에 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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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기 속 실적과 무관한 기부 활동 확대
경기 나빠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 지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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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그룹에 속한 대기업 중 현대자동차(회장 정의선, 왼쪽)는 올해 늘어난 영업이익 비율 이상으로 기부금을 늘렸고, 포스코(회장 최정우)는 영업이익이 감소했는데도 기부금을 소폭 늘려 눈길을 끈다. /이새롬·남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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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허주열 기자] 한국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국내 10대 그룹에 속한 기업 중 일부는 올해 기부금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대기업은 영업 실적이 감소했는데도 기부금을 늘렸다. 실적과 기부가 따로 간 기업은 포스코, LG생활건강이다. 현대차·기아는 영업이익이 늘어난 비율 이상으로 기부금을 늘렸다. 이들의 기부금이 늘어난 이유는 무엇이고, 그 금액은 어디로 흘러갔을까.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기부 톱10 상장사는 △삼성전자(1796억 원) △현대자동차(1362억 원) △한국전력공사(1185억 원) △하나은행(745억 원) △기아(736억 원) △LG생활건강(600억 원) △SK하이닉스(416억 원) △포스코 (378억 원) △HMM(263억 원) △우리은행(238억 원)이다.

상위 10대 재벌에 속한 기업 중 포스코와 LG생활건강은 올해 영업이익이 줄었음에도 기부금을 늘렸다. 올해 실적이 나쁘고, 내년 경기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기부금을 늘린 것은 이례적이다.

◆ 포스코, 영업이익 12% 감소에도 기부금 소폭 증액

포스코는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1조9557억 원으로 전년 동기(2조2270억 원) 대비 12.2% 감소했다. 그러나 기부금은 378억 원으로 전년 동기(367억 원)보다 소폭(약 3%) 늘렸다.

이에 대해 포스코 측은 "창립 초기부터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것을 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 생각하며 다각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이웃돕기 성금으로 매년 100억 원, 비정기적으로 산불·태풍 피해 지원에 10억~20억 원 등을 기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부 금액은 항목별로 상황에 따라 변동된다"며 "포스코는 기본적으로 10억 원을 초과하는 기부금은 이사회에서 심의·의결하며, 1억 원 초과 10억 원 이하는 이사회 산하 기구인 ESG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해 투명하게 기부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창립 초부터 해왔던 대로 투명하게 기부를 하고 있고, 실적의 변동과 기부금 변화는 크게 관련이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포스코는 기부 금액 사용처의 전체 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국세청 공익법인 결산서류 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는 포스코의 가장 최근 상세 기부 내역은 지난해 사회복지법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 70억 원,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51억 원, 2021년 포스코교육재단 70억 원 등이다. 올해도 이 기부처들에 대한 기부는 상당한 비중을 두고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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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에서 가장 많은 금액을 기부한 계열사인 LG생활건강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5.8% 줄었지만, 기부금은 30.1% 늘렸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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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생활건강, 취약계층·해외 기부 확대

LG그룹에서 가장 많은 금액을 기부한 계열사인 LG생활건강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연결 기준 4323억 원으로 전년 동기(5822억 원) 대비 25.8% 줄었다. 하지만 이 기간 기부금은 600억 원으로 전년 동기(461억 원) 대비 30.1% 늘었다. 감소한 영업 이익 비율 이상으로 기부금을 늘린 것이다.

특히 LG생활건강은 LG전자(누적 영업이익 3조2359억 원), LG화학(영업이익 2조2817억 원), LG에너지솔루션(영업이익 1조8250억 원), LG유플러스(영업이익 8025억 원) 등 실적이 몇 배나 더 좋은 그룹 계열사가 있음에도 기부금은 이들을 제쳐 눈길을 끈다.

이에 대해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여성의 자립, 기후변화 대응, 건강하고 안전한 삶, 문화예술 확산 및 향유, 지역사회 나눔과 협력 등 5개 영역을 주요 ESG경영 활동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올해는 국내 지자체, 사회복지 비영리단체 등과 협업해 사회적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기부를 확대했다. 특히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강원도 강릉 지역 이재민과 여름철 집중 호우로 피해를 겪은 충청과 경상 지역 이재민 구호에 생활필수품을 다량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글로벌 뷰티 회사로서 비즈니스와 연계한 차별화되고,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한 사회공헌 활동을 위해 중국·베트남 등 글로벌 사업장이 위치한 국가에서 기부를 확대했다"며 "국내외 각지에서 회사 사업과 연관된 꾸준한 기부 활동을 이어간 것이 기부금 증가 사유다. 앞으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지역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강화하고 사회적 인프라를 변화시키는 ESG경영 문화를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LG생활건강 측도 세부적인 기부처와 금액은 공개하지는 않았다. 다만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20억 원,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에 19억7000만 원 등을 기부했다. 또 LG그룹에서 운영하는 복지재단인 LG상록재단(12억 원)과 LG연암문화재단(10억 원)에도 십억 원대 기부금을 낸 바 있다. 올해에도 해당 기부처에 비슷한 수준의 기부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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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19일 한덕수 국무총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오원석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이사장 등이 현대차·기아 기술연구소에서 열린 '자동차산업 상생 및 미래차 시대 경쟁력 강화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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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기아, 늘어난 실적 비율 이상 '상생' 위해 출연

현대차·기아는 올해 늘어난 실적 이상으로 기부금을 늘렸다. 현대차는 올 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11조6524억 원(전년 동기 대비 80.3%↑), 기아는 동 기간 영업이익이 9조1421억 원(전년 동기 대비 98.3%↑)을 기록했는데 각각 기부금은 280%(875억 원), 465%(578억 원) 늘었다. 현대차·기아의 합계 기부금은 2099억 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기도 했다.

현대차·기아의 늘어난 기부금은 대부분 부품사 공급망 안정화 기금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10월 현대차그룹은 중소벤처기업부,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등과 '자동차산업 상생 및 미래차 시대 경쟁력 강화 지원'을 위한 신 동반성장 협약을 체결하고 부품사 공급망 안정을 위해 기금 1000억 원을 출연하겠다고 약속했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기부금이 가장 크게 늘어난 부분은 공급망 2~3차 협력사 지원을 위해서 안정화 기금을 조성하겠다고 지난해 발표했고, 그 부분이 올해 기부금에 반영이 돼 기부금이 크게 늘었다"며 "그 외에 협력사 보증 지원 프로그램, 튀르키예 지진 피해 지원, 강릉 산불 피해 지원 등에 기부금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70억 원,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에 45억 원,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에 79억 원 등을 핵심으로 수십 곳의 기부처에 1176억 원가량을 기부했다. 올해도 해당 재단들에 지속적으로 후원했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올해 기부금 중에서 협력사 지원 기금 외에 금액이 큰 것은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신용보증기금,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희망브리지, 적십자사 등"이라고 말했다 .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사회복지시설 지원, 자동차 산업 상생 지원, 아동 지원 등 지역사회의 니즈와 밀접한 기부 사업을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를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한파 등의 영향으로 나빠진 실적을 고려해 기부금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4%(-433억 원), 27.3%(-157억 원) 줄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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