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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8 (수)

[사설] ‘김용 재판’ 1년 만에 선고, 이재명 재판은 판사들 ‘폭탄 돌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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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이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불법 대선 자금 수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한 것은 기소 1년 만이었다. 반면 같은 법원의 다른 재판부들이 맡고 있는 이 대표 관련 사건 1심 재판은 하염없이 늘어지고 있다. 이 대표의 대장동·백현동 비리 사건 재판은 최근 백현동 사건이 추가 기소된 데다 내용이 방대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 지연은 이해하기 어렵다. 복잡할 것 없는 내용이고 기소된 지 1년 2개월이 넘었는데도 재판은 절반가량밖에 진행되지 않았다. 의도적 지연 아니냐는 말이 나오게 돼 있다.

이 사건은 지난 대선 때 이 대표가 대장동 핵심 실무자를 몰랐다고 하고, 국토부 협박으로 백현동 개발이 이뤄졌다고 말해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이미 이 대표가 몰랐다고 했던 대장동 실무자와 9박10일간 해외여행을 가 골프를 친 사실 등이 다 드러나 있다. 오래 걸릴 재판이 아니다. 그런데 최근에야 ‘대장동’ 부분을 끝내고 ‘국토부’ 부분을 다루기 시작했다. 이렇게 늘어진 이유가 있다. 정식 재판에 앞서 사건 쟁점을 정리하는 공판 준비 절차를 6개월이나 진행했고, 증인이 수십 명인데 처음부터 ‘2주에 1회’씩 재판 기일을 잡았다. 지난 8월 이후엔 이 대표의 단식과 국정감사를 이유로 재판을 두 달 넘게 미뤄주기도 했다. 중요 사건을 이런 식으로 재판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선거법 위반 사건은 1심 재판을 6개월 내에 끝내도록 법에 규정돼 있다. 이미 위법 상태인데 이 사건 재판부는 재판을 서두르려고 하지도 않는다. 지난 10월 검찰이 법정에서 “신속한 재판을 위해 주 1회 재판을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사건 재판장은 법원 인사철인 내년 2월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통상 형사 재판장을 2년마다 교체하는 법원 내규 때문이다. 지금 재판 속도로는 이 사건 선고가 내년 2월 전에 나오기는 어렵다. 그러면 다른 재판장이 와서 선고를 해야 해 재판은 더 늘어지게 된다. 지금 재판장이 이 대표에게 유죄를 내리기 두려워 일부러 재판을 늦추고 선고를 후임 재판장에게 떠넘기는 ‘폭탄 돌리기‘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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