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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5 (화)

[책의 향기]‘특급 작품’ 사랑한 이건희 컬렉션의 명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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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선 전 호암미술관 부관장 출간

명작에 투자 아끼지 않은 이 회장

수집품 69점 선정해 상세히 다뤄

◇이종선 관장이 말하는 이건희 컬렉션/이종선 지음/384쪽·3만3800원·김영사

동아일보

고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은 ‘좋은 물건’을 우선으로 구매하고 전문가의 확인만 있으면 빠르게 결정을 내렸다. ‘특급 작품이 있으면 컬렉션 전체의 위상이 올라간다’는 지론으로 컬렉션을 구성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컬렉션 중 1만1023건, 2만3000여 점이 2021년 정부에 기증됐다. ‘이건희 컬렉션’으로 불리며 전국적인 관심을 모은 미술품들에 관해 20여 년간 삼성문화재단에서 근무한 이종선 전 호암미술관 부관장이 쓴 책이다. 이 전 부관장은 1976년 호암미술관 설립 및 개관 운영을 위해 채용돼 전문연구원, 학예연구실장을 거쳐 부관장을 지냈다.

책은 크게 세 가지 부분, ‘이건희의 수집과 기증’ ‘이건희 수집품 명품 산책’ ‘이건희미술관의 건립과 개관 이후’로 나뉜다. 첫 부분에서는 저자가 호암미술관에 근무하며 지켜본 이건희·이병철의 예술품 수집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분량은 많지 않다. 삼성가의 미술품 수집에 관한 내용은 저자의 전작인 ‘리 컬렉션’에 더 자세히 담겨 있다.

이 책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이건희 수집품 명품 산책’이다. 이건희 컬렉션의 대표작 69점을 선정해 도판과 상세한 설명을 붙였다. 국보인 ‘백자 청화매죽문 항아리’ ‘백자 청화죽문 각병’, 정선의 ‘인왕제색도’ 등 고미술부터 이상범, 김기창, 김환기, 유영국, 백남준 등 근현대미술 주요 작품에 대한 설명과 이에 얽힌 이야기를 볼 수 있다. 클로드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과 사이 트웜블리, 마크 로스코, 프랜시스 베이컨 등 서양 현대미술품에 대한 설명도 포함됐다.

여기에는 추사의 글씨를 이건희 회장 집무실에 걸어놓았다 이우환의 조언으로 치웠다는 등 일부 에피소드가 등장하지만, 작품 수집 과정이나 뒷이야기보다는 작품 자체에 대한 설명이 주를 이룬다. 따라서 수집가로서 이건희의 면면보다는, 컬렉션 자체를 알고 싶은 독자에게 더 알맞은 책이다. 책 끝에는 삼성 일가가 수집한 국보·보물 목록도 정리돼 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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